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5일 화요일

제임스 본드는 실존인물이다

007 Die Another Day에서 차용한 전작의 이미지들 #1이라는 글을 포스팅하자 도아님께서 "제임스 본드는 실존인물이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이라는 댓글을 다셨습니다.

그러고보니, 제임스 본드가 실존인물이라는 얘기는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특히, 제임스 본드 영화의 팬들 사이에서야 다 아는 얘기일 뿐이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씁니다.




1989년, (그러고보니 벌써 19년 전이군요) 신문에서 특이한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제임스 본드 사망
'아니, 무슨 007 두번산다의 한 장면도 아니고, 이게 뭐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네. 정말 제임스 본드라는 분이 돌아가셨다는 기사가 맞았습니다.
(뉴욕 타임즈에서 유사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제임스 본드라는 분은 1900년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신 미국의 대표적인 조류학자였습니다.
이분이 1936년에 캐리비안 해의 새들에 대해서 연구한 결과를 서인도제도의 새들(Birds of the West Indies)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현재도 인쇄 및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책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인도제도의 새들의 여러 판본들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를 창조한 작가인 이언 플레밍은 1953년 카지노 로얄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집필할 때 틈틈이 새를 관찰하곤 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자메이카에 있는 그의 별장 골든 아이(Golden Eye)입니다)
이 때 참고삼아 보던 책이 바로 그 유명한 서인도제도의 새들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카지노 로얄의 주인공 이름을 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가 원하는 이름은 로맨틱하지 않고, 앵글로 색슨의 느낌이 나면서 남성적이고 동시에 평범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다 자기가 보던 책의 작가 이름을 보면서 필이 꽂혔습니다. "바로 이 이름이야!"
즉각 그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고, (실제) 제임스 본드의 부인에게 남편의 이름을 사용하겠다는 편지를 썼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일을 계기로 이언 플레밍과 제임스 본드는 알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후 살인번호위기일발이 대흥행을 하게 되고 제임스 본드가 이언 플레밍을 만나러 자메이카로 오는 과정에 엉뚱한 해프닝이 발생합니다.

세관 직원들이 그의 여권을 보니 이름이 제임스 본드인 것입니다.
(게다가 그곳은 이언 플레밍이 머물고 있는 자메이카입니다)
한바탕 소동을 겪고 나서야 세관직원들도 사정을 알게 되고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공항을 지나가는데 여권에 루크 스카이워커오비완 케노비라고 적혀있으면 세관 직원들이 그냥 놔두겠습니까? ^^;;;

사용자 삽입 이미지

James Bond와 Ian Fleming






이언 플레밍과 제임스 본드 또는 (캐릭터) 제임스 본드의 모델이 되었다는 패트릭 딜-조브에 대한 얘기들은 아래 사이트를 보시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1. DVD Prime의 김정대 님의 글 : <007 골드핑거 U.E> / Shaken, Not Stirred
2. Wikipedia : James Bond (ornithologist)
3. 폴라곰님의 블로그 : 제임스 본드의 원류를 찾아서 - 패트릭 딜-조브(Patrick Dalzel-Job)



댓글 4개:

  1. 예의상(?) 저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단 생각은 해왔는데요...

    이상하게 땡기진 않는다는...ㅋ

    웬 새...

    제임스 본드란 '히어로'가 탄생하기 전까진 저 이름이 평범했을지 몰라도...

    요샌 '본드'란 이름만 봐도 눈길이 갑니다...^^;

    답글삭제
  2. @吳공본드 - 2008/03/26 09:22
    저는 전혀 땡기지 않더군요. 표지만 좀 모았을 뿐이구요... 쿨럭

    웬 새...

    답글삭제
  3. 반갑습니다. 재미있는 글들이 많군요.

    션 코네리에게 과속딱지를 뗀 경관 이름이 제임스 본드라는 얘기도 있죠.

    답글삭제
  4. @marlowe - 2008/07/15 16:36
    재미있는 농담이군요.

    종종 뵙겠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