2008년 3월 27일 목요일

007 배우 분석 #1 Sean Connery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가 1952년에 창조되고 이런저런 방황의 과정을 거친 후에 (TV판은 패스) 정식으로 처음 영화화된 작품인 <살인번호(Dr. No)>이후 <카지노 로얄>까지 21편의 영화에서 6명의 배우가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습니다.

이 배우들에 대한 평은 주연배우답게 주연배우가 교체될 때마다 영화 관련 잡지 등에 의해 이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새로운 배우를 홍보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장단점의 분석이 대체로 새로운 배우를 홍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금부터 이 6명의 제임스 본드들에 대해서 비교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이 비교분석은 순전히 저의 주관적인 관점이며, 다른 분들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적습니다.
(특히 피어스 브로스넌의 팬 중에는 관점에 있어 저랑 영원한 평행선을 달리는 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1. Sir. Sean Connery : 대본과 캐릭터가 모두 받쳐준 007


션 아저씨는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처음 캐스팅될 때는 전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억센 스코틀랜드 억양, 촌스러운 느낌, 그리고 정장을 처음 입은 듯한 왠지 어색한 느낌…
(지금 생각해보면 충격적인 사실이죠. 지금은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배우를 판단할 때 이 분과의 비교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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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적이라기보다는 정글적인 느낌의 본드

그래서, 도시적인 (그리고, 전형적인 앵글로 색슨의) 이미지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 당시 제작자들의 전반적인 평가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여러 후보 배우들과의 경쟁에서 발탁되게 됩니다.

간혹 제임스 본드로 누가 어울리는지를 정하는 컨테스트에서 션 코너리가 뽑혔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뽑힌 사람은 피터 안소니라는 모델이었는데, 본드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본드역을 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제작진이 상당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케리 그랜트가 떨어진 이유도 (잘 알려진 사실인) 딱 한 편만 찍기를 원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그의 나이때문이었습니다.
그는 1904년 생으로 살인번호가 개봉된 1962년에는 58세였습니다!
로저 무어 경이 본드역에서 은퇴할 때의 나이가 58세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마터면 시리즈가 처음부터 노인네 스파이 영화로 전락할 위험도 있었습니다.

소설 문레이커에서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37세입니다. (그리고, 45세가 되면 사무직으로 가야 합니다) : 吳공본드님 블로그 참조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이 정도의 나이가 되어야 중령이라는 계급과 어울리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군대에서 중령이 되려면 40세는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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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첫 역할을 맡았을 때가 32세였고, 마지막 작품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가 개봉되었을 때는 41세였습니다.
(네, 첫 번째의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소설의 나이에 맞게) 30대였습니다! 40대아니라 말이죠!)

게다가 그는 1953년에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몸짱이었습니다.

젊은 나이훤칠한 키, 억센 스코틀랜드 억양, 그리고, 운동을 통한 탄탄한 근육은 소설과는 다른 그만의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지금이야 지금이야 이소룡 영화를 벤치마킹하고 재생산한 각종 액션 영화를 통해서 액션을 만드는 제작진의 기술과 액션을 보는 관객의 눈이 많이 높아져있지만, 1962년에는 배우 스스로가 보여줄 수 있는 내공이 없으면 제대로 된 액션을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션 코너리는 (자신의 경험들 덕분에) 거친 느낌을 가지면서도 자연스러운 액션 연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거친 느낌덕분에 소설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소설에서 보여주는 오라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경우는 왼쪽의 장면입니다.
여기서 본드는 총알이 다 떨어져 비무장이나 다름없는 덴트 교수를 쏘고, 다시 등에다 확인사살을 합니다.
(이 장면은 소설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소설에서는 덴트 교수라는 인물 자체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장면에 로저 무어 경이나 피어스 브로스넌이 들어간다면 오히려 어색해보이겠지만, 션 코너리의 이 장면은 아주 강렬하면서도 자연스럽습니다.
(사실, 냉혹하다면 이 정도는 되어야 냉혹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린치도 당하고 피도 흘립니다. 또, 열 받으면 여자도 때립니다!

그의 거친 외모와 이러한 (지극히 의도된) 장면들을 통해서 영화 속의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는 (소설과는 다소 다른) 션 코너리와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션 아저씨를 빼놓고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져버린 것입니다.

즉, 션 코너리는 ① 젊고 몸짱이었으며, ② 액션이 자연스러웠고, ③ 고문이나 린치도 당하고 피도 흘리는 사실적인 본드를 연기했습니다.
(사실적인 본드를 연기하게 된 것은 초기작 3편에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많이 개입했다는 점도 충분히 작용했습니다)




댓글 8개:

  1. 숀 코네리...

    Hard & Soft를 두루 갖춘 최고의 제임스 본드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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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吳공본드 - 2008/03/27 12:59
    정말 최고의 JB죠.

    사실, 제 글 따위는 불필요한 미사여구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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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음.. 저는 사실 숀 코너리식 제임스 본드는 좀 느끼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제 초입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은 티모시 달튼의 제임스 본드 였구요, 가장 본드 다운 배우는 피어스 브로스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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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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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Anonymous - 2008/03/27 21:54
    흐흐흐... 외전 및 TV판(Climax!)은 전혀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걸 계산하면 복잡해서리...

    사실 CR67에서는 가짜 제임스 본드(여자까지)를 포함하면... 기절할 수준이죠!!!



    그리고, 생각 있습니다. CR67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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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페니웨이™ - 2008/03/27 21:53
    사실, 달튼은 아깝기 짝이 없습니다.

    (다음 글에 적을 예정이지만) 대본도 2% 부족했고, 본인의 액션도 2% 부족했거든요.

    개인적으로 LTK는 아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왜 그리 인기가 없는지는...)



    참, 코너리는 별로 느끼하지 않은데요...

    특히 초기 4편에서는 과격한 조폭 분위기가 철철 넘쳐흐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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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예전 부터 궁금했던 부분인데 Dr.No에서 왜 007은 비무장의 덴트 교수를 그냥 죽여버리는 건가요? 아무리 스파이가 비정한거라지만 총알을 다써서 무력해진 상태인데 차라리 잡아서 심문하든가 할수도 있는걸 죽이고 나서 확인사살까지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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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블랙 - 2008/05/16 23:20
    본드의 "성격"을 규정짓기 위한 장면입니다.



    아시겠지만, 덴트 교수는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덴트 교수를 집어넣어서 등을 쏘는 장면을 삽입한 것입니다.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비무장이든 뭐든 죽일 수도 있는 "비정한 인간"이라는 성격을 규정짓기 위해 추가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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