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4일 일요일

2mb가 주인공인 책을 드디어 읽다: <블로거 명박을 쏘다>

슈팅블로거 이건 뭐 코드 인사도 아니고, 뭐 개념이나 컨텐츠가 있어야 코드란 말도 하죠.

뉴스거사 코드가 아니라 재테크 취향이죠. 취향에 따른 인사.
               노무현 인맥은 이념서클이라면 이명박 인맥은 친목동호회라고 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거, 명박을쏘다>라는 책을 "불온서적 아니니까 책을 군부대로 보내드립니다"라는 이벤트를 통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벤트 대상자도 아닌데 즐거운 책을 보내주신 도서출판 별난책 관계자 여러분들께 우선 감사드립니다.

1. 이 책은 뭐하는 책인가

Eau Rouge라는 블로그를 아시나요?
고소영, 강부자 등의 2mb 정부를 규정짓는 단어를 만들어낸 바로 그 블로그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것이 2mb 정부 초기에 지들은 이념이고 나발이고 없으니 내 이름 쓴다는 Dog Sound를 했었더랬죠)

(유명한 파워블로그답게)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블로그입니다.

그 블로그의 분류 중 혹세무민의 글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2. 그렇다면 좋은 블로그 놔두고 왜 책을 읽는가

우선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때문이겠죠.
블로그 글들 읽다보면 잠깐 사이 다른 창 띄우고 딴 컨텐츠 보다가 삼천포로 빠져 볼 글을 안 보는...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블로그의 글들은 시간 순으로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글 중에는 서로 관련되어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고,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형식(시)으로 적어 은근한 웃음을 유발하는 글들도 (전술한 바와 같이) 한 곳에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글들을 한 곳에 모아두어 한방에 웃을 수 있게 해줍니다.
(뭐, 그게 주로 쓴웃음인 것은 Eau Rouge의 주인장인 MP4/13님의 잘못은 아닙니다. 유권자 모두의 잘못이죠. 휴~)


3. 누가 이 책을 읽으면 좋은가

현재의 유권자 또는, 언젠가는 유권자가 될 분이면 누구나 읽으시면 좋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국민들 대다수는 정치, 사회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럴수록 우민정치를 즐기는 분들은 더 정치하시기 좋습니다.
국민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보험 민영화를 한다고 해도, 더 좋은 고기를 먹기 위해 미쿡소를 수입한다고 해도 찍어주니까요.
그런데, 참여정부-고소영정부를 통해서 이런식으로 가면 안된다는 것을 많이들 느꼈습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초기의 탄핵은 국민들에게 삼권분립의 이해도를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꽤 많은 책을 보거나 자료들을 뒤적여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비교적 쉽게, 그리고 유쾌하게, 그러나, 왜곡 없이 알고싶은 분들이 읽으시면 됩니다.


4. 읽어보니 어떻던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전술한대로, 관련된 글들이 잘 모여있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하고자하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로운 것으로 국민 대통합이란 것은 없다는 등의 누구나 알지만 모르는 이야기를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줍니다.
(국민 대통합이 가능하다면 국민투표는 뭣하러 하겠습니까? 쓸데없이)

한편으로는, 군대도 민영화하자는 얘기처럼 저도 한번 포스팅하려다 후폭풍이 두려워 쓰지 않은 글도 올라와있어 은근히 고맙기도 했습니다.
(오해가 있을까봐 스포일링을 하는데, 그 글의 내용은 민영화를 하면 안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벤트대로 국군장병들의 내무반에 있기엔 다소 부담이 큰 책입니다만, 국군장병이 아닌 분들에겐 누구나 유쾌하게 읽고서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책입니다.

현재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블로거 명박을 쏘다 상세보기
MP4/13 지음 | 별난책 펴냄
하루 접속 22만 명을 기록한 초대박 블로그를 책으로 만난다! 고속성장 을 내세운 개발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몇 십 년간 수행해온 민주화 투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압도적인 지지로...


진정 [수퍼맨] 차기작은 막장으로 치닫는가?

DVD Prime에서 워너 브라더즈의 공식 발표를 보니 [수퍼맨] 시리즈를 리부팅할 것이라 합니다.
브라이언 싱어의 [맨 오브 스틸]을 기대하는 저에겐 상당히 충격적인 발표라 생각됩니다.
(흥행성적을 떠나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맨]와 [수퍼맨2]에서 계승해야 할 내용을 적절히 계승한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보도자료에 의하면 새로운 [수퍼맨]은 [다크 나이트]만큼 어두운 영화가 될 것이라 합니다.

[수퍼맨]과 [배트맨]은 (비록 DC의 양대산맥으로서 같은(?) 뉴욕시를 지키는 수퍼 히어로이지만) 사실은 지구에서 크립톤 행성만큼이나 다른 캐릭터인데, 워너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휴~


1. [수퍼맨 리턴즈]는 제대로 구성된 영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퍼맨 리턴즈]는 흥행면에서는 간신히 적자만 면했습니다. (제작비 2.7억$, 미국 수익 2억$, 전세계 수익 3.9억$)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영화의 구성을 보면 전작에서 계승해야 할 코드를 제대로 계승한 영화입니다.
([수퍼맨3], [수퍼맨4]와 같은) 이상한 수퍼악당배제하고, 인간 옆에서 인간을 위해 고뇌하는 모습이나, 부자관계에 대한 고찰 등을  제대로 계승한 영화입니다.

사실, 흥행 실패의 요인은 액션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퍼맨이 19년이라는 너무 오랜 세월만에 돌아왔다는 점이었습니다.[footnote]단적으로, 제가 [수퍼맨2]를 극장에서 봤을 땐 초등학생 때였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 영화를 보는 시각도 엄청나게 달라졌고 말이죠.[/footnote]

게다가, 순정품 전작인 [수퍼맨], [수퍼맨2]는 (팀 버튼의 [배트맨]과는 달리) 원작을 코드를 제대로 읽어낸 훌륭한 영화들이었고, 브라이언 싱어는 이 두 편을 계승한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또, 도너는 수퍼맨이 지구에 와서 인간과 싸우는 내용([수퍼맨])에 이어 초인들과 1:3으로 맞짱뜨는 터프한 내용([수퍼맨2])으로  구성[footnote]공식적으로 [수퍼맨2]의 감독은 리차드 레스터인데, 리차드 도너는 [수퍼맨2]의 상당 분량을 촬영한 상태에서 교체됩니다. [수퍼맨2]의 어이상실 코미디 장면들은 죄다 리차드 레스터 컷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퍼맨2]는 도너컷을 의미합니다.[/footnote]했으며, 이 구성은 아주 적절했는데, 이 구성도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즉,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맨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는(리턴했다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할 일은 다 한 영화인 것입니다.


2. 수퍼맨은 어두운 영화가 되면 안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퍼맨은 밝은, 그것도 상당히 밝은 캐릭터입니다.

수퍼맨은 (배트맨처럼) 어두운 세상에서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가 아닙니다.
백주 대낮에 주로 활동하고, 낮에 주로 사람들을 구합니다. (밤에는 쫄쫄이를 입고 데이트를 주로 합니다)

철학적인 고민 따위는 아기 시절 온라인 영재교육을 통해 마스터했고, 그가 하는 고민은 좀 더 신적인 영역입니다.

신적인 영역이란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수퍼맨]에서 여친을 구할 것인가 세계를 구할 것인가 하는 장면인데, 결국 그는 둘 모두를 구해냅니다.

이 부분은 배트맨과 극단적으로 비교가 되는데, 배트맨어두울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는 인간이며, 인간은 능력의 한계에 따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신도 선택은 합니다만)

그런데, 굳이 배트맨을 따라가겠다니요...


3. [다크 나이트]가 미칠 듯한 흥행성적을 보여주는 것은 어둡기 때문만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크 나이트]는 엄청난 흥행작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전미 흥행수익이 4.8억$이며,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6억$의 [타이타닉]까지 돌파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흥행한 이유는 단지 어둡기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둡기로라면 [배트맨 리턴즈]가 더 어둡고 암울했습니다.[footnote][배트맨]은 전미 2.5억$, 전세계 4.1억$의 수익을 거뒀지만, [배트맨 리턴즈]는 전미 1.6억$, 전세계 2.6억$의 수익에 그쳤습니다.[/footnote]

문제는 얼마냐 어두운가가 아니라 원작을 코드를 얼마나 잘 읽어내냐는 것입니다.
팀 버튼 계열의 배트맨은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린 것과는 무관하게 원작의 코드는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이 가진 해결이 불가능한 트라우마를 해결해버린 어이 상실 판단은 역시 동화 전문 감독이라 가능한 것입니다)

[다크 나이트]는 원작 만화의 코드를 읽어내어 구체화하는 것에 있어 사상 유래없는 완벽한 수준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특유의 빈틈 없는 구성력이 덧붙여져 무시무시한 결과물이 나온 것입니다.

다시 말 해 ([다크 나이트]처럼) 어두운 것은 수퍼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작의 코드를 제대로 읽어낸 작품들을 버리고 어둡게 만들 것이라뇨...

설마 이런 줄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크립톤 행성의 과학자 조 엘은 대규모의 실험을 하고 있었다.
조 엘의 아들 칼 엘은 조 엘의 경쟁자인 x박사를 자극하게 되고, x는 칼 엘을 죽이고 실험장비를 폭파시킨다.
결국 이 폭파는 행성 전체의 폭파로 연계되며, 조 엘, x를 포함한 행성의 모든 사람이 죽게되나, 칼 엘은 탈출하여 지구로 온다.

칼 엘은 (부모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만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지구의 평화를 위해 싸운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엔 언제나 어두움이 도사리고 있는데...


4. 리부팅이 실패한 사례도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도 기사에도 나와있듯이, 워너에서 염두에 두는 리부팅은 이안루이스 리테리어의 [헐크] 쪽입니다.
마냥 쌈박질에만 포커스를 맞춘 이안의 [헐크]에 비해 성공적인 리부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헐크]의 리부팅은 사실 순수한 리부팅이 아니라 (상당히 성공적이었던) TV 판으로의 회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수퍼맨]은 아주 훌륭하고 설득력있는 '비긴즈'를 이미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긴즈'를 지워버리겠다는 선택은 절망적이기까지합니다.

게다가, [배트맨 비긴즈]나 [카지노 로얄]과 같은 성공적인 리부팅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니발 라이징]과 같은 어이 상실 리부팅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려는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제 생각엔 드라마의 구성능력이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포함해서 [수퍼맨] 시리즈를 정상궤도로 올릴 수 있는 감독으로 브라이언 싱어의 대안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워너의 방식으로 간다면 싱어가 [수퍼맨 리턴즈]의 차기작을 감독할 가능성은 없어보입니다.
(브라이언 싱어는 도너의 [수퍼맨]을 클래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의 팬입니다)

[수퍼맨2]의 극장판이 어설프게 나온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작자의 불필요한 개입이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것같아 불안합니다.

설마... 그 어두울 것이라는 차기작품에 이런 분들이 등장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8월 23일 토요일

[다크 나이트] 오프닝에서 누가 누굴 죽였지?

영화 [다크 나이트]의 오프닝에서는 영화 전체의 주제가 배신과 혼란이란 것을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그런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이름도 나오지 않아 누가 누구인지도 모호하며, 누가 누굴 죽였는지도 헷갈리더군요.

그래서, 다크 나이트 프롤로그를 보면서 정리해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숫자는 죽이거나 죽이려고 한 순서. 붙인 이름은 랜덤하게 떠오른대로... 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통신병 박일병

특기가 통신병으로 추정되는 박일병입니다.
레펠 침투에서 어둥지둥대는 모습을 보면 해병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신만 차단하고 돈만 나르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나름 순진한 악당입니다.
하지만, 통신만 차단하고 바로 퇴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의리의 십자눈깔

십자눈깔은 처음 차에서 히피가 조선생을 씹어댈 때 조선생의 몫을 걱정하던 의리파입니다.
또, 은행 입장(?)하면서 총도 제일 먼저 쏘고 소리도 자기가 다 지르는 등 터프한 일을 좀 해본 티도 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행장사마의 샷건에 원샷원킬 되고 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금고털이 송해병

통신병 박일병과 함께 레펠을 타고 건물로 침투하는데, 박일병과 달리 레펠을 좀 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주인공도 아니면서 이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제일 먼저 얼굴을 보입니다.

금고 문을 여는 나름의 중책을 띠고 있지만, 그 중책이 완료되자 마자 히피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 히피

오프닝에 등장하는 강도 중 가장 머리만 좋아보이는 히피입니다.
다소 시니컬한 느낌이며, 십자눈깔이 조선생까지 수익의 1/6을 생각할 때 조선생을 씹느라 바쁩니다.

강도짓 따라하는 것 외엔 별 특기는 없어보이며, 자루에 돈 담는 것 외엔 하는 일도 없습니다.

나름 조커의 뻘짓을 눈치채긴 하지만, 불행히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1종대형 김기사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줄 알았던 기대를 무너뜨린, 차에 돈만 싣고 죽어버린 김기사입니다.
(싸모님은 어디 가셨냐?)

자기가 히피를 치어놓고는 다른 강도들 행처를 묻는 것을 보면 무면허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듭니다.


오프닝을 보고있으면 조선생이 얼마나 이 과정을 완벽하게 통제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장면은 너무 과하게 완벽한 구성을 보입니다. (It's too good to be true)

1. 모든 강도는 한 명이 한 명을 죽이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의리의 십자눈깔은 행장사마가 사살할 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죽일 사람이 없습니다.

2. 조선생은 버스가 들어오는 시간은 물론 들이닥치는 위치를 1미터 이내의 오차 범위에서 알고 있습니다.
딱 자신은 안 피해도 되지만, 히피는 죽을 위치에서 기다립니다.

3. 버스가 나가는 타이밍에 행장사마와 말장난하는 시간이 계산되어 있습니다.
조선생은 행장사마를 (일부러 죽지 않을 상태로만) 총으로 쏘고서 은행을 텁니다.
작업이 끝난 후, 조선생은 그냥 가려고 했는데, 행장사마가 말을 시켜 입에다 최루탄 물리고 장난을 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장난을 다 하고 밖에 나가보면 같은 색의 스쿨버스들이 지나가고 있고, 조선생을 위한 자리를 딱 남겨놓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8월 19일 화요일

비둘기는 오우삼 감독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니다


여러분은 영화 속의 비둘기라면 누가 생각나시나요?
[괴물]의 괴물 등장 씬에 잠시 등장한 비둘기요?
아니면, [안녕, 프란체스카]의 구이용 비둘기?
많은 비둘기 씬이 있었지만, 많이 알려진 비둘기는 역시 오우삼 감독의 비둘기가 아닐까합니다.

[첩혈쌍웅](1989)에서 비둘기를 싸움장에 불러들여 재미를 본 이 분은 이후 이 영화의 헐리우드 버전인 [페이스 오프](1997)에서도 비둘기를 불러들이셨고, 전설적인 스파이 영화의 졸작인 [미션 임파서블 2](2000)에서도 보안이 철저한 건물 안에 비둘기를 서식케하시는 박애주의자의 풍모를 보이셨습니다.
또, 최근에는 제작자로 참여한 [애플시드 Saga Ex Machina](2007) 및 감독을 맡은 [적벽대전](2008)에서도 비둘기를 날리시는 등 비둘기하면 이 분이란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ace off의 못말리는 비둘기 씬


하지만, 이 분께서 비둘기를 등장시키기 이전에 007 영화에서 비둘기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되었더랍니다.
바로 [유어아이즈온리](1981)부터 [살인면허](1989)까지 9년간 5편의 007 영화를 감독한 존 글렌 감독은 3편의 007 영화에서 비둘기를 등장시켰습니다.

[유어아이즈온리], [옥터퍼시] 및 [살인면허]에서 건물 벽이나 벼랑에 매달린 제임스 본드를 긴장시키는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구체적인 장면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어아이즈온리]에서 절벽을 타고 성 시릴에 침투하는 본드를 갈구는 비둘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옥토퍼시]에서 카말 칸의 본진을 정찰하려는 본드를 갈구는 저글링 아니, 비둘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인면허]에서 산체스의 집무실을 염탐하는 본드를 점잖게 꾸짖는 비둘기 (응?)


아쉬운 것은 존 글렌 감독은 [살인면허]의 흥행실패로 사퇴한 이후 히트작도 없었고, 비둘기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한 편만 더 찍었어도 비둘기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비둘기, 지못미. (뭥미?)


  

2008년 8월 18일 월요일

[다크 나이트] 전미 흥행 성적이 [스타워즈]를 넘어 2위로 올랐군요


Box Office Mojo에서 전미흥행수익을 보니 며칠 못본 사이에 [다크 나이트]가 2위로 올랐군요.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기대됩니다.

(지구촌 인류의 절반인) 여성관객들의 호응이 큰 장르가 아닌데도 이정도 엄청난 흥행을 하다니 대단하긴 대단합니다!!!

※ [스타워즈]는 진정 괴물급 흥행작인 것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흥행성적도 2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크 나이트]에 딱 맞는 테마 구성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크 나이트]에 필이 꽂혀 바탕화면은 물론, 테마 등을 몽땅 [다크 나이트] 필로 구성해봤습니다.
혹시 [다크 나이트] 바탕화면을 사용하시는 분들 계시면 아예 몽땅 컬렉션으로 구성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1. 바탕화면 : 어느 것이나 비슷한 색깔 톤이므로 패스~

2. Desktop thme : Azenis2 테마가 잘 어울려서 선정

3. 아이콘 : Icon Packager의 테마 중 Darkness

4. 사운드 : 윈도우 켜질 때는 "Like a Dog Chasing Cars", 꺼질 때는 "A Dark Knight" 중 일부 편집

5. 윈앰프 테마 : Azenis2 테마

6. Firefox3 : Aquatint Black Gloss for Firefox 3.0

이 중 2~5 번은 아래 파일을 다운받으시면 되고, 6번은 Firefox Add-ons에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2008년 8월 17일 일요일

[다찌마와 리] 짧은 감상기


2000년에 인터넷을 통해 개봉된 [다찌마와 LEE]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희대의 화제작이었습니다.
서울 인근 지역 올 로케, 일백푸로 후시녹음 등을 주무기로 인터넷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 당시 연애중이던 마눌님과 극장이 아닌, PC방에 가서 봤다능~)


사용자 삽입 이미지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속편인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나왔습니다.
어느덧 영화계에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계신 류승완 감독, 임원희 씨, 류승범 씨가 돌아와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시사회로 봤으며, 주말에 (전작을 함께 봤던) 마눌님을 꼬셔 다시 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영화의 특징

 이 영화는 처음부터 웃기겠다고 작정을 한 영화입니다.
초반에 영화의 방향을 느낄 수 있어, 초반에 잘 웃으면 끝까지 잘 웃다 나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편, 전작이 짧은 러닝타임에 최대한 60-70년대 코드훌륭한 액션을 버무린 활극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60-70년대 코드를 활용한 첩보물만주 웨스턴 장르를 혼합한 뒤에 코믹 액션제대로 액션을 버무려놓은 영화입니다.


2. 영화의 장점

무리하지 않은 패러디 및 코믹 수준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재밌는 영화]가 패러디에 너무 목숨을 건 나머지 웃기지 못해도 패러디를 하는 장면들이 좀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패러디 및 웃음 코드를 삽입해서 ('웃기는'이 아니라) 억지로 웃어줘야 하는 장면이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또, 60-70년대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 현대 영화의 패러디인터넷 다운로드 영화의 코드까지 잘 섞어놓아 웃겠다고 마음먹은 관객들에겐 2시간동안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한편으로 대부분의 액션을 코믹액션으로 구성하고, 클라이막스만 정통 액션으로 구성한 것이 상당히 돋보입니다.
덕분에 정통 액션은 정말 잘 찍은 티가 확 납니다. 정두홍 감독의 스타일이 확 살면서 살과 뼈이 부딛히는 느낌이 확실이 옵니다.

※ 박시연 씨의 발음이 약간 새는 느낌이 있는데, 오히려 영화 전체의 컨셉과 잘 조화되어 오히려 자연스럽기까지 합니다.


3. 영화의 단점

영화의 특징과 장점들이 그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초반에 재대로 웃음 코드를 읽어내지 못한 관객들에겐 이 영화는 그야말로 2 시간의 뻘짓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60-70년대 코드와 현대 및 인터넷 영화의 코드 양쪽 모두에 큰 흥미가 없는 관객에겐 초반의 코드를 읽더라도 후반부가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마눌님께선 (전작을 아주 즐겁게 보셨음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엔 지루하기만 했다고 하시더군요.

패러디 영화의 특징상 내용을 제대로 리뷰하면 몽땅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단 핑계로 짧게 정리했습니다.
[다찌마와 리]가 마치 007 영화 같은 프랜차이즈로 발전하길 바래봅니다.


덧. 다들 아시다시피 류승완 감독이 몸담은 제작사는 "외유내강"입니다.
이 이름의 뜻은 남편은 유(류) 씨, 아내는 강 씨 라는 뜻이라는군요.
(류승완 감독의 아내는 강혜정 씨로 이 분이 외유내강의 대표입니다)

언제나 좋은 영화 만들어주시바랍니다!!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007의 M… 여자란 건 어색해요.

전작인 [살인면허]의 흥행실패로 인해 몇 년간 좌초 위기에 빠졌던 007 프랜차이즈는 1995 작인 [골든아이]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주연 배우의 교체, 시대상황의 반영 및 007 클리셰의 은근한 복귀 등을 무기로 삼은 이 영화에서 특히 두드러진 특성 중 하나는 M여자(주디 덴치 여사)로 교체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상적인 등장 장면:

올해 (2008년) 개봉 예정인 [퀀텀 오브 솔라스]에도 덴치 여사의 M이 여전히 나올 예정이니 원조 M인 버나드 리의 기록인 17년간 출연을 깰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tella Rimington

사실, M 역이 여자로 바뀐 이유(또는 배경) 중 하나가 MI5수장이 당시에 여자였다는 것입니다.

[골든아이]가 기획될 때 스텔라 리밍턴이라는 분이 MI5(007이 소속된 MI6가 아닙니다) 최초의 여성 수장(DG / Director-General)을 맡고 있었는데, 여기서 모티브를 따와서 여성 M을 등장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덴치의 M의 패션은 짧은 헤어 스타일, 간결한 귀걸이 등 여러모로 스텔라 리밍턴을 닮았습니다.

참고로, 이 스텔라 리밍턴 여사(정식으로 Dame 작위를 받았습니다)께서는 은퇴 이후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스파이 소설을 3권이나 집필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전직 국정원장들이 뭐 하고 살고들 있죠? 낙하산?)

그런데, 007 영화의 세상에서는 MI6의 국장은 (남자였음은 물론) 해군 2성 제독(소장)이었습니다. 버나드 리 부터 로버트 브라운 까지 정복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에선 언제나 소장 계급장을 달고 나왔더랍니다.


문제는 실제로 영국 해군에서 여성에게 수여한 최고 계급은 준장(1성 제독)이었다는 것입니다. (BBC 뉴스 기사 보기)
그것도 무려 2004년에 와서야 여성 최초로 캐롤린 스테이트 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한 것이 유일한 경우입니다.

물론, 영화 속의 세상과 실제 세상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22편의 영화가 46년동안 나왔다면 전체적인 일관성이나 실제 세상과의 적절한 연결은 유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유지되지 못하니까 보기 어색합니다.

007 영화는 편당 평균 5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5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대작 시리즈물이니까요.


  
  

[배트맨 리턴즈]의 펭귄 vs <청와대>의 2mb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탄핵, 설거지, 법질서… 2mb 홧팅!


[다크 나이트]를 보고나서 배트맨 시리즈를 복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땅 극장에서 봤지만, 그닥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열심히 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팀 버튼의 색깔이 가장 강한 작품인 [배트맨 리턴즈]를 보니 정치적인 비아냥이 쏠쏠하더군요.
특히 현재 정부와 하는 짓이 얼마나 비슷한지 16년 전에 이걸 다 예견(?)했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입니다.


1. 펭귄의 출생이나 본명은 알 수 없음

펭귄은 자신의 본명이 오스왈드 코블팟이라는 자료를 찾아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게 확실해보이지 않습니다.
대충 비슷한 기록을 보고 바락바락 우겨대는 것이라 보입니다.
(낳자 마자 부모가 작당하고 애를 버리는데, 이름을 지어줬다는 것도 영…)

마치, 출신이 불투명한 2mb를 보는 것 같습니다.
(궁극의 꼴통 조깝제 옹의 주장에 의하면 2mb의 부친 이름은 지극히 조선시대 양반스러운 이돌세라는군요)

※ 오스왈드 코블팟이라는 이름은 만화에서도 나옵니다만, 이 글은 영화 [배트맨 리턴즈]에 대한 글입니다.


2. 거대자본을 배경으로 하며 주무기는 탄핵(Recall the Mayor)임

오스왈드 코블팟이란 본명(가명?)으로 대충 출생등록을 한 펭귄은 맥스 슈렉을 등에 업고 시장 선거에 나가려 합니다.
물론, 맥스 슈렉은 비리 덩어리의 거대 자본입니다.

그리고, 아직 시장 선거가 몇 년 남았지만, 당장 시장이 되고픈 펭귄 일당은 탄핵 쪽으로 전략의 가닥을 잡습니다.

물론, 현실세계의 2mb는 자신이 비리 덩어리의 거대 자본입니다만, 상당한 유사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딴나라당은 참여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탄핵을 주장했습니다.
(그들이 탄핵을 주장한 이유를 보면, 현재 그들이 열심히 빨아대고 있는 2mb를 탄핵하지 않는 것이 신기합니다)


3. 설거지(Cobblepot clean it up)를 하겠다고 자청함

clean up이란 표현을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즉, 정화하겠단 뜻도 될 수 있지만) 설거지(뒷처리)하겠단 뜻도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설거지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지저분한 책임회피론입니다.

우리의 2mb 각하는 [배트맨 리턴즈]의 광빠임에 분명합니다.


4. 법질서(Oswald means order)를 아주 중시하나, 자신은 무관심

펭귄이 인간세상으로 나와 맥스 슈렉과 손을 잡고 처음으로 한 것은 물론 출생등록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따지자, 맥스 슈렉은 법이 뭐 대수냐면서 슬쩍 넘어갑니다.

그리고는 시장 탄핵을 주장하는데 피켓을 보면 어이상실의 법질서 회복("Oswald means order")가 보입니다.

우리의 2mb 각하… 서울시장 시절에 호적을 불법 갱신하는 등 공식적인 전과 14범 외에도 수많은 법질서 개무시 사례가 있지만, 정작 대통령이 된 뒤에 그가 주장하는 것은 법질서 회복입니다.
물론, 짭새들 동원해서 국민들만 쥐어패면 법질서가 회복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하긴, 생각이란 행위를 하는지부터 의문이군요)



  

2008년 8월 14일 목요일

'올림픽 종합순위'라는 거짓말은 언제쯤 없어질까?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한지도 벌써 1주일이 되어갑니다.
전체 일정이 18일 정도니까 초반을 넘어 중반에 접어들었군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보면 현재까지의 올림픽 종합순위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언제 포털들이 이렇게나 중요한 이슈에 발빠르게 움직인적이 있나싶을 정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이버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냥 보여주니까…

물론, 포털 뿐만 아니라 신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문들을 보면 1면엔 언제나 전날의 경기결과와 함께 종합순위를 알려줍니다.
그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종합순위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도 알려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 신문의 인터넷판에 나온 듕귁 vs 미쿡의 다툼기사

오~ 중국과 미국이 메달집계 결과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군요. 미국은 감히 올림픽 공식 사이트의 종합순위 집계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집계를 한다네요.
그래서 올림픽 공식 사이트의 종합순위 집계방식을 찾아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ioc 홈페이지의 모든 경기에 대한 국가별 메달 획득 결과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흠흠… 이상하네요.
모 신문의 친절한 설명과는 달리 IOC에선 국가별 종합순위를 계산하지 않으며, 이 표는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할 뿐이랍니다.
(IOC does not recognise global ranking per country; the medel tables are displayed for information only)





올림픽은 (비록 엄청난 상업주의국가 패권주의가 지배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치색이나 상업성을 배제한 채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오로지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공존과 평화증진만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은 냉전시절에 (구)동독, (구)소련, 대한민국 등의 나라에서 국가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88올림픽에 결승전에서 딱 죽지 않을 만큼만 얻어터진 박시헌금메달을 딴 것은 오로지 서독보다 종합순위에서 앞서고 싶다는 노태우의 바램 때문이었죠)

지금은 올림픽이 국가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인정되는 시대도 아니며, IOC에서는 종합순위라는 것을 전혀 취급도 하지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이 종합순위라는 유령이 아직도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이젠 종합순위라는 거짓말이나 금메달에 목숨거는 것을 버리고, 땀흘리며 경기에 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줄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2008년 8월 10일 일요일

아이맥스로 보고서야 쓰는 [다크 나이트] 리뷰

전쟁이란 두 개의 물리적인 힘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정신적인 힘이 충돌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강한 쪽이 지배한다.
-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커가 직접 낙서한듯한 [다크 나이트] 포스터


0. 신이시여, 제가 [다크나이트]를 정녕 봤단 말입니까?

0-1. 시사회로 접한 [다크 나이트]

영화 블로거이신 페니웨이 님의 도움으로 [다크 나이트]를 처음 본 것은 7월 22일이었습니다.
사전에 접한 정보를 통해 굉장한 영화일 것이란 생각은 했지만, 처음 봤을 땐 리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 담긴 내용은 그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정의의 세력과 악당들이 시원하게 한판 붙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에는 그보다는 훨씬 철학적이고 심오한 얘기들이 잔뜩 담겨있었습니다.

너무나 무겁고도 심오한 주제들을 보니 리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0-2. IMAX로 재감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엄청난 영화는 꼭 아이맥스로 봐줘야 한다며 마눌님을 열심히 설득한 결과 마눌님과 함께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마눌님은 이거 보시고 심한 멀미에 시달리셨다능~)
비록 B열이라는 극악의 위치였지만, 뭐 어떻습니까! [다크 나이트]인데…

제대로 한 번을 더 보고나니 영화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페니웨이 님과 대화하며 혹시나 놓친 부분이나 잘못 이해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DVD Prime에 Al Dente 님께서 올려주신 조커 완전정복 1/2, 2/2를 보며 더욱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열심히 공부한 [다크 나이트]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리뷰는 감상을 돕기 위한 리뷰가 아니며, 스포일러가 대단히 많습니다.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께선 이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1. 영화의 기본은 하드웨어의 대결이 아닌 소프트웨어의 대결

사용자 삽입 이미지

Chicken에서 져버린 배트맨: 소프트웨어 대결에서 완패


이 영화에서 주된 대결(?)을 펼치는 등장인물은 (물론) 배트맨과 조커입니다.
이 둘의 대결은 (비록 수많은 파괴폭파 그리고 폭력에도 불구하고) 정신력의 싸움이며, 의지의 충돌입니다.
따라서 계속 흔들리며 자신의 입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배트맨은 마음의 흔들림이 조금도 없는 조커에게 항상 지배당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18, 이거 내가 하는 게 맞긴 맞는 거야? 궁시렁궁시렁


배트맨의 편이 되어야 할 경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경찰은 고든 서장이 유일합니다.
(아래도 다 썩었는데, 서장이 되면 뭐합니까? 휴~)
경찰이 경찰, 판사, 검사 등을 배신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하비 덴트가 배트맨이라고 허위자백을 하자 경찰이 한다는 소리는 무려 "No more dead cops!"입니다.
이 말엔 경찰의 나약함(경찰도 사람이다. 살고잡다!!!)도 의미하지만, 책임을 전가(이는 다 배트맨 탓이닷!)하려는 의미가 더 강해보입니다.


2. 조커와 함께 배우는 손자병법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승패의 확률은 반반이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면 반드시 패한다.
- <손자병법> 모공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돈? 그까이꺼 대충~


전술했듯이, 조커는 돈에 전혀 얽매이지 않습니다. (배트맨처럼 말이죠)
저렴한 화약, 기름만 있으면 세상을 얼마든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믿고, 그 믿음을 수행하는 것이 조커입니다.

하지만, 배트맨은 영화 중반까지도 그 사실을 모릅니다. 즉, 자신과는 달리 조커가 이 짓을 하는 것은 돈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You are a garbage. You kill for money!"
라고 외쳐대는 모습을 보면 열심히 무술 연마를 하는 틈틈이 병법을 공부하지 않은 그의 불찰이 느껴집니다.

배트맨이 조커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으면 조금은 덜 힘들게 싸우지 않았을까요?


3. 조커는 배트맨의 또 다른 자아

조커는 배트맨과 비슷한 점이 많으며 조커는 배트맨을 보면서 상당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배트맨의 다른 면(other side)일 뿐이닷!


둘 다 얼굴을 가리고 있고, 보통사람보다는 뛰어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을 즐기며, 대중 속에 잘 융합되기 보다는 튀고, 남들이 자신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돈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유는 약간, 아주 약간 다릅니다만…)
이러한 동질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가 "You complete me!"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혼자 세상을 감청하고 있는 배선생


조커는 배트맨에게 "You complete me!"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 대사는 반대로 배트맨이 조커에 의해 어둠의 기사(Dark Knight)로서의 자아가 완성되는 것도 의미합니다.
(조커 덕분에 배트맨은 경찰과도 검찰과도 친하지 않은 독고다이로서의 입장을 확립하게 됩니다. 고마워, 조커)


4. 진짜 조커의 정체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조커의 정체는 알 수 없습니다.
잭 네이피어라고 정체를 규정한 팀 버튼의 배트맨과 달리 원작 만화에선 그 정체를 전혀 밝히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크 나이트]에서의 조커는 무섭습니다. 악당이라기 보다는 악마에 훨씬 가까운 모습을 보입니다.
그가 무서운 진짜 이유는 무시무시한 칼자국도, 뱀처럼 쩝쩝거리는 혀도 아니고, 바로 정체를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즉, 어디서 왔으며 누구인지도 알 수 없고, 어디로 갈 것인지(튈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머낫, 놀래라! 이케 쏘는 거 맞냐?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다름아닌 로켓포(RPG) 발사 장면입니다.
[람보], [코만도]나 [터미네이터] 등에서 터프하신 주인공분들께서 깔끔하게 발사하는 것과 달리, [다크 나이트]에서의 조커는 잘 쏠 줄도 모르는 듯합니다. (허둥대면서도 배트 텀블러를 정확하게 조집니다)
그런 예측불허함이 진정한 그의 무서움입니다.

영화에서 그의 상처에 대한 대사 "Wanna know how I got these scars?"를 통해 그의 유년기를 유추하는 글들을 봤는데, 거의 모든 말이 거짓인 그를 보면 그마저 거짓말이라고 보는 편이 합당합니다.
과거에 대한 어떤 기록도 없다는 고든의 말을 참고해보면 의외로 부유하고 안정적인 가정 출신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만약 수시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그런 변을 당했으면 오히려 관련된 자료가 있지 않을까요?

그의 거짓말의 황당하고 어이없는 장면 중 하나가 말로니 일당에게 접근하는 장면입니다.
수시때때로 칼을 들고 "Why so serious?"를 읊조리는 조커가 정작 말로니 일당에게 접근해서 한 얘기는 "제안을 seriously하게 받아들이면 연락하라"입니다. (어쩌라고!!!)

참고로, 조커의 얼굴에 난 칼자국은 글래스고 스마일이라 부르는 것으로, 보통 약간의 칼자국을 낸 뒤 비명을 지르게 만들어 자연히 찢어지게 만드는 것이랍니다.
더 상세한 내용은 Al Dente 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배우 토미 플래나간(Tommy Flanagan)은 영국 글래스고 출신으로 실제로 강도를 당해 글래스고 스마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5. 어쨌든, 잭 니콜슨의 조커와는 비교하지 말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교하지 말라니까! Why compare?


[다크 나이트]에서의 조커는 기원을 알 수 없는 범죄자라는 만화의 설정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만화와는 상당히 다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조커는 만화에서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故 히스 레저의 연기가 이 아우라를 제대로 표현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조커는 팀 버튼 버전의 [배트맨]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잭 니콜슨은 [배트맨]에서 조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만, 그의 조커에는 커다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기존 만화의 설정 즉, 기원을 알 수 없는 범죄자라는 설정이 근본부터 파괴되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근원을 보여줌으로써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죄자라는 무서움줄어들었다는 점은 이 조커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하나만 죽이면 배트맨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한편, [배트맨 비긴즈]에서도 나왔듯이, 웨인의 트라우마는 자신이 부모의 피살에 책임이 있으며, 복수를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트라우마를 해소하기 위해 박쥐 가면을 뒤집어 쓰고 밤에 동네방네 뛰어다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배트맨]에서는 부모를 죽인 범인(만화에서는 조 칠)이 바로 조커(잭 네이피어)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조커를 죽이게 됩니다. (구하려 했지만 못 구했다는 지극히 동화적인 설정은 패스~)
이로서 그는 트라우마를 벗게 됩니다. (즉, 해결 불가능한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것으로 설정을 바꿔버린 것이죠)
그런데, 그는 왜 계속 배트맨으로 활동할까요?

즉, [배트맨]의 조커의 문제는 배우 잭 니콜슨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의 구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팀 버튼은 성인용 잔혹동화에만 집중한 나머지 해결하지 못해야 하는 부분도 해결해버런 것입니다.
(역시 팀 버튼은 역시 동화에 어울리지, 배트맨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니콜슨 옹이 총 한자주로 다찌 떴다고? 난 맨몸이닷!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잭 니콜슨의 조커에 대한 오마주를 볼 수 있습니다.
배트 포드로 달려드는 배트맨에게 단신으로 맞서는 모습이 가장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물론, 기-다란 권총보다 훨씬 현실적인 방법으로 맞섭니다)


6. 전체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

초반에 조커는 흑인 갱단의 두목을 죽인 다음에 남은 부하들에게 재미있는 짓을 합니다.
당구 큐대를 하나 주면서 살아남은 한 명만 조직원으로 뽑아준다고 싸움을 시키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내분을 통한 파멸이라는 영화의 방향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후반에 조커가 이루려는 결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하비 덴트입니다.
하비 덴트는 조커에 비해 비중은 낮은 편입니다. 사실 조커가 하비를 투페이스로 만드니 비중만으로 따지면 조커에 비할 바가 아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지만, 이 양반이 없으면 나사가 빠진다는 거…


하지만, 투페이스는 조커가 이루려고 하는 궁극의 경지를 보여줍니다.
즉, 투페이스 하비가 없으면 조커가 하는 짓은 그저 혼란을 추구하는 미친 짓에 불과한 것입니다.
전반부에서 큐대 서바이벌로 조커가 하려는 방향을 제시했다면, 후반부에는 투페이스를 통해 조커가 이루려는 경지를 보여줍니다.


7. 영화 제작 과정에서의 실화를 그대로 대본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가지가 돌아가는 최초의 배트맨… ㅋ


[배트맨]부터 [배트맨 비긴즈]에 이르는 5편의 배트맨 영화에서 배트맨은 배트맨 수트를 입고 목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싸운 배트맨 옹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를 촬영하면서 목이 돌아가는 수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얘기를 영화에서 해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배우 모건 프리만 옆에 살짝 끼워져있는 진관희


또, 홍콩 스타 진관희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거의 다 잘려나가서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만도 힘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바로 다음 장면에서 루스우스 폭스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회사와 거래할 수 없다"는 대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진관희가 올해 초 그러니까 영화 촬영 막바지 쯤에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뭔가 연관이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8. 다른 영화의 흔적들

a. [CSI]

처음 만화 <배트맨>이 연재되었던 잡지는 무려 'Detective Comics'입니다.
게다가 <배트맨>은 변형 탐정물 장르로 시작되었습니다.

[다크 나이트]를 보면 벽에 박힌 총알을 조사하는 장면이 상당히 [CSI]스럽게 나옵니다.
이 부분은 물론 초창기 만화를 제대로 계승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 들어간 장면입니다.


b. [007] 특히, [골드핑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걸 알프레드 혼자서 만들었다고?


원작 만화에도, 팀 버튼 계열에도 등장하지 않는 루시우스 폭스가 등장하는 것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집사 혼자서 특수장비를 몽땅 만들고 고친다는 설정은 어색합니다)
그런데, 폭스의 캐릭터는 여러모로 [007] 영화의 Q를 연상시키며 특히, 처음으로 Q가 본드와 말다툼을 하는 [골드핑거]를 여러모로 염두에 둔 느낌을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식당? 그까이꺼 대충~


그래서인지 식당에서 하비 및 레이첼과 만나는 장면에서의 "이 식당 내 거요"는 [골드핑거]에서의 대사를 거의 그대로 사용합니다.
물론, 제임스 본드가 그 대사를 했던 것이 아니라 느낌은 완전히 다릅니다만…

이 외에도 [스파이더맨3]에서 악당(?)들의 등장 시간을 고르게 분배한 나머지 어느 한 쪽도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는데, [다크 나이트]에서는 시간 분배를 적절하게 함으로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있습니다.

한편,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 사이에 놀란-베일-케인 트리오가 찍은 또 한 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프레스티지]인데, 여기서 베일의 극중 이름은 무려 알프레드입니다.
(암만 봐도 장난으로 찍은 영화 같다능~)


9. 고급스러운 유머들

초기 007 영화들에선 상당히 고급스러운 유머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영화의 긴장감을 완화시켜주는 이 유머들은 곧 본드의 클리셰가 되었습니다만... 최근의 007 영화에서의 유머는 전과 같지 못합니다.
오히려 원초적이기만 한 저질 조크로 품격만 떨어뜨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신은 우리 부서가 없었으면 진작에 죽었을 겁니다 - [007 살인면허]


하지만, 이 영화 [다크 나이트]에선 [위기일발]의 농담을 연상하게 하는 강렬한 유머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물론, 이 유머들은 상당히 어둡고 긴장감 넘치는 영화의 분위기를 상당히 부드럽게 해줍니다.

또한, 일부 유머러스한 장면들은 이면에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어 많은 사색거리를 던져줍니다.

예를 들면, 마지막 부분에서 브루스 웨인이 "때론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Sometimes, truth isn't good enough)"고 말할 때 나오는 장면은 알프레드가 편지를 태우는 장면인데, 정작 웨인은 진실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긴장감이 넘치는 마지막에서 살짝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면서도 배트맨이 추구하는 가치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게 하는 장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배트 텀블러에서 배트 포드가 분리되어 나갈 때 주차되어있는 차들을 파괴하며 나가는 장면을 보면 어린이 2 명이 차 안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데, 사실 이 장면은 배트맨이 부수는 차 안에도 사람이 타고 있을 지 모른다는 것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이 장면은 웃음 뒤에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10. 진정으로 나와야 할 영웅은 바로 사람들

많은 관객들이 감동 내지는 충격을 느낀 장면이 바로 배 두 척이 폭파되느냐 마느냐 하는 장면입니다.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사실 이 장면에서 조커가 설치한 폭탄이 서로 상대방 배를 폭파시키는 것인지 또는 자기 배를 폭파시키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느쪽이 되었든지, 집단적인 혼란을 야기시키려는 조커의 작전을 무너뜨린 것은 배트맨도, 고담의 마지막 양심 경찰 고든 반장도 또 White Knight 하비 덴트 검사도 아닌 보통사람들죄수들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아주 커다란 메시지를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조커와 같은 왕또라이가 세상을 흔들어놓을 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이 또라이를 잡을 수 있는 거대한 힘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노력이란 것입니다.

정치인이 나라 말아먹는다고 욕하기 전에 정치인을 뽑을 때 신경써서 뽑아서 나라를 못 말아먹도록 해야 하듯이 말이죠.


11. 아이러니들

[다크 나이트]에는 대놓고 아이러니한 설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정의를 지키려는 배트맨은 검은 가면을 쓰는데 반해, 은행을 터는 조커 일당은 흰 가면을 쓴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의 조커는 흰 가면 아래 또 흰 분장을 하고 있고 말이죠.
(게다가 배트맨은 밤에 악당을 잡으러 다니는데, 정작 조커는 백주 대낮에 은행을 털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편, 배트맨은 [배트맨 비긴즈]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도둑질, 쌈박질 등의 사회적으로 나쁜 짓을 합니다.
하지만, 배트맨이 절대 넘지 않으려고 하는 선이 바로 '살인'입니다.
(한편, 알프레드는 넘지 않아야 할 선을 '악당들을 몰아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배트맨은 결국 한 사람을 죽이게 되는데 그는 White Knight 하비 덴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장군님의 글을 본 뒤에 Dark Knight Prologue를 다시 보면서 확인한 내용을 추가합니다)
하비 덴트가 배트맨이라고 거짓증언을 하고 호송되어가는데, 커다란 트럭 한 대가 불타서 길을 막고 있습니다.
이 트럭은 다름아닌 소방차입니다.
소방차가 불타면 불은 누가 끄는가? (Quis custodiet ipsos custodes? / Who will guard the guards?)라는 뜻으로 삽입된 장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Quis custodiet ipsos custodes? (Who will guard the guards?)


12. 옥에 티

a. 하비 덴트를 실은 호송트럭 - 아이맥스에서 발견

하비가 배트맨이라 거짓자백을 하고서 경찰 트럭에 실려 호송되는 장면을 보면 조커는 소방차에 불을 질러 호송트럭의 노선을 바꿉니다.
그런데, 불타는 소방차의 위쪽을 보면 호송트럭이 가야할 길엔 이미 수많은 차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


b. 죽은 경찰 수의 미스테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부터 Dark Knight… 경찰이 뒤를 쫓을 것이고…


감동의 마지막 장면 즉, "Dark Knight"가 될 것을 결심하게 되는 배트맨과 고든의 대화에서 고든은 (하비 덴트가) 5명을 죽였고, 그 중 2명은 경찰이라고 얘기합니다.
"Five dead, two of them are cops."
그런데, 하비 덴트가 직접 죽이거나 죽음에 관여된 사람은 아래의 7명입니다.

경찰병원에서 경찰 2명 (죽는 경찰은 1명만 나오지만, 그 경찰은 다른 경찰이 연락두절이 되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조커가 연락두절된 경찰을 살려둘 이유는 없습니다)
술집에서 비번이라 째는 경찰 1명
말로니말로니 기사
여형사 라미레즈 (죽는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일단 계산)
하비 덴트

하지만, 이 대화에서 고든이 얘기한 5명은 하비 덴트가 죽인 사람의 수를 얘기하는 것이므로 하비 덴트 본인은 빼야 하므로, 죽은 사람은 총 6명인데, 어떻게 계산해도 경찰 2명+민간인 3명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옥에 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면, 고든 청장에게 물어봐야겠죠. ^^;;;



Either you die a hero, or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

Because he's the hero Gotham deserves, but not the one it needs right now... and so we'll hunt him, because he can take it. Because he's not a hero. He's a silent guardian, a watchful protector... a dark knight.


덧. 충격님의 블로그: 다크 나이트 - 포스트 911 시대의 거대한 윤리담론을 보면 엄청난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분은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덴트의 동전에 찍힌 연도까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