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틴 : <제국의 역습> 촬영팀(세컨드 유닛)이 노르웨이 핀스에서 촬영을 마칠 무렵 지옥과도 같았던 현장의
날씨는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합니다.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스텝들은 땅이 꺼지는 듯한 눈사태 소리를
듣게 됩니다. 핀스 지역 사람들에 의하면 이 거대한 눈사태 소리는 '봄이 가까이 왔다'는 징후라고 하는군요. 약
한 달간의 촬영 기간 중 스텝들이 날씨가 '화창하다'라고 느낀 날은 단 닷새밖에 없었습니다. 남극의 그것에
버금가는 블리자드의 위력에 기겁했던 촬영팀은 현장에서 일주일 정도 지낸 뒤에는 무시무시한 블리자드를
'산들바람'처럼 일상적인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촬영 기간 동안 스텝들 중 동상과 독감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호스 전투 씬에서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35명의 노르웨이 적십자사 스키 구조대원들은
핀스 지역 날씨에 이골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살인적인 추위를 피하기 위해 이글루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죽을
고생을 하며 촬영을 하던 스텝들에게 점심을 나르는 일 역시 한 편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이 중차대한
임무를 맡은 사람은 두 명의 현지 여성 거주자였는데, 이들은 눈보라 속에 스키를 타고 매일 손수 만든
도시락을 배달하곤 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만든 정성어린 도시락은 먹으려고 뚜껑을 여는 순간 '쩌억'하고
얼어붙어버렸습니다! 촬영이 끝나던 날 제작진들은 그간 고생을 한 현지민들을 위해 파티를 열었습니다. 'STAR
WARS'의 로고가 새겨진 메달과 각종 선물들이 추운 날씨 속에 고생한 사람들에게 증정되었지요.
이 글은 영화 컬럼니스트이신 김정대 님께서 nKino에 연재하셨던 것을 김정대 님의 허락 하에 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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