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31일 목요일

클로버필드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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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정체 대공개!

드디어 클로버필드를 봤습니다. (심야 23:05 ~24:35)

본 얼티메이텀을 아주 아주 재미있게 본 저로서는 익스트림 핸드헬드 기법을 꼭 체감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멀미에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조금 불편했습니다. 일부러 영화를 집중해서 봤는데, 그게 영향을 더 끼쳤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관객에 따라서 호불호는 나뉘겠지만, 저는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별히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그저 몰입해서 보기만 하면 되는 영화를 오랜만에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몇 편이 떠올랐습니다.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보지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1. 초반 구성 : 도망자 (The Fugitive - 1993) 를 기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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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팔이라니깐…

내심 기대한 시작부분의 구성은 도망자와 같은 스피디한 시작이었습니다만,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도망자에서는 왜 쫓겨야되는지 따위(!)는 오프닝에서 다 얘기해주고 2시간 내내(이러고도 러닝타임은 무려 130분이었습니다) 도망다니는 장면만 나왔습니다.
(95년 이병헌 주연의 런어웨이가 이 형식을 빌렸죠)

어짜피 괴물 나오는거 다 알고 있으니 90분 내내 괴물과 놀았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초반 23분 정도는 사람만 나오더군요.



2. 괴물 그래픽 : 각종 괴물영화들 - 고질라(Godzilla - 1998), 괴물 (2006), D-War(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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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선명할수록 그래픽 티난다는거…

J.J.에이브람스의 영화가 종종 그러하듯 클로버필드에서는 괴물의 정체 따위(!)는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괴물이 화면에 비치는 시간도 최소화했습니다. (괴물의 정체가 설명되면 그 다음부터는 괴물이 화면에 계속 등장해야 됩니다)

대신, 가끔 등장할 때는 정말 사실적인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괴물의 그래픽을 보면 기타 괴수영화와 비교해서 훨씬 더 사실적입니다. 건물을 긁어댈 때 괴물의 피부뿐만 아니라 건물 유리창이 부셔져서 떨어지는 것 까지 대단히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게다가 아마추어가 가정용 캠코더로 촬영했다는 설정이라 화질이나 색감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의도적으로 화질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칼같은 화질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괴수영화들이 모든 장면에서 최고도의 그래픽을 보여주려고 시도하다가 우스꽝스러운 그래픽 때문에 헛웃음을 사는 경우가 있었는데, 항상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줄 수 없다면, 차라리 최소의 장면에서만 그래픽을 사용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 같습니다.
(이 면에서 우리나라 영화 유령은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 괴물이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분명히 전신을 몽땅 보여줍니다. 그것도 아주 잘.
    (극장에서 확인하세요~)



3. 음향효과 :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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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속에는… 리베라 메?

극장에서 본 영화를 다시 DVD로 봤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에게 그 중 최강은 이벤트 호라이즌이었습니다.
극장에서는 쇠를 때리는 듯한 땅땅 소리가 정말 무시무시했거든요.
그걸 DVD로 보니 나오는 소리가 안습이라 전혀 무시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극장에선 충격적이었던 눈 파는 장면도 시큰둥했고말이죠.

다시 말해서 이벤트 호라이즌의 분위기를 극대화시켜준 것은 음향이었습니다.

클로버필드에서의 음향은 무시무시합니다.

아마추어가 촬영한 비디오라는 설정은 화질에서만 유지됩니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괴물의 소리때문에, 차라리 괴물 얼굴을 보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는 압박감을 안겨줍니다.
(카메라가 흔들리는데 오디오는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특히, 괴물 소리는 더욱 더 흔들리지 않습니다)



4. 생략의 미학 : 로닌(Ronin -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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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닌을 보면 스케이트 가방 때문에 많이들 죽어갔는데, 정작 스케이트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올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J.J.가 감독한 MI3의 토끼발도 그저 생략의 미학일 뿐이지 떡밥은 아니라고 봅니다)

잘 알려졌듯이 괴물의 정체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덕분에 괴물에 대한 설명에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고, 괴물 존재의 논리성에 영화를 보는 몰입도를 뺏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맘 편하게 괴물이 휘젓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만을 볼 수 있는 것은 생략의 미학 덕분이라고 봅니다.

덧. 이 영화에서 이상한 점이 3가지 있었습니다. 허리가 끊어져도 전기가 들어오는 건물, 엄청나게 오래가는 캠코더 배터리, 가정용인데 엄청난 수준의 음향이 완벽하게 녹음되는 캠코더.



내가 누구게?



2008년 1월 30일 수요일

IE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 Sandboxie 소개

Internet Explorer를 믿지 못하는 이유가 크게 둘 있습니다.

  1. 무분별한 ActiveX 설치 및 AX 간의 충돌
    네, 장난 아니죠. 특히 nProtect, XecureWeb(이거 홈페이지 아시나요?) 등은 같은 프로그램끼리도 충돌합니다.

    ActiveX를 이용해서 시스템에 해악을 끼치는 방법도 너무 많이 나와버렸습니다.

  2. css 등의 레이아웃 문제
    IE는 광고와는 달리, 웹 표준 -특히 복잡한 css v2.1-을 충실하게 지원하지 못합니다.


2번은 불편함의 문제지 안정성의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1번은 정말 심각합니다.


깨끗하게 포맷한 PC에서 PC뱅킹 2군데만 접속해보고나서 설치된 ActiveX를 보면 황당할 지경입니다.

또, 어디선가 날아온 스팸 메일을 실수로라도 클릭하면 "오빠 한가해요~", "조건 만남 환영" 따위의 쓰레기같은 아이콘들이 바탕화면과 시작메뉴를 도배하기도 하구요.


이런 상황을 한칼에 타개하기 위해서 전문가분들은 보통 가상머신을 설치합니다.

가상머신은 VMWare, Virtual PC 등이 주로 사용되는데, 일반 사용자가 설치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사실, 설치하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문가분들은 가상머신 없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가상머신을 사용하려고 하고,
정작 가상머신이 필요한 비전문 일반사용자는 부담스러운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Sandboxie입니다.

Sandboxie는 이름 그대로, 가상의 모래상자를 하나 만든 뒤에 이 안에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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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윈도우 사용


Sandboxie 설치시


파일을 읽어들일 때는 정상적으로 컴퓨터의 파일을 읽어들입니다.
하지만, ActiveX 설치를 포함하여 파일을 기록할 때는 모래상자를 하나 만들어 기록합니다.
(기본적으로 c:\Sandbox\사용자명\ 에 저장합니다)


즉, 파일을 저장하든지, ActiveX를 설치하든지 또는 시스템 파일을 작살내든지, 또… 뭘 하든지, 지 딴에는 뭔가를 하겠지만, 실제로는 모래상자에서만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모래상자 밖에 있는 윈도우는 항상 안전합니다.

대단하죠!!

그리고, 이름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꼭 IE에서만 동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Firefox 등의 웹브라우저는 물론, 프로그램 설치나 못미더운 프로그램 실행 등, 뭔가 찜찜한 작업을 할 때는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덧1. 이 프로그램은 QAOS.com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myst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덧2. cjcj님의 블로그에 상세한 사용기가 올라와있습니다. 새로운 프로그램 설치가 부담되시면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냥 고고씽~해서 설치해도 무방합니다. (광고도 없고, 5000% 안전합니다)






추억4-부록. MSX-BASIC으로 작성해본 그 프로그램

추억4. 컴퓨터 경진대회 참가에서 적었던 프로그램을 MSX-BASIC으로 만들어봤습니다.

paraMSX과 같은 실제의 클럭과 유사하게 동작하는 에뮬레이터가 많기때문에 실행은 물론,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10번 실행해보니 31초가 걸리는군요. 1번3.1초씩 걸렸군요.

100 ' create 16 random numbers
110 I=RND(-TIME)
120 DIM RN(16)
130 FOR I=0 TO 15
140 RN(I)=INT(RND(1)*100)
150 NEXT I
160 ' sorting
170 C=16
180 ' do-loop
190 C=C-1
200 SW=0
210 FOR I=0 TO C-1
220 IF (RN(I)>RN(I+1)) THEN TE=RN(I):RN(I)=RN(I+1):RN(I+1)=TE:SW=1
230 NEXT I
240 IF SW<>0 GOTO 180
250 ' while
260 ' print
270 DIM CR(16)
280 FOR I=0 TO 15
290 READ CR(I)
300 NEXT I
310 FOR I=0 TO 15
320 PRINT USING "## ";RN(CR(I));
330 IF I MOD 4 = 3 THEN PRINT
340 NEXT I
350 'CROSS data
360 DATA 0, 1, 3, 6
370 DATA 2, 4, 7,10
380 DATA 5, 8,11,13
390 DATA 9,12,14,15

같은 동작을 하는 프로그램을 VC++로 돌려보니 0ms 걸렸습니다. (GetTickCount()로 확인했습니다)
역시 기술의 발전은 놀랍습니다.

동작화면을 캡쳐한 것은 아래를 열면 볼 수 있습니다. 옛 추억에 한 번 빠져 봅시다… ^^;; (개콘)

MSX 화면에서 캡쳐한 것 보기..



추억4. 컴퓨터 경진대회 참가

초등학교 다닐 때 컴퓨터 경진대회 도예선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도예선을 통과하면 전국대회에 갈 수 있으니, 어린 마음에 엄청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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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X BASIC 실행화면입니다

당시 필기시험은 없고, 실기시험만 있었는데, BASIC을 이용해서 주어진 5 문제를 해결하면 되는 형식이었습니다.


(요즘 정보처리 관련 자격증 시험 보면 문제은행 달달 외면 되는 필기시험으로 도배되어 있는데, 차라리 이 때의 시험이 더 나았다고 봅니다)

당시 처음 배웠던, 1부터 n까지의 합을 구하는 비장의 공식
S = n(n+1)/2 까지 동원해가며 4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었습니다.




마지막 5번 문제는 16개의 난수를 생성한 뒤에 이를 오름차순으로 정렬하고 나서 대각선 방향으로 배열해서 출력하는 문제였습니다.

즉, 난수를 생성, 정렬한 뒤에 아래와 같은 순서로 출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1 2 4 7
3 5 8 11
6 9 12 14
10 13 15 16

이 코드를 C로 작성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sort는 비겁하게 내장 quick sort 알고리즘을 사용했습니다.

   1: #include <stdio.h>
   2: #include <stdlib.h>
   3: #include <time.h>
   4:  
   5: #define COUNT 16
   6:  
   7: int icompare( const void *arg1, const void *arg2 )
   8: {
   9:     return *(int *)arg1 - *(int *)arg2;
  10: }
  11:  
  12: int main(int argc, char* argv[])
  13: {
  14:     srand( (unsigned)time( NULL ) );
  15:  
  16:     int randoms[COUNT];
  17:     int i;
  18:  
  19:     // 16개의 난수 생성
  20:     for (i=0; i<COUNT; i++)
  21:     {
  22:         randoms[i] = rand() % 100;
  23:     }
  24:  
  25:     //정렬
  26:     qsort((void*)randoms, COUNT, sizeof(int), icompare);
  27:  
  28:     //출력
  29:     const int CROSS[] = {
  30:          0,  1,  3,  6,
  31:          2,  4,  7, 10,
  32:          5,  8, 11, 13,
  33:          9, 12, 14, 15
  34:     };
  35:  
  36:     for (i=0; i<COUNT; i++)
  37:     {
  38:         printf("%02d ", randoms[CROSS[i]]);
  39:         if ((i & 3) == 3) printf("\n");
  40:     }
  41:  
  42:     return 0;
  43: }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개념이지만, 당시에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개념이었습니다.

정렬도 겨우 이해해서 짜는 마당에  저런 대각선 방향 출력이라니요…
(당시에는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시험 감독관 선생님께서 보기에 답답하셨는지, 다른 것은 다 맞는데 이것만 틀렸으니까 다시 풀어보라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시는 바람에 이 문제만 틀린 것은 알게 됐는데, 당시에는 왜 틀렸는지 몰랐습니다.

게다가 왜 정렬한 뒤에 이런 (쓸데없는!) 형태로 출력하는지도 몰랐고요.
그러다, 좀 더 철이 들고 공부를 하고 나서야 저 출력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MPEG1에서 데이터 압축시 64개의 데이터를 저런 순서로 나열해서 FFT 연산을 수행합니다)

결국, 이 문제를 풀지 못해 도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휴~


덧1. 지금 저 코드를 BASIC으로 작성하지는 못하겠고, 그 때의 기분을 느껴본다는 생각으로 내장 quick sort 대신 bubble sort를 작성해서 끼워넣어봤습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1: #include <stdio.h>
   2: #include <stdlib.h>
   3: #include <time.h>
   4:  
   5: #define COUNT 16
   6:  
   7: int main(int argc, char* argv[])
   8: {
   9:     srand( (unsigned)time( NULL ) );
  10:  
  11:     int randoms[COUNT];
  12:     int i;
  13:  
  14:     // 16개의 난수 생성
  15:     for (i=0; i<COUNT; i++)
  16:     {
  17:         randoms[i] = rand() % 100;
  18:     }
  19:  
  20:     //정렬
  21:     int count = COUNT;
  22:     bool swapped;
  23:     do 
  24:     {
  25:         count--;
  26:         swapped=false;
  27:         for (i=0; i<count; i++)
  28:         {
  29:             if (randoms[i]>randoms[i+1])
  30:             {
  31:                 randoms[i]^=randoms[i+1]^=randoms[i]^=randoms[i+1];
  32:                 swapped=true;
  33:             }
  34:         }
  35:     } while(swapped);
  36:     
  37:     //출력
  38:     const int CROSS[] = {
  39:          0,  1,  3,  6,
  40:          2,  4,  7, 10,
  41:          5,  8, 11, 13,
  42:          9, 12, 14, 15
  43:     };
  44:  
  45:     for (i=0; i<COUNT; i++)
  46:     {
  47:         printf("%02d ", randoms[CROSS[i]]);
  48:         if ((i & 3) == 3) printf("\n");
  49:     }
  50:  
  51:     return 0;
  52: }

덧2. 문제가 5 문제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대략의 기억입니다. 어쨌든, 저 문제 외에는 다 풀었습니다.
       감독관 선생님께서 분명히 말씀해주셨습니다. ^^;;;

덧3. 이 글은 Windows Live Writer로 작성해봤습니다. 코드 입력은 Code Snippet plugin을 사용했구요.





2008년 1월 29일 화요일

우리나라가 정말 "동방예의지국"이었을까?

예의禮儀〔-의/-이〕 [명사] 사회생활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예로써 공손하게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녜의-/-녜이-〕 [명사] [예의를 잘 지키는 동쪽의 나라라는 뜻으로]
        예전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이르던 말.

약 2300년 전에 공자(孔子)의 7대손 공빈(孔斌)이 고대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서 쓴 [동이열전](東夷列傳)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 나라는 비록 크지만 남의 나라를 업신여기지 않았고, 그 나라의 군대는 비록 강했지만 남의 나라를 침범하지 않았다.

풍속이 순후(淳厚)해서 길을 가는 이들이 서로 양보하고, 음식을 먹는 이들이 먹는 것을 서로 미루며, 남자와 여자가 따로 거처해 섞이지 않으니, 이 나라야말로 동쪽에 있는 예의바른 군자의 나라(東方禮儀君子之國)가 아니겠는가?

동이열전 좀 더 보기..


서로 양보하고, 음식을 먼저 먹겠다고 나서지 않고, 남녀가 따로 거처하는 것을 예의라고 표현했는데, 지금의 개념으로 생각해보면, 타인을 배려하는 풍속이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썼다는 공빈이 공자의 후손임과 공자의 유교사상을 생각하면 남녀에 대한 언급은 좀 복잡할 것 같아 패스~)





그런데, 예전부터 어른들이 가르쳐주신 것들을 곰곰 생각해보면 예의가 무엇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상처주는 행위가 예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가르치거나, 아무런 상관 없는 것을 예의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기 그 중 3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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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애인

어릴 때 동네마다 장애인이 한 명씩 있었습니다. 다리가 한 쪽 없거나, 판단력이 좀 약하거나…
전쟁터에서 장애를 입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6.25나, 베트남전에서…
여담이지만, 6.25를 한국전쟁이라고 많이들 부릅니다. 이것은 미국에서 Korean War라고 하는 것을 그대로 번역하는 것인데, 옳지 않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참전한 한국의 전쟁은 6.25동란밖에 없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아니거든요…

많은 부모님들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병신"이라고 부르고, 자식들을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한 가르침이 예의바른 것에 대한 올바른 가르침이었을까요?


2. 공사판 노무자

공사판 옆을 지나가면 열심히 일하는 아저씨들이 있습니다. 모래를 체로 치고, 철근을 나르고, 꺾고…
위험한 공사판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이 아저씨들이 아니면 63빌딩도 없고,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옆을 지나갈 때 많은 부모님들이 꼭 한 마디씩 하셨습니다.
"너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커서 저렇게 된다!"
그것도 그분들 다 들리게 말이죠. 자식들에게 그 얘기를 하는 것인지 공사판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예의바른 것에 대한 올바른 가르침이었을까요?
게다가, 그 얘기는 예의를 떠나서 옳은 가르침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방학 동안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학생부터, 사업에 실패해서 다시 시작하려는 분들, 전문 기술을 갖고 일하시는 미장공 여러분들이 그 곳에서 땀흘려 일하고 계십니다.
물론, 대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받고 현장 감독관으로 일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게다가 그 분들중 상당수는 또 누군가의 부모님이십니다.


3. 왼손잡이

초등학교 때 반 친구 중에 왼손잡이가 있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김병조 씨의 '지구를 떠나거라'를 정말 똑같이 따라하는 재미있는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는 방과 후까지 남아서 선생님과 함께 바른손으로 글 쓰는 법을 익혀야 했습니다.
못 쓴다고 혼나가면서 말이죠.
왼손으로 밥을 먹고 글을 쓰는 행위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기 때문이랍니다.
그것은 예의바른 것에 대한 올바른 가르침이었을까요?


많이들 공감하실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아니시라면… 부럽습니다.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자라셨습니다)
예의라는 것, 그렇게 특별한 것 아닙니다. 좀 더 남을 배려하고, 남의 입장을 이해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교육은 거의 없었고, '예의란 어른들 말 잘 듣는 것. 끝!'이라고만 가르쳤었습니다.

(실컷 말을 벌려놓고는 수습이 잘 안되는군요)

서로를 좀 더 배려하며,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불편한 사람들의 입장을 조금만 더 이해하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어떤 사안에 대한 비판이나 나아가서 비난은 그런 배려나 이해를 한 뒤에 해도 늦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덧글. 국개론이라는 말만 듣고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마침 w0rm9님께서 정리해놓은 자료를 링크해주셔서 읽어보니 왠지 공감이 가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는데, 거기엔 거북한 표현이나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 읽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동방예의지국"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도덕은 뭣처럼 알고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한다



이명박 아저씨의 모순어법(oxymoron) 강좌 - 고급편

모순어법(Oxymoron)은 상반된 어휘를 결합시키는 수사법이다.

영단어 oxymoron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oxy는 날카로운(sharp)·예리한(keen)을 의미하며 moron은 저능아(fool)을 의미한다. 결국 ‘똑똑한 바보’라는 뜻으로 단어 자체에 모순이 드러나 있다.

- 위키피디아



아트라스님의 블로그 수원이의 세상에서 퍼온 글입니다.
영어 교육 강화한다는 정책도 삽질로 때우시던데, 국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출신이 한국어를 버리고 영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창조적 발상일까요? 그저 모순어법에 불과할까요?


  1. 부동산 거래를 활발하게 하면서 가격을 잡겠습니다.
  2. 특목고를 더 만들어서 사교육을 잡겠습니다.
  3.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면서 본고사부활을 못하게 하겠습니다.
  4. 통일부를 없애면서 통일에 대한 노력을 더 하겠습니다.


  5. 수신자 부담도 새로 만들면서 통신료를 인하하겠습니다.
  6. 하상계수가 크기 때문에 운하를 만들어 홍수를 잡겠습니다.


  7. 대운하는 추진하겠지만 정부의 계획은 없습니다 (건설사들이 알아서 기어야 하는…)
  8. 정부부처 통폐합하고 7,000명 줄이겠지만, 공무원 신분은 보장하겠습니다


  9. 명함과 브로슈어는 찍었지만 나와는 관계없습니다
  10. 위장전입했고 아들딸 유령직원 채용했지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습니다.
    (이건 모순이 아니라 양심에 털난 것이군요)


  11. BBK를 설립했지만,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12. 폐결핵으로 군대는 안 갔지만, 군 면제 후 바로 현대건설에 입사하였고 술은 제일 쎘습니다.


  13. 국민을 섬기겠지만 내 맘대로 하겠습니다.
  14. 기업, 재벌을 위해 규제를 풀겠습니다만, 항상 서민을 먼저 생각합니다.


  15.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를 없애겠습니다만 미래의 첨단산업을 더욱 육성하겠습니다.
  16. 여성부는 없애겠지만 여성 정책은 확대하겠습니다


  17. 이제 일본에게 이제 더 이상 사과하라고 요구는 하지 않겠지만 항상 대한민국 국민만을 생각하겠습니다.
    (일본출신? 헉)
  18. 무리한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지만 대운하 공사는 해야 합니다.


  19. 일자리 창출에 신경쓰겠지만 일자리 창출예산은 삭감하겠습니다.
  20. 기업규제풀고 공무원수는 줄이지만 일자리수는 300만개 창출하겠습니다
  21.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 것이나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주력할 것 입니다. 


  22. 퍼주기식 대북정책은 지양하겠지만 북한에 400억 달러(40조원) 퍼주겠습니다. 
  23. 저는 전과 14범 이지만 법과 질서가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24. 국민이 하지 말라면 하지 않겠지만 대운하는 꼭 하겠습니다
  25. 운하를 건설하고 배를 띄우면 물이 정수가 되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선풍기를 돌리면 공기가 정화된다는 뜻입니다. 기초 공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합니다)
  26. 부산 사찰 무너져라 대집회에는 갔지만 기독교와 불교가 같이 부흥해 나가야 합니다


아무리 모순 투성이의 세상이라지만, 너무한 것 아닌가요?





이상한 국민들 (이명박에 대한 국민들의 센스)

아트라스님의 블로그 수원이의 세상에서 퍼온 글입니다. (최초 출처는 네이버 뉴스 댓글)
답답했던 심정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하신 것을 보고 퍼왔습니다.

  1. 달동네에 살면서 대치동의 종부세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참여정부를 욕하는 이상한 국민

  2. 당뇨 걸렸는데 치료비도 많이 나오고 잘 안고쳐준다고 건강보험료 민영화를 외치는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3. 애들 영어학원이라도 보내려고 파트타임으로 식당에서 일하면서 자사고 100개 만든다는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4. 부동산 말고 주식에 투자하라는 대통령은 믿지않고 금산분리법 폐지하여 주식 5천포인트 올려 준다는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5. IMF때 노숙경험 하고서는 금산분리 폐지하는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6. OECD 국가중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높은 성장률을 이룩한 국가와 정부는 욕하고, 전국 성장률 꼴찌를 기록한 서울시장 이명박은 죽어가는 경제를 살려줄 인물로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7. 북한의 천연자원들을 중국이 다 먹는꼴은 봐도 서해안에 자유수역 만드는건 죽어도 못보겠다는 이상한 국민

  8. 특검받겠다고 하니 믿고 찍어주고, 당선되자 특검 안받겠다 배짱 부리는 인간에게는 한마디도 못하는 이상한 국민

  9. 대운하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다고 말하며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더 웃긴건 공약을 보면 대운하말고는 경제를 어떻게 살리겠다고 하는지 감을 잡을수도 없음)

  10. 또는 반대로 중국, 인도, 일본은 달나라 가는데 60년대식 대규모 토목공사에 열광하는 이상한 국민

  11. 이명박이 지금까지 했던 회사들은 죄다 부도나거나, 자기말로는 사기꾼에게 속은 건데도 경제를 살릴 CEO 출신이라 말해주는 이상한 국민

  12. 전기요금 올린다고 정부는 욕하면서 한전 민영화 한다는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60년대식 토목공사 all-in…



2008년 1월 28일 월요일

Google Korea에서 온 답장 : 너희의 정체는 번역기냐?

얼마 전 드디어 2차 도메인을 구입해서 적용을 했습니다 : ★자축★ : 2차 도메인 설정

그런데, 뿌듯했던 것도 잠깐이었습니다.

2차 도메인으로 접속해보니 AdSense 광고가 제대로 뜨지 않더군요.
공익 광고 나오고, 외국 사이트 광고 나오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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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Sense 사이트
에 가서 아무리 뒤져봐도 도메인 주소를 하나 더 사용할 때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검색해봐도 접속 시 메일주소 변경에 대한 방법만 나오더군요)

보고서를 보니 크롤링 실패에 대한 기록만 나오고 딱히 쓸만한 대응책도 없고 말이죠.

차라리 "너 지금 이상한 도메인에 광고 붙였거든. 잘라버릴까?"하는 경고 메일이라도 하나 날아왔으면 속이 시원하기라도 할텐데, 그것도 아니고, 도저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Firefox + AdBlock Plus를 사용하기 때문에 부정클릭의 가능성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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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그렇게 어려우냐?


방법은 정식으로 물어보는 것이죠.

두 가지를 질문했습니다.

  1. 도메인 2개한 블로그에서 사용하려면 추가설정이 필요한가

  2. 현상태에서 광고가 제대로 나오려면 뭔가 더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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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역기의 말을 이해하신 분 번역 부탁드립니다

무려 사흘을 기다린 끝에 답장을 받았습니다.
이 단순한 질문에 사흘이나 걸린 것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구글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메일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답장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밖에 없었습니다.

  1. 검색을 위한 AdSense에 여러 가지 게재 옵션을 제공하며, 'AdSense 설정' 탭에서 수정이 가능하다

  2. 검색을 위한 AdSense 코드를 수정하는 것은 AdSense 프로그램 정책에 위배된다


이런, 된장… 제 질문이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6하원칙까지는 아니더라도 필요한 내용은 다 적었다고 생각되는데, 답장은 번역기 수준이었습니다.

정녕 우리가 Google Korea라고 알고 있는 그곳은 번역기만 일하고 있는 Matrix일까요?
아니면 그냥 막장 테크 타고 달리는 것일까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더 힘빠지게 하는 것은 저 황당한 답장을 받았을 무렵부터는 정상적으로 광고가 떴다는 것입니다. (도메인이 추가되면서 크롤링이 잘 되지 않아서 광고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Google Korea에서 사람이 일하고, 그 사람이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만 했어도,
하루만 더 기다리삼~
하는 애정어린 1줄짜리 답장으로 해결될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p.s. 제가 생각한 결론이 맞기는 한 것인가요? 잘 아시는 분 계시면 고견 부탁드립니다.



추억3. N바이트 한글

이번 이야기는 컴퓨터가 아니라 컴퓨터 내부에서 한글을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한글을 저장하는 방식은 2바이트 한글입니다.
이런 저런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결과 Windows 2000/XP에서는 유니코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엄밀히는 내부적으로 유니코드를 쓰지만, 표면적으로는 확장완성형 코드를 사용합니다)

이런 현대적인 얘기로는 추억이 될 수 없고…



초창기 컴퓨터가 우리나라에 도입될 때 한글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검토가 없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일본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일본어(카나)는 한글처럼 복잡한 구성이 없기 때문에 한글의 표현 방법에 대해서 벤치마킹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벤치마킹? 솔직히 표현하면 벤치마킹이 아니라 대놓고 베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Apple-][ 나, MSX, 또 IBM 호환기종까지 한글을 표현하는 방법은 가지가지이었습니다.
플랫폼을 막론하고, N바이트 한글은 지금의 한글 표현과 비교해 2가지 차이점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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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X 에뮬 paraMSX로 적어본 한글


  1. 1글자당 바이트수가 정의될 수 없다
    ㄱ: 1B, 가: 2B, 각: 3B, 갉: 4B, 궭: 5B

  2. 화면에 표시되는 글자의 크기가 정의될 수 없다
    ㄱ: 1배, 가: 가로 2배, 그: 세로 2배, 각:4배(가로, 세로 각 2배)
    ※ 이것은 정확히는 N바이트 한글의 한계가 아니라, 컴퓨터 환경 전반의 한계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한글 코드도 개선의 여지는 있습니다. (이 내용은 너무 많은 전문지식과 토론이 필요하니 패스~)
하지만, 이 때의 한글 환경은 지금 보기에는 환경이라고 부를 수 없을만큼 안습이었습니다.

이 말은 당시의 한글 환경을 개발하신 분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환경이 척박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때 여러 프로그래머분들의 노력 위에 지금의 한글이 있는 것입니다.
뉴튼 : "내가 다른 이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그것은 거인들어깨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Isaac Newton :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하지만, 당시의 한글에는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코드도 없을 뿐더러 디스플레이 환경이 너무나 척박했습니다. 순수 텍스트 화면이 기본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N바이트 한글을 지원하는 환경은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1. Call 3327 한글 : Apple-][

삼보 컴퓨터에 재직하시던 류백현 님께서 만든 환경입니다.
한글 화면으로 넘어가려면 call -3327[엔터]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에 붙은 명칭입니다.

당시 Apple-][의 텍스트 화면은 40x24의 영문을 적을 수 있었는데, 영문 글꼴의 도트수가 7x8이었습니다.
그리고, 고해상도 그래픽 화면이 280x192를 사용했으므로 그래픽 화면에서 텍스트 화면과 같은 크기의 글꼴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즉, 한글은 20x12의 출력이 가능했습니다.

Apple-][ 기종이 업무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던 시절이었고, 이 업무용 프로그램들은 Call 3327 환경에서 돌아가도록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버그가 있었는데, 버그를 해결하기 위한 한글이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지에 소개되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 Apple-][는 당시 매일 놀러 가던 친구집에서 갖고 놀았습니다. ^^;;;


2. SPC-1000 한글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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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방식이라 수정도 쉬웠을텐데…



카세트 테이프에 들어있는 한글 프로그램을 읽어들이면 한글 입력이 가능했습니다.
역시 40x24 영문 화면에서 20x12의 한글을 출력했습니다.

입력 자체는 별 이상이 없어보였지만, 백스페이스키를 입력하면 다음줄의 한글이 같이 깨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약간 늦게 출시된 MSX의 한글에서는 이런 문제점이 없었습니다.


3. MSX 한글 version 2.0 : MS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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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nix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2바이트 조합형을 지원한 MSX2와 달리 MSX1에서는 N바이트 한글을 사용했습니다.
처음 부팅하면 풀어쓰기 모드에서 시작했습니다.
(블루앤라이브ㅂㅡㄹㄹㅜㅇㅐㄴㄹㅏㅇㅣㅂㅡ)

모아쓰기를 하려면 아주 단순한 명령어 하나만 입력하면 됐습니다.

POKE &HFCAD,1[엔터] : 정말 단순하지 않습니까? 많은 사용자가 초등학생/중학생이었는데…

Apple-][나 SPC-1000과 달리 글꼴을 쉽게 정의할 수 있었던 MSX는 한글 글꼴을 미리 정의해 텍스트 화면에 적는 방식을 썼습니다. (그리는 방식이 아니라 말이죠)

처음 출시되었던 MSX 한글 ver 1.0은 안정성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는데, 이후 나온 한글 ver2.0으로 교체해주기만 하면 아주 안정적인 한글 환경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발적 리콜이었군요)

한글 ROM의 교체는 A/S 기사가 직접 ROM을 갖고 와서 교체해주거나 컴퓨터를 A/S 센터로 가져가서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보다는 PC의 크기가 훨씬 작았기 때문에 들고 가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4. 기울여 풀어쓰기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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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모아쓰기로 보입니다… 위키에서 렌탈


김정수 교수님께서 1987년에 제안한 방식입니다.
한글을 45도 왼쪽으로 기울여서 풀어쓰면 모아쓴 것과 비슷하게 보이는 효과를 이용한 방식입니다.

글꼴을 쉽게 정의할 수 있는 MSX 용으로도 기울여 풀어쓰기 한글용 글꼴이 나왔습니다.
이후, 1.2~1.5에서도 이 글꼴을 지원했습니다.

지금의 개념 즉, 정렬이나 탐색 등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서의 개념이라면 한계가 많은 방식이겠지만, 표준화된 코드, 프린터 인쇄 방식의 통일 등 무엇 하나 정리된 것이 없는 당시의 환경에서는 상당히 혁신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지금은 N바이트 한글의 화면을 보기는 커녕, 구글 이미지로 검색을 해도 찾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1 MSX2의 한글은 n-바이트 한글이 아니기 때문에 적지 않았습니다.
      MSX2 내장 한글(MSX 한글 ver3.0)보다 정내권님께서 개발하신 한글 환경이 훨씬 부드럽게 동작했습니다.

p.s.2 n-바이트 코드에 따라서 뷁을 3~5바이트로 저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ㅞ를 1~2바이트, ㄺ을 1~2바이트.

p.s.3 서영만 님께서 개발하시는 MSX 에뮬레이터 paraMSX를 이용해서 한글을 출력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개발이 뜸하신 걸 보니 바쁘신 것 같습니다. 계속 업그레이드 되기를 빌어봅니다. 고맙습니다.

p.3.4 네이버 카페 8bit computer/MSX아이큐/금성패미콤/SPC-1000/1500/Apple역사에서
      SPC-1000의 에뮬레이터와 한글 환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보를 주신 utena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08년 1월 27일 일요일

추억2. 처음 산 컴퓨터 FC-30

추억의 컴퓨터 1. 처음 다뤄본 컴퓨터 SPC-1100에서 적었듯이, 처음 다뤄본 컴퓨터는 SPC-1100이었습니다.

학원을 좀 다니다보니까 컴퓨터를 하나 갖고싶어졌습니다. 물론 SPC-1000A를 사고 싶었고요.

하지만, 당시의 신분은 국민학교 학생(초딩이 아닌 국딩)… 50만원에 가까운 돈을 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눈에 확 띄는 광고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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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패미콤, 패미컴이 아닙니다


10만원대 컴퓨터! 당시 정확한 돈의 개념은 없었지만, 50만원 가까운 돈과 10만원대라는 가격이 ¼ 정도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스펙을 보니 CPU가 똑같은 Z-80이라고 하더군요.
메모리는 16KB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메모리 크기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을 1달을 졸라댄 결과 드디어 저의 최초의 컴퓨터를 살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학교 수업시간에도 컴퓨터 생각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이 컴퓨터는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SPC-1000 이나 조금 뒤에 나왔던 MSX 계열 등, 당시 Z-80 기반의 많은 컴퓨터들이 스크린 에디터라는 것을 주무기로 삼았습니다. 한편, 당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던 Apple-][에서는 이 기능이 없었습니다.

  1. Apple-][ 로고 기억나시나요? 당시 사과 로고 만큼이나 유행하던 표기가 ][ 였습니다.
    II 보다 멋있지 않나요?

  2. 스크린 에디터는 라인 에디터반대되는 개념입니다.
    당시 새롭게 유행하던 BASIC 환경은 화면 아무데서나 명령을 입력하면 BASIC으로 동작했습니다.
    즉, print 3+4[엔터] 하면 7이 나오고, 10 LET a=10[엔터] 하면 메모리에 입력한 행을 기억시켰습니다.
    요즘은 텍스트 편집기(물론 워드 프로세서까지)가 아니면 잘 쓰지 않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이 놈은 스크린 에디터같은 기능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BASIC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면서 I를 누르면 INPUT가 나오고, G를 누르면 GOTO가 나오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물론 변수를 입력할 상황에서는 I, G가 입력됩니다)

그리고, 글자 절반 크기의 거친 그림 기능을 제공했습니다. (이건 글로 설명이 어렵군요)
이 기능을 위해서 PLOT이라는 명령어를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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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금성에서 FC-30이 나오고 얼마 있지 않아 삼성에서 SPC-300이 나왔습니다.
금성의 FC-30과 비교해보면 색깔이 약간 더 알록달록 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똑같습니다.

스페이스 바를 보시면 오른쪽에 BREAK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위에 적었듯이 상황에 따라서 키보드를 눌렀을 때의 반응이 다릅니다.(case-sensitive 합니다) 프로그램 실행 중에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BREAK로 동작했습니다. (BASIC 인터프리터 환경은 모두 실행중 중단 기능을 지원했었죠. 인터프리터 환경의 특권이었습니다.)

참, 위에 '글자 절반크기의 거친 그림'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SPC-300 사진에서 키보드 앞면을 보시면 그 그림의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이 PC가 나오고 얼마 뒤에 이상한 내용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컴퓨터의 원형을 금성에서는 무단 도용한 것이고, 삼성에서는 제작사와 정식 계약을 맺어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100% 제 기억에 의한 것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에 저는 국딩이었습니다!!


이 FC-30을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은 (바로 그 전설의) MSX를 사게되면서 였습니다.


p.s. 이 두 기종의 원형은 영국 싱클레어 사에서 개발한 ZX Spectrum이라는 가정용 컴퓨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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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30, SPC-300의 원형, Sinclair ZX Spectrum


      이 기종은 영국 싱클레어(Sinclair) 사에서 1982년에 개발한 모델입니다.
      1984년까지 생산되면서 엄청나게 싼 가격, 예쁜 디자인 등을 무기로 높은 판매고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가격은 당시 많은 PC 가격을 떨어뜨리는데 일익을 담당했습니다)

싱클레어 ZX에 대한 좀 더 많은 자료는 OLD-COMPUTER.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추억1. 처음 다뤄본 컴퓨터 SPC-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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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다뤄본 컴퓨터는 삼성반도체통신(현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개발한 SPC-1100이었습니다.

SPC-1000A, SPC-1100 등 똑같은 모델에 용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명칭이 부여되어 있었습니다.
1000A오디오 볼륨 확인 기능 장착, 1100교육용일 겁니다, 아마도.

처음 컴퓨터 학원이라는 곳을 가서 만난 컴퓨터가 그것이었죠.

Z-80이라는,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CPU를 사용했던 컴퓨터였습니다.
(이후 FC-30, MSX1, MSX2까지 Z-80과의 인연을 오래동안 지속했습니다)
처음 켜면 Hu-Basic이라는 글자가 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 Hudson 사에서 개발한 Hudson-Basic의 약자였더군요.

제가 다녔던 컴퓨터 학원에서는 월-금요일까지는 정규 수업을 하고, 토요일은 게임을 했습니다.
(당시엔 주 5일 근무라는 개념은 안드로메다 3.14배 거리에 있던 시절이라, 토요일도 당연히 학원을 갔습니다)
이 때 주로 하던 게임이 구니스와 팩맨이었습니다. 두 게임 모두 단순한 흑백 게임이었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한글을 입력하기 위해서는 테이프를 하나 집어넣고 한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로드해서 사용했습니다.

질풍 17주 님의 블로그에 달린 bigmouse님의 댓글을 보니, 64KB의 메모리에 32KB는 베이직이 사용하고, 8KB는 비디오가 사용해서 24KB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24KB = 24576 Bytes… 요즘이면 malloc/new도 귀찮아서 배열로 선언할 크기입니다

여기에 저 한글 프로그램까지 집어넣으면 사용할 공간이 10KB 단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주객전도의 대표적 사례죠. 한글이 환경이 되지 않고 응용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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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D같은 사치품을 광고하다니…

당시 유행하던 것중 하나는 테이프의 복사였습니다.
BASIC 프로그램은 컴퓨터로 읽어들여서 다시 저장하는 방식으로 복사가 가능했는데, 한글이나 게임과 같이 읽어들이면 바로 실행되어버리는 프로그램은 복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내공이 더블데크 오디오 무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더블데크는 2배속 고속 복사기능을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꽤 빠르게 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동네 음반 가게에서 테이프 하나 500원에 사고 오디오 있는 친구집 한번 갔다 오면 게임 끝이었죠.

광고에는 위의 사진과 같이 플로피 드라이브를 함께 광고했지만, 실제로 드라이브의 가격이 컴퓨터의 가격을 상회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살 수는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학원에서는 이런 사치품을 구비할 필요도 없었고요.
SPC-1000 : 495,000원, 싱글 FDD 드라이브 : 450,000원, 더블 FDD 드라이브 : 600,000원, 뷁


SPC-1000A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정보는 질풍 17주 님의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utena님의 블로그도 있습니다.

좀 더 기술적인 자료는 OLD-COMPUTERS.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p.s. SPC-1000 에뮬레이터도 개발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아시는 분은 답글 부탁드립니다.

utena님의 댓글을 통해 네이버 카페 8bit computer/MSX아이큐/금성패미콤/SPC-1000/1500/Apple역사에서 SPC-1000 에뮬레이터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훌륭하게 동작하는군요. 좋은 정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08년 1월 26일 토요일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의 일본에 대한 역사 인식의 차이

두 사람의 역사인식에 대한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동영상입니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안에 대해서 전혀 다른 방향의 역사인식을 보여줍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독도문제)에 대해 원칙을 강조하는 반면
  • 독도에 대한 권리주장은 식민지 영토권 주장하는 격
  • 배타적 경제수역 문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명박 당선자는 일본에 대해 원칙 없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뭐, 경제만 살리면 되죠.
  • 일본도 형식적 사과나 반성을 했다(그래서 일본에 '반성하라'는 말 안하고 싶나?)
  • 일본도 그런 말을 안 하더라도 성숙한 외교를 하리라고 본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옛말을 확인할 수 있고, 일본인은 쉽게 믿으면 안 된다는 상식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칼자루는 곧 넘어갈 예정입니다.

현재 한글, 지못미인데, 5년 뒤 독도, 지못미까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다시 한 번 독도는 우리땅금지곡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구요…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인식 열기..



이명박 당선인의 역사인식 열기..



Bond22 : 이제는 Quantum of Solace라고 불러다오

Bond22가 드디어 정식 제목을 얻었습니다 : Quantum of Solace

Bond 팬이라면 다들 이미 알고 있는 제목입니다.
네, 단편집 For Your Eyes Only의 한 에피소드입니다.

참고로, 소설 QoS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QoS… Quantum of Solace를 줄여서 부르려고 적었는데, 적고 보니 Quality of Service와 약어가 같네요.

007은 쿠바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중에 바하마 낫소(영화 CR에서 초반 배경이었죠)에 들린다.
여기서 사교계 명사들의 파티에 참가하고는 지루함을 느끼던 중 늙은 총독이 해주는 한 공무원과 항공기 여승무원과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듣는다.
이 얘기를 들은 007은 때론 스파이 임무보다 사람들의 평범한 일생이 더욱 드라마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끝!

"헉! 뭐냐, 이래서 액션이 있기는 하겠냐?"


걱정 마쇼. 액션은 우리가 책임질 거요


네, 제작진이 밝힌 공식적인 줄거리는 원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위에서 읽어보셔서 아시겠지만, QoS는 원래 스파이 소설이 아닙니다. 그냥 Bond의 심리를 묘사한 단편소설입니다.

영화 QoS의 줄거리는 전혀 다르며, CR 직후에서 연결됩니다.

제작사에서 공개한 줄거리 열기..


제작사의 발표에 따르면 QoS는 CR보다 액션이 많을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Bourne Supremacy/Ultimatum의 스턴트와 2nd unit director를 맡았던 Dan Bradley가 QoS에서도 2nd unit director를 맡았으니, 잔뜩 기대가 됩니다.
가만… 헉! 그렇다면 그 Bourne Ultimatum의 핸드헬드를 또…? 꽤 어지럽겠군요.

※ QoS의 미국 및 영국 개봉 예정일자는 2008년 11월 7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2월이 되어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사이트: Rotten Tomatoes, 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