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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3일 화요일

크리스토퍼 놀란, 007 감독 희망!


크리스토퍼 놀란 님께서 007 영화를 감독하고 싶으시단다!
Entertainment Weekly, MI6 등의 보도에 따르면 놀란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007 영화를 감독하고 싶단 얘길 했단다.

이 얘기를 듣고 쾌재를 불렀다. 놀란과 007 이라니!!!

지금의 007 영화가 어떤 상태인가.
[카지노 로열]에서 리얼리티 세상으로 돌아왔다가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어설픈 판타지 세상으로 가버렸다.
([퀀텀 오브 솔러스]를 종종 리얼 계열로 얘기하는데, 절대 아니다. 싸움질 판타지 계열이다. [람보], [코만도] 처럼)

즉, 지금의 [007]은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경계에서 영화를 좌지우지하는 놀란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상태인 거다.

또한, 놀란이 보여준 능력 중 최강은 "원작을 코드를 제대로 읽어 재해석"하는 능력이다. [배트맨 비긴즈]를 보라!

게다가, 놀란은 EON의 제작진이 그렇게도 원하던 영국 출신이 아닌가!

놀란 감독 님 제발 그 생각 끝까지 밀어붙여주삼. 비록 MGM이 다 죽어가는 상태지만…
놀란 표 [007]이 나오면 일단 극장에선 5번은 달리겠삼!!!


덧. 어젯 밤 유선에서 [미션 임파서블 3]를 하는 걸 보고 [007] 차기작은 쌍제이가 감독해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놀란이라면… 양보 가능하다!

2009년 9월 7일 월요일

다니엘 크레이그 얘기대로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러스]를 연속 감상

As the first ever direct sequel in the series, Daniel Craig has commented: "We felt we needed to tie up the loose ends from Casino Royale (2006) and make sure people realize we are back making Bond movies. For me it's about creating something that is going to stand alone but if you put the two films together, you're going to have an incredible experience because you will see one continuous story."

시리즈 중 최초로 전편에서 바로 연결되는 속편으로 구성된 이번 편에 대해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카지노 로얄(2006)]의 애매한 결말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으며, 관객들도 우리가 전통적인 본드 영화를 찍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독립된 한 편의 영화이긴 하지만, 두 편을 이어서 보신다면 굉장한 경험이 될 겁니다. 왜냐하면 둘은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한 편이니까요."



일부 블로그에서도 심심찮게 제기되는 얘기가 [퀀텀 오브 솔러스]를 [카지노 로얄]과 함께 보면 이 영화가 엄청나게 재미있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다.
이 얘기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영화의 홍보를 위해서 한 얘기인데, 이 말이 정말 맞는지를 직접 확인해봤다.

둘 다 DVD가 마르고 닳을 만큼은 봤지만, 그래도 꾹 참고 한 번씩 더 봐줬다. 그것도 연속해서...


1. 정말로 둘은 연속되는 영화인가?

나름 연속되는 내용으로 찍긴 했지만, 크레이그가 말한 굉장한 경험(incredible experience)은 결코 될 수 없다.

당장 오프닝에 등장하는 차를 보자.
전작에서 MI6에서 지급한 본드의 차인 Aston Martin DBS는 분명히 대파되었고, MI6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 직후의 장면이라는데 본드는 다시 DBS를 타고 추격전을 벌인다.
차라리 미스터 화이트의 재규어를 타고 튀었으면 약간은 새로운 경험이라도 되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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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 Corporation, Columbia Pictures Industries. All rights reserved


또, 배신자인 미첼이 최근 5년간 M의 경호원(personal bodyguard)라고 나온다.
하지만, 전작에서 M이 그렇게나 외국을 돌아다녔어도 얼굴을 보인 적이 없다.
(실은 미첼 역의 글렌 포스터는 스턴트맨으로 [카지노 로얄], [퀀텀 오브 솔러스] 모두 스턴트맨으로도 참가했음)
차라리 전작에서 비서 비슷하게 나왔다가 없어져버린 Villers가 배신하는 걸로 나왔으면 연속되는 느낌을 받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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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배신하는 건 어떤가?


더 심각한 것은 본드 캐릭터가 꽤 다르다는 거.
베스퍼가 죽어서 그렇다는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과격해졌다.

[카지노 로얄]에서의 본드의 캐릭터는 과격이 아니라 터프다.
드미트리오스 죽이는 장면, 독에 중독되었다 해독되었을 때 포커판으로 돌아가는 장면과 같은 "터프함"은 없다.
하지만,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의 본드는 그냥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인다. 그냥 과격일 뿐이다.



2. 마크 포스터 감독이 둘을 연속된 한 편으로 구상한 것은 맞는가?

적어도 마크 포스터가 촬영한 장면들은 전작과의 연계를 충분히 고려했다.

우선 전작과 수미쌍관의 구조를 이루는 장면들이 눈에 띈다.
앞부분에 의자를 질질 끌고오는 장면은 [카로] 마지막 고문씬의 의자와 대칭을 이룬다.

ⓒ UA Corporation, Columbia Pictures Industries. All rights reserved


또, 마지막에 총 들고 "앉아!" 하는 부분은 전작 첫 장면에서 드라이든을 제거하는 장면과 대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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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건 배럴 시퀀스가 마지막에 들어감으로써 [카지노 로얄] 오프닝의 화장실 배럴씬과 큰따옴표를 치게 구성했다.
마치, "자, 이제까지 제임스 본드의 007 되기를 보신 겁니다."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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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보면 제임스 본드는 드디어 마음의 정리를 하고 전통적인 제임스 본드가 되었다.
드디어 그는 그린도, 유세프도 죽이지 않게 되었다. 죽일 필요가 없으니까.



3. 그럼 잘 만든 영화인가?

결코 아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마크 포스터 표 007과 댄 브래들리표 007이 완전히 따로 논다는 것이다.
(오프닝부터 댄의 작품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전작과 댄이 따로 놀고, 댄과 마크도 따로 노는 것임)

우선 전체적으로 보면 본드의 감정선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가 사막 호텔 다찌마리가 끝나면서 갑자기 안정적이 되어버린다. 그냥 심플하게 댄은 불안정한 천방지축 본드, 마크는 안정된 본드다.

또한 둘이 처음부터 작당하고 다른 영화를 찍었다는 듯이 한 쪽에서 발생시킨 문제를 다른 쪽에서 해결하지 않는다.
예컨데, 댄의 본드가 갑자기 요원을 하나 죽여 문제가 되었는데, 마크의 본드는 이걸 해결하지를 않는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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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 Corporation, Columbia Pictures Industries. All rights reserved

얘 어떻게 할 거냐구. 너희 요원이라면서...


이 문제는 영화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퀀텀의 조직에 대해 관객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없고, 본드는 조직을 붕괴시키지도 않았다. 그린의 부하들을 이용해서 댐을 부술 계획이니 어쩌니하는 소리를 하는데, 전작의 애매한 결말(loose end)과 다를 것이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크레이그는 이 영화가 "전작의 애매한 결말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tie up loose ends)"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건 아예 수습한 게 없다. 생각해보면 전작에선 죽일 사람은 다 죽였다. 조직의 정체를 몰라서 문제였지.
(개인적으로 이 부분 때문에 퀀텀 3부작 설을 약간이나마 기대함. 적어도 프리 타이틀 액션에서 댐이라도 하나 부숴줬으면...)

이러니 이 영화는 감상할수록 몰입에 방해되는 요소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4. 게다가 플롯이나 구성의 헛점이 너무 많음

  • 앞에 언급했지만, 본드가 Aston Martin DBS를 타는 부분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참고로, 본드의 개인 차는 Aston Martin DB5 64년식 및 2007 Mk IV Ford Mondeo임)

  • 배신자인 미첼은 M의 보디가드를 5년동안이나 했다. 그런데, 퀀텀은 MI6가 자신들의 정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 실컷 카밀을 따라다니고 보트 체이싱도 벌이며 카밀의 목숨을 구해줬는데 정작 보트에서 내린 다음엔 얼굴도 모르는 부두 근로자에게 카밀을 넘기는 본드. 그럴 거면 아예 처음부터 관심을 주지 말던가!

  • 베스퍼가 갖고있던 머리카락을 이용해서 DNA 검사를 했다고 하는데, (센티멘탈하기도 하지!) 너무 우스꽝스런 설정임.

    제작자들이 CSI를 좀 보긴 한 것 같은데, 제대로 안 봤나보다. 머리카락엔 DNA 조직이 없다.
    DNA는 모근에만 있는데, 영화에선 정확히 a lock of his hair라고 했으며, 이건 결코 모근을 가리키는 표현이 아니다.


전에부터 한번쯤 하려고 생각하던 연속감상인데, 막상 하고 보니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더 든다.
역시 속편은 아무나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다크 나이트]나 봐야겠다.

※ 본 포스트에 사용된 스틸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에 귀속됨을 알립니다.

2009년 7월 5일 일요일

게으르게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속편들: [007 QoS]와 [트랜스포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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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개봉된 [카지노 로얄]은 그 전까지, 정확히는 [네버다이(1997)]부터 [어나더데이(2002)]까지의 3편간 곪아와서 이젠 사망 직전에 이르렀던 007 시리즈를 부활시킨 수작이었다.

그 전까지 5년간 007 영화 3편에서 보여준 어이없는 모습의 틀을 완전히 깨뜨리고, 터프하고 강인한, 새로운 제임스 본드의 모습과 함께 액션과 드라마를 적절히 배합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강한 모습은 원작 소설이나 초기 007 영화로 회귀한 것이다)

이 영화는 이후 블루레이로 출시되어 블루레이 vs HDDVD의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블루레이 진영의 킬러 타이틀로 군림하면서 이후 블루레이 진영의 승리에 일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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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인 2007년 개봉된 [트랜스포머]는 만화로만 존재하던 세상을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담아낸 수작이었다.
CG의 한계... 아니, 어디까지가 CG이고, 어디까지가 실사인지 구분이 안 가는 수준의 그래픽과 단순하지만 명쾌한 플롯을 통해 깔끔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카지노 로얄] 이후 블루레이 진영의 킬러 타이틀로 군림하다 이후 블루레이 진영의 승리의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의 속편들은 이런 장점을 전혀 유지하지 못하고, 엉성한 구성만을 보여주었다.


1. 전작들의 극히 일부만 지루하게 반복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는 전작들에서의 능글능글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영화는 강한 생명력을 얻게되었다.

그런데,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전작 [카지노 로얄]에서 보여준 모습 중 쌈박질하는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았다.
원래 보여줘야 할 짧고 간결하게 살인을 해치우는 모습이나 강한 정신력 따윈 없다. 그저 쌈박질일 뿐이다.
너무 쌈박질만 많이 해서 캐릭터의 생명력이 사라져버렸다. 게다가 이젠 불필요한 살인까지 한다.

[트랜스포머]에서 보여준 모습은 화려한 CG뿐만이 아니었다.
오토봇과 디셉티콘 종족의 소개 장면을 충실히 배치하고, 이들과 인간과 교감하는 장면들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서 CG로 만들어낸 외계 종족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

그런데, [트랜스포머2]에서는 이 중 화려한 CG 외엔 보여주는 것이 없다.
오히려 트랜스포머들이 너무 많이 등장함으로서 캐릭터의 생명력마저 사라져버렸다.



2. 밋밋하기 그지 없는 구성

[카지노 로얄]에서 보여준 치밀한 구성과는 달리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단순무식한 구성만 보여준다.
초반에 적의 정체를 알려주고, 본드는 함정에 빠지고, 이후 아무런 구성 없이 주구장창 쌈박질만 한다.
안 돌아다니는 나라가 없는 것 같지만, 비주얼을 위한 것일 뿐 종로 한 복판에서 진행된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구성인 거다.

[트랜스포머2] 역시 비슷하다. 전작에서 보여준 짜임새 있는 구성과는 달리 초반에 갈등구조 및 악당을 다 보여준다.
그리고는 이후 별 구성 없이 CG를 이용한 쌈박질만 보여준다.
역시, 이집트까지 가면서 싸워대지만, 비주얼을 위한 것일 뿐이다.



3. 어설픈 마무리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는 온갖 고초를 겪고, 발생한 일들을 마무리한 끝에 모든 것을  배후에서 지휘한 화이트를 찾아낸다.
그리고, (본드 답게) 가볍게 총 한 방 날리고 끝(?)낸다.

하지만, [퀀텀 오브 솔러스]에선 엄청난 일들이 벌어진다.
본드는 명령불복종 외에도 동료 요원을 살해했다는 누명도 쓰고 있다.(누명을 쓰게 된 과정 자체도 석연치 않다)
내부에 적이 침투한지 수년이 지났으니 누가 적인지도 알 수 있다.(M을 죽이지 않았는데, M도 퀀텀의 일원일까?)
하지만, 엔딩 장면을 보면 그렇게 벌여놓은 일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지나가버린다.

[트랜스포머2] 역시 마찬가지다.
디셉티콘은 아예 트랜스포머라는 종족에 대해 전세계로 방송해버린다.
또, 우리의 샘 윗위키는 CIA, FBI 등 정보기관 전체에서 쫓겨다닌다.
NEST라고 별거 있나? 레녹스 소령은 대통령 보좌관에게 명령권을 뺏기고 명찰을 뜯기는 수모도 당한다.
(베이 감독은 공화당을 지지한다는데, 이 부분의 센스는 좀 천박해보인다)
하지만, 역시 엔딩 장면을 보면 이 많은 일들은 다 그냥 넘어가버린다.



4.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한 물량공세

[퀀텀 오브 솔러스]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는 [카지노 로얄]은 소풍가는 수준이었다는 얘기를 했다.
([카지노 로얄] 서플 DVD를 보면 얼마나 고생하면서 촬영하는지 나온다)
하지만, 액션의 물량공세는 지켜야할 선을 넘어버렸다.
007 영화 중 가장 짧은 러닝타임인 106분을 기록한 이 영화는 액션만 너무 많아 드라마라는 것이 없다.
제이슨 본 시리즈에서 멋진 액션과 스턴트를 보여준 댄 브래들리의 장면들은 빈약한 드라마 덕분에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

[트랜스포머2]는 긴 상영시간 대부분을 CG 액션에만 할애했다.
역시 물량공세가 적정수준을 넘어선 나머지 드라마란 것이 없다.
게다가 [더록], [나쁜 녀석들] 등 베이 감독 이전의 작품에서 상징처럼 보여주던 자로 잰 듯하면서 동시에 긴박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장면도 나오지 않아 허무하기까지 하다. 무려 자동차 변신 로봇 영화에서 말이다...


두 영화 모두 이후의 속편이 계획되어 있다.
부디, 성공한 전작들의 성공 비결을 잘 생각해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 본 포스트에 사용된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및 Paramount Home Entertainment에 귀속됨을 알립니다.

2009년 6월 19일 금요일

BOND23(007영화 23편)의 제작이 슬슬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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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I never left."



이제 슬슬 EON 프로덕션에서 차기 007 영화(가제: BOND23)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작가 계약 이나 악당역의 배우 관련 루머이라 신뢰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준비가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영국의 각종 매체에 올라온 007 관련 소식(루머?)들을 정리했다.

[퀀텀 오브 솔러스] 같은 앞뒤 없는 영화보다 [카지노 로열] 같은 균형잡힌 영화가 나오길 기대한다.


1. 배경의 일부는 아프가니스탄?

가디언 지('09.6.9)에 따르면 007 영화의 작가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 기술적 조언을 구했다고 함.

하지만, 이 때가 작가들이 계약하기 전의 시점인데다, 아직 작가들은 계약만 하고 다른 작품을 집필중인 것을 고려하면 루머에 가까울 것 같음.


2. 작가 계약

PR Newswire('09.6.12)에 따르면 BOND23의 작가는 피터 모간, 닐 퍼비스 및 로버트 웨이드의 3명임.

특히, 닐과 로버트는 [카지노 로열]과 [퀀텀 오브 솔러스]의 대본을 쓴 경험이 있어 007 영화 다운 대본을 기대함.
그런데, 두 사람은 현재 [브라질리안 잡]([이탈리안 잡]의 속편)의 대본을 쓰고 있어, 앞의 아프가니스탄 설이 루머로 그칠 가능성이 높음.


3. 악당은 블로펠드?

가디언 지('09.6.16)에 마이클 쉰이 블로펠드 역을 맡을 것이라는 기사가 올라왔음.

하지만, 블로펠드라고 하면 EON 프로덕션은 지긋지긋할 것이니 블로펠드 설은 루머일 가능성이 99.8%.
(마이클 쉰이 다른 악당 역을 맡을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는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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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3일 토요일

[카지노 로얄] vs [퀀텀 오브 솔러스] 이미지 구축 성공과 실패

오랜만에 적어보는 007 포스팅이군요.

1. [카지노 로얄]

[골든아이]와 [카지노 로얄]을 연출한 마틴 캠벨은 영리한 감독입니다.
주인공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거든요.

You shot him in the leg, you stole his car, you took his girl.

[골든아이]에서 주코프스키에 대해 CIA 요원 잭 웨이드와 대화하는 장면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You shot him in the leg, you stole his car, you took his girl.
(냉전 당시에) 자네가 그의 다리를 쏘았고, 차를 훔쳤으며, 여자를 뺏았단거군.

이 대사의 의미는 이런 겁니다.
제임스 본드는 옛날엔 무척 터프하고 나쁜 놈이었는데, 지금은 속으로 감추고 착한 척 한다는 거죠.

터프한 모습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피어스 브로스넌을 은근 터프해보이도록 슬쩍 띄워주는 대사인 겁니다.


11년 뒤에 그는 [카지노 로얄]을 감독하면서 이 "나쁜 놈" 캐릭터를 실제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선 제임스 본드는 아직은 무척 터프하고 나쁜 놈이니까요.
다시 말해 이 드미트리오스라는 캐릭터는 주코프스키의 오마주인 것입니다.
(세상에나, 자기가 만든 작품을 오마주하다니...)

하지만, 이 장면은 워낙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어 오마주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고 그럴싸하게 표현되었습니다.

그와 포커를 치기 전에 바에서 술을 주문하는 장면에서도 이 "나쁜 놈" 캐릭터는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저기... 제 술... 쿨럭... / 뭐야 십라~

본드는 자기가 주문한 술이 아니라 먼저 앉아있던 손님에게 나온 술을 들고 가버립니다.
"Guten Abend!"라고 독일어로 인사하면서 말이죠.



2. [퀀텀 오브 솔러스]

그런데, [퀀텀 오브 솔러스]에선 캐릭터를 이렇게 강렬하게 표현하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액션 장면이 총 8번 등장하는데, 이 중 이런 식으로 성격을 보여주는 액션 시퀀스딱 한 번입니다.
바로 르네 마티스를 죽게만든 경찰청장을 쏘는 장면입니다.

You and I have a mutual friend!

이 장면은 이 영화 전체에서 유일하게 본드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액션 시퀀스입니다.
(이외엔 캐릭터를 보여주면 액션이 없고, 액션 장면에선 캐릭터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는 스토리와 플롯마저도 희생하면서까지 (무자비한 복수의 화신에서 냉정한 스파이로 변해가는)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만을 염두에 둔 영화라는 것입니다.
(플롯을 무시한채 본드만을 보면, 초반에는 아무나 닥치는대로 죽여가다가 후반에 가면 생사여부를 고민하고, 죽일 놈만 죽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심경을 표현해주는 드라마와 액션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아, 본드의 성격이 어떻게 변해갔는가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진행되다 혼을 빼버리는 것은 바로 이 장면입니다.

두둥~ (응?)

이 장면에서 감독이 뭘 생각했는지를 정확하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오~ 슬픔의 퀀텀이여..." 정도의 느낌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solace  [미] [sɑ́ləs] [영] [sɔl-]

  • 명사

    1. U 위안, 위로 (⇒ comfort 유의어)
      find[take] solace in …을 위안으로 삼다
    2. [a ~] 위안이 되는 것 《to》

어쩌면, 마지막 장면에서 제목이 등장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헤드샷을 날렸던 어떤 영화 한 편을 따라한 것 같기도 한데...

그 어떤 영화 보기...


그런 임팩트 따윈 찾아볼 수 없고, 허무한 느낌에 앞서, "저 제목이 무슨 뜻일까?"하는 멍때리는 생각이 드는 것은 뭔지...



2008년 12월 2일 화요일

"007 퀀텀 연작"은 2부작으로 끝날 것인가?

[퀀텀 오브 솔러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본드는 베스퍼가 준 알제리 연인의 매듭을 버립니다.


이 장면은 제임스 본드가 베스퍼에 대한 짐을 덜어내고 스파이 제임스 본드가 되었다는 의미로 들어간 장면입니다. 즉, 이 장면으로 보면 "퀀텀 연작"은 2부작으로 끝낸단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장면 직후에 건배럴 씬이 나온다는 점으로 차기작은 기존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더욱 가까운 모습이 될 것이란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퀀텀 연작은 3부작 또는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1. 중요 캐릭터가 다 돌아오지 않았음


우선, 원작 소설의 캐릭터인 필릭스 라이터빌 태너는 돌아왔는데, 또 다른 중요 캐릭터인 머니페니Q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캐릭터들이 돌아와야 기존 시리즈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터와 태너가 한 편당 한 명씩 소개되었단 점을 생각하면 머니페니와 Q도 비슷한 패턴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퀀텀은 이제 이름만 알 뿐임

또한, 퀀텀이란 조직은 이제 이름이 겨우 나왔을 뿐이며 관객들이 알고 있는 것은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진짜 실체를 알기도 힘들단 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퀀텀이란 조직을 궤멸시키기 전까진 "퀀텀 연작"이 끝난 것일 수 없습니다.


게다가 본드는 조직을 이용해서 댐부터 파괴시키겠다고 하는 등 "파괴"할 것이 많을 것을 암시했습니다.


3. 크레이그의 본드는 최소한 3편은 더 나올 것임

또 다른 측면에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5편의 출연을 계약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2편으로 퀀텀이라는 조직을 등장시켰으니, 마치 션 코너리의 본드가 스펙터와 계속 싸웠듯이, 크레이그의 본드가 퀀텀과 계속 싸우는 구조로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막 [퀀텀 오브 솔러스]가 공개된 시점에서 차기작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저로서는 차기작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발견한 전작의 흔적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7장면의 오마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니 좀 더 많은 장면들이 들어있더군요.

이런 대규모의 오마주는 [어나더데이] 외엔 없었습니다.
([어나더데이]는 이전의 모든 작품을 오마주했는데, 오히려 패러디의 수준입니다)
즉, 일종의 상징으로 삽입된 장면들이란 뜻입니다.

이 장면들은 아마도 이언 플레밍 출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오마주는 이제 그만 하면 좋겠군요.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1. 경마장면 : [뷰투어킬]


이 별 의미 없어보이는 경마장면은 [뷰투어킬]의 승마씬을 오마주한 것입니다.
배신한 요원과의 추격장면과 교차편집이 한편으로는 긴박감을 더해주지만 다른 한 편으로 어색하게 느꼈다면 정상입니다.


2. 얼굴을 발로 차 기절시킴 : [골드핑거]


[골드핑거]의 그 멋진 오프닝에서 본드는 경비원의 얼굴을 발로 차 기절시킵니다.
그 장면의 오마주입니다.


3. R. Stirling : [나를 사랑한 스파이]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본드가 스트롬버그의 기지에 초대받아 들어갈 때의 가명이 로버트 스털링(Robert Stirling)입니다.
명함에 쓰인 이름은 바로 그 이름입니다.


4. 보트 추격 : [위기일발], [죽느냐 사느냐]


[위기일발], [죽느냐 사느냐]에서 멋진 보트 추격장면이 나왔는데, 그 장면들의 오마주입니다.
스펙터클한 추격씬은 [죽느냐 사느냐]의 장면을 연상시키지만, 본드걸과 함께 도주하는 부분은 [위기일발]에 더 가까워보입니다.


5. 오페라장 눈동자 : [골든아이] 및 <유어아이즈온리> 초판 표지


오페라장의 커다란 눈동자는 [골든아이]를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 눈동자는 소설 <유어아이즈온리> 초판의 표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6. 오페라장 사진촬영 : [여왕폐하의 007]


오페라장에서 퀀텀 조직원들을 미니 카메라로 찍는 장면은 [여왕폐하의 007]에서 본드가 전세계에 퍼져있는 오메가 바이러스 아가씨들을 찍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7. 오페라장 액션 : [문레이커]


오페라장에서 다찌 떠서 누군가를 쓰러뜨리는 장면은 [문레이커]에서 드렉스의 팔푼이 킬러 창을 떨어뜨리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8. 격투 중 적을 떨어뜨리는 장면 : [나를 사랑한 스파이]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대표적으로 낭비된 캐릭터인 영국 정보부 비밀요원을 본드가 떨어뜨리는 장면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본드가 스트롬버그의 킬러(?) 찬도르를 죽이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장면입니다.


9. 명령 불복종 및 면허 정지 : [살인면허]


복귀명령에 불복종하고 여권과 카드를 정지당하는 장면은 당연히도 [살인면허]의 오마주입니다.
특히, 한국판 브로셔는 어이상실한 문구를 보여주었는데, "사상최초로 명령에 불복종한~"이란 문구가 들어있더군요.


10. My friends call me Dominic : [위기일발]


그린과 본드가 만났을 때 그린은 "My friends call me Dominic."이라 말합니다.
여기선 "나 도미닉이야, 도미닉."이라는 뜻에 가깝습니다만, 이 장면은 [위기일발]에서 본드와 타티아나가 인사하는 대사의 오마주입니다.
"My friends call me Tanya." / "Mine call me James Bond."


11. 수송기 조종 : [리빙데이라이트]


비무장 수송기를 조종하는 본드의 모습은 [리빙데이라이트]에서 나왔던 장면입니다.


12. 낙하산 탈출 : [문레이커]


비행기에서 두 사람이 떨어져 낙하산을 펼치는 모습은 유명한 [문레이커] 오프닝의 오마주입니다.


13. 사막에서 걸어오는 남녀 : [나를 사랑한 스파이]


본드와 본드걸이 검은 옷을 입고 사막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14. 필즈의 사망 : [골드핑거]


이 장면은 워낙 유명한 장면이죠. [골드핑거]에서 질 매스터슨이 온 몸에 금칠이 되어 사망한 장면의 오마주입니다.
하지만, 부검도 하지 않고 폐 속에 기름이 들어간 것을 알아낸 어이상실 티가 들어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15. 건물 내에서 추적을 따돌리는 장면: [어나더데이]


무한 패러디의 온상이었던 [어나더데이]에도 나름 독창적인 장면이 몇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쿠바의 병원에서 창을 슬쩍 넘어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추적을 따돌리는 장면은 그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16. 화재 건물, 도끼 듀얼 : [뷰투어킬]


엔딩 부근의 화재 건물 탈출이나 듀얼 씬에서 도끼를 꺼내는 장면은 모두 [뷰투어킬]의 오마주입니다.
하지만, [뷰투어킬]에선 무어 경께서 워낙 연로하셔서 힘이 없어보였고, [퀀텀 오브 솔러스]에선 그린의 카리스마 부족으로 힘이 없어보입니다. ㅡㅡ;;;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다시 쓰는 [퀀텀 오브 솔러스] 리뷰


[퀀텀 오브 솔러스]를 다시 한 번 봤습니다.
두번 보니 처음 봤을 때에 비해 플롯의 구조가 명확히 보이더군요.

이 영화에서 촛점을 두고 볼 대상은 다름아닌 제임스 본드 자신입니다.
이 영화는 제임스 본드의 성장 드라마입니다.

전편에서 사랑에 속고 친구에 울고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제임스 본드가 정상적인(?) 스파이로 거듭나는 과정이 영화의 주 플롯이며,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축소했습니다.

즉, 이 영화의 특징(또는 문제점)을 단적으로 말하면 스타일리쉬입니다.
문제는, 이 스타일리쉬를 위해 007 영화에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구성이 사라져버렸단 것입니다.

오히려 악당도 악당보단 악동에 가까운 모습이 되었고, 퀀텀이나 그린의 작전이 붕괴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덕분에 무엇보다 마무리가 엉성해져버렸습니다.

물론, 액션이 전반부에 집중된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한편으로는 EON에서 처음부터 명확하게 2부작인지 3부작인지 또는 영화의 목적이 뭔지 등을 제대로 정하지 않았단 인상도 듭니다.


1. 계속되는 클래식으로 귀환

[퀀텀 오브 솔러스]는 [카지노 로얄]에 이어 클래식으로 귀환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인번호]의 앞은 아니라는 선을 그으려 합니다.
(EON 프로덕션 제작 순서로서 뿐만 아니라 기존 작품 중에선 내용상으로도 최초의 007 영화입니다)

a. 발터 PPK

[살인번호]에서 본드는 발터 PPK로 교체하며, 이후 거의 007 영화에서 PPK를 사용하다 P99로 교체합니다.
그런데, [카지노 로얄] 프리타이틀 액션에서 본드가 P99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퀀텀 오브 솔러스]에선 오히려 PPK를 사용합니다.


PPK가 클래식 본드의 클리셰 중 하나란 점을 생각해보면 클래식으로 귀환은 하되, 굳이 [살인번호]의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만 따르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b. 정치적으로 중립이 아닌 007

또한, 정치에 휘말릴 일 없이, 악당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정치적 중립을 유지했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정치적 상황에 깊이 관여하고 휘말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점 역시 소설의 제임스 본드는 정치적으로 중립이기는 커녕 각국의 스파이 세계나 정부들과 얽혀있던 소설 속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 부분은 전작 [카지노 로얄]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클래식 007의 모습을 더욱 발전시킨 점이라 보여집니다.

제임스 본드의 진정한 최강의 적은 퀀텀이나 그린 플래닛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이란 핑계 하의 정부차원의 도덕 불감증이나 이권다툼이란 해석은 007의 캐릭터를 잘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수자원공사의 민영화 등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게 하는 장면도 있어 공감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c. 건배럴 씬

영화를 본 분들이 꽤 지적하신 것이 건배럴 씬이 촌스러워 보인단 점입니다.
사실 21편의 007 영화에서 건배럴 씬은 건배럴의 입체감이 더해지기도 하고, 흘러내리는 피의 색상도 바뀌는 등 변형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퀀텀 오브 솔러스]의 건배럴 씬은 오히려 1960년대 느낌이 나더군요.
이는 촬영기술이 떨어져서나 감각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의도적이 아닐까 합니다.


d. 복수의 귀환

소설 속에서의 제임스 본드는 복수에 목숨을 거는 편입니다.
<살인번호>의 스트렝웨이즈, <죽느냐사느냐>의 필릭스 라이터(상어에게 뜯김), <두번산다>의 아내 등 가능한 복수는 꼭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선 이 부분은 상당부분 희석되고 희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살인면허] 단 한편에서만 다뤘던 복수의 코드가 돌아왔습니다.
신출내기 00요원 제임스 본드의 가슴은 뜨거우며, 그는 잊지 않고 복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유어아이즈온리]에서 블로펠드를 대충 해치우는 모습과 비교되더군요)


2. 어쩔 수 없는 단점들

a. 마무리가 안 됨

영화의 주적인 그린에 대해서도, 그린의 배경으로 밝혀지는 퀀텀에 대해서도, 본드는 변변히 하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그린과 듀얼을 뜨기는 하지만, 그 듀얼이 어디 제대로 된 듀얼이기나 하냐 말이죠...


또한, 전작인 [카지노 로얄]과 함께 [퀀텀 오브 솔러스]는 007의 성격이 형성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는 영화들입니다.
하지만, 본드가 여자에 대해 시니컬하지만 냉소적인 모습을 갖게되는 여운을 남긴 전작과 달리, 복수의 화신이 되고, 냉정함을 되찾는 과정의 마무리가 빠져버려 여운을 찾기 어려운 영화가 되었습니다.


b. 도미닉 그린의 카리스마가 전무함

그린의 하는 짓은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가 하는 짓과 비슷합니다.
조커가 무서운 것 중 하나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배트맨을 적으로 돌리게 만들어 배트맨을 고립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커는 남들을 조종하는 것과 별도로 카리스마 좔좔 이었는데, 그린은 도통 카리스마라곤 없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그린과의 듀얼은 더욱 와닿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린의 똘마니 바가지 머리가 어이상실로 제거되는 바람에 더욱 없어보입니다.


c. 이젠 슬슬 퇴직하셔야 할 것 같은 M

[카지노 로얄]에서 가장 어이가 없던 것이 모든 배우를 교체했는데, 정작 M을 교체하지 않았단 점입니다.
결국 M 역을 맡은 주디 덴치 여사는 [퀀텀 오브 솔러스]에선 74세의 고령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나이라 그런지 의외로 연기도 약해보이고 카리스마도 없어보입니다.
(재떨이 던지는 장면에서 건강이 걱정되시더군요…)
[골든아이]에서 칼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61세의 M은 이제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조 버나드 리의 경우 [살인번호] 때에 54세였고, 마지막 작품인 [문레이커] 때엔 71세였습니다.)


d. 아무리 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 화재 건물 탈출씬

이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이 장면은 [뷰투어킬] 시청씬 오마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건물 탈출씬은 다른 액션장면에 비해 긴박감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중간에 벌어지는 그린과의 듀얼은 그린의 바닥 수준의 카리스마와 함께 마지막에 힘을 빼버리는 원인입니다.


3. 그 외의 사실들

a. 다니엘 크레이그는 총 5편의 007 영화를 계약함

다니엘 크레이그가 차기작에 대해 알 수 없단 얘기를 했다고 교체를 걱정(또는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크레이그는 총 5편에 대해 계약을 했기 때문에 EON에서 제작을 하지 않는 이상 교체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참고로, 티모시 달튼은 원래 87~93년의 6년간 4편을 계약했지만, 여러 이유로 제작이 지연되며 2편밖에 못 찍은 것입니다.
이젠 그 때와 같은 법정소송은 발생할 리가 없으므로 달튼과 같은 전철을 밟을 리는 없습니다.

b. 호텔 로비에 있던 여직원은 찰리 채플린의 손녀 키에라 채플린임

c. 제작 노트에 의하면 필즈 요원의 풀 네임은 스트로베리 필즈(딸기밭)임



d. 그린의 부하에게 준 본드의 명함에 적힌 이름은 R.Stirling임

이 이름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본드의 가명으로 사용되었던 로버트 스털링(Robert Stirling)을 연상하게 합니다


e. 엔딩의 사막 액션은 최초 알프스를 배경으로 기획되었음

[여왕폐하의 007]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 아이디어가 기각되었는데, 사막 한가운데 있는 생뚱맞은 호텔보다 훨씬 나았을 것 같습니다. ㅠ.ㅠ

f. 소설에서 제목을 따오긴 했지만, 제임스 본드를 제외한 소설 <퀀텀 오브 솔러스>의 어떠한 설정, 등장인물, 장소 등 단 하나도 쓰이지 않음

g. 2008년은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태어난지 100주년되는 해임 (1908년 5월 28일 생)

h. 제임스 본드는 총 11명의 악당을 살해했는데, 전체적 평균 수준(편당 10.5명)임
    참고로 [카지노 로얄]에선 10명을 살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