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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0일 수요일

[수퍼맨 리턴즈]는 어떤 영화의 속편일까?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맨: 더 무비]를 The Classic이라고 부르며 신봉해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제작한 속편이다.
그는 [엑스멘 3]를 뒤로 미루면서까지 이 영화를 선택했다. (결국 그 영화는 브랫 래트너가 감독을 맡아 막장의 세계로...)
영화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한 흑자를 기록했으며, 싱어는 차기작을 [맨 오브 스틸]이란 제목으로 제작하겠다고 했으나, 막장 워너는 과감한(?) 리부트를 선택하며 싱어의 수퍼맨은 물건너 가버렸다.

전작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수퍼맨 리턴즈]의 오프닝


난 [수퍼맨 리턴즈]를 무척 좋아한다.

전작들([수퍼맨: 더 무비], [수퍼맨2: 도너 컷])의 코드를 제대로 살렸다는 점도 좋았고, 몇몇 대사를 적절히 재사용함으로써 전작들과의 연계성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도 좋았다.

렉스 루더가 크립토나이트를 들고 "Mind over muscle"이라고 중얼대는 모습이나, 수퍼맨이 항공기 사고를 막은 뒤 "Statistically speaking, of course, it's still the safest way to travel."이라고 얘기하는 장면들에서 전작들이 생각나며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정확히 어떤 영화의 속편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리즈의 흑역사인 [수퍼맨3], [수퍼맨4]의 속편은 아님. 그 두 편에서 연결되는 장면은 전혀 없음)

일단, 수퍼맨 영화들에서 중요한 단서들이 어떻게 되었는가를 보자.


1. [수퍼맨: 더 무비]

사람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로 그 장면


- 고독의 요새: (당연히) 처음 소개되고, 수퍼맨을 제외하곤 아무도 오지 않음. 물론 멀쩡함
- 로이스 레인: 호감을 갖고 아는 사이. 당연히 둘은 숙면을 취하진 않음


2. [수퍼맨2: 레스터 컷]

전작인 [수퍼맨: 더 무비]보다도 없어보이는 이 광경은 뭐냐...


- 고독의 요새: 렉스 루더가 사용법을 익힘, 조드 일당과 여기서 싸우지만, 요새 자체는 크게 파괴되지 않음.
- 로이스 레인: 수퍼맨이 초능력을 잃은 상태로 숙면을 취함. 영화 마지막에 키스 한 방에 기억을 잃음(뭥미?).


3. [수퍼맨2: 리처드 도너 컷]

그렇다! 수퍼맨 시리즈의 오프닝은 이래야 하는 것이다!


- 고독의 요새: 수퍼맨이 초능력을 포기했다 되찾는 과정에서 조엘의 의식은 없어짐. 마지막에 수퍼맨이 파괴함.
  (리처드 도너의 의도는 [수퍼맨2]를 통해 고독의 요새를 없애는 것임)

고독의 요새를 파괴하는 장면. 이 장면을 보면 도너의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음.


- 로이스 레인: 수퍼맨이 초능력을 잃기 전에 숙면을 취함.

※ 하지만, 모든 일이 끝난 뒤 수퍼맨이 시공간을 거꾸로 올라가서 모든 일이 리부트되어 조드 일당이 해방되기 전으로 감.





그럼, 이 단서들을 따라가며 어떤 영화의 속편인지 생각해보자.


1. 고독의 요새

[수퍼맨 리턴즈]에서 렉스 루더는 고독의 요새를 존재를 이미 알고 있으며, 이 요새를 찾아낸 루더는 조엘의 영상에게 고독의 요새에 대한 모든 지식을 얻는다.
따라서, 이 영화는 [수퍼맨: 더 무비]나 [수퍼맨2: 리처드 도너 컷]의 속편이 될 수 없다.

오로지 [수퍼맨2: 레스터 컷]의 속편만 될 수 있는 것이다.



2. 로이스 레인과의 숙면

로이스 레인과 수퍼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제이슨은 초인의 능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수퍼맨: 더 무비]나 [수퍼맨2: 레스터 컷]의 속편이 될 수 없다.
레스터 컷에서 초능력을 잃은 다음에 숙면을 취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면 일반인이어야 한다.

오로지 [수퍼맨2: 리처드 도너 컷]의 속편만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몸은 보통사람이라도 정자는 초인의 정자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클라크 켄트는 초인일까 아닐까?



사실, 이런 모호함이 생긴 이유는 바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리처드 도너 감독의 코드를 제대로 심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수퍼맨 집안의 부자관계, 고독의 요새의 파괴 등을 모두 담는 과정에서 약간 모호한 점이 생겨버린 것이다.

물론, 덕분에 (사소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수퍼맨 리턴즈]는 리처드 도너의 의도를 거의 대부분 담을 수 있었다.


덧.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고독의 요새의 무력화였다.
요새가 파괴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루더가 모든 크리스탈을 훔쳐가기 때문에 이 요새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 장면은 [수퍼맨2: 리처드 도너 컷]에서 수퍼맨이 고독의 요새를 파괴하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2008년 12월 10일 수요일

케이트 보스워스가 수퍼맨이라고?


[수퍼맨 리턴즈] 케이스를 보다보니 재미있는 오타가 있더군요.

<유주얼 서스펙트>, <X맨>, <X맨 2>의 감독 브라이언 싱어에 의해 좀 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탄생한 수퍼맨(케이트 보스워스)

브랜던 루스 지못미…
이게 무슨 [수퍼걸 리턴즈]도 아니고…


2008년 11월 3일 월요일

아이들에게 갈치를 발라주다 느낀 소회

You will see my life through your eyes,
As your life is seen by mine.
The son becomes the father,
and, the father becomes the son.

내가 내 눈으로 너의 삶을 보듯이,
너는 네 눈으로 나의 삶을 볼 것이다.
(그리하여)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된다.

[수퍼맨], [수퍼맨2]: 도너컷, [수퍼맨 리턴즈]



장모님 생신이라 처가에 갔습니다.

갈치 반찬이 나와서 애들을 옆에 앉히고 갈치 몸통을 발라서 먹여주고 지느러미쪽 고기를 먹는데, 문득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다섯 살이었던 저는 갈치를 발라주시던 아버지께 이런 질문(?)을 드렸더랍니다.

"아빠. 아빤 왜 옆에 붙은 것만 드세요?"
"애비는 이게 더 맛있다. 허허허"

그러던 제가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제가 애들에게 갈치를 발라주고 있더군요.
이젠 제가 그런 얘기를 애들에게 할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덧. 워너에서는 [수퍼맨 리턴즈]의 부자관계 설정을 재부팅한다고 합니다.
[수퍼맨], [수퍼맨2]: 도너컷, [수퍼맨 리턴즈]를 보면서 부자관계에 대해 남다른 감동을 느꼈던 저로선 수퍼맨은 [수퍼맨 리턴즈]와 함께 돌아왔지만, 이후 다신 볼 수 없었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진정 [수퍼맨] 차기작은 막장으로 치닫는가?

DVD Prime에서 워너 브라더즈의 공식 발표를 보니 [수퍼맨] 시리즈를 리부팅할 것이라 합니다.
브라이언 싱어의 [맨 오브 스틸]을 기대하는 저에겐 상당히 충격적인 발표라 생각됩니다.
(흥행성적을 떠나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맨]와 [수퍼맨2]에서 계승해야 할 내용을 적절히 계승한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보도자료에 의하면 새로운 [수퍼맨]은 [다크 나이트]만큼 어두운 영화가 될 것이라 합니다.

[수퍼맨]과 [배트맨]은 (비록 DC의 양대산맥으로서 같은(?) 뉴욕시를 지키는 수퍼 히어로이지만) 사실은 지구에서 크립톤 행성만큼이나 다른 캐릭터인데, 워너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휴~


1. [수퍼맨 리턴즈]는 제대로 구성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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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리턴즈]는 흥행면에서는 간신히 적자만 면했습니다. (제작비 2.7억$, 미국 수익 2억$, 전세계 수익 3.9억$)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영화의 구성을 보면 전작에서 계승해야 할 코드를 제대로 계승한 영화입니다.
([수퍼맨3], [수퍼맨4]와 같은) 이상한 수퍼악당배제하고, 인간 옆에서 인간을 위해 고뇌하는 모습이나, 부자관계에 대한 고찰 등을  제대로 계승한 영화입니다.

사실, 흥행 실패의 요인은 액션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퍼맨이 19년이라는 너무 오랜 세월만에 돌아왔다는 점이었습니다.[footnote]단적으로, 제가 [수퍼맨2]를 극장에서 봤을 땐 초등학생 때였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 영화를 보는 시각도 엄청나게 달라졌고 말이죠.[/footnote]

게다가, 순정품 전작인 [수퍼맨], [수퍼맨2]는 (팀 버튼의 [배트맨]과는 달리) 원작을 코드를 제대로 읽어낸 훌륭한 영화들이었고, 브라이언 싱어는 이 두 편을 계승한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또, 도너는 수퍼맨이 지구에 와서 인간과 싸우는 내용([수퍼맨])에 이어 초인들과 1:3으로 맞짱뜨는 터프한 내용([수퍼맨2])으로  구성[footnote]공식적으로 [수퍼맨2]의 감독은 리차드 레스터인데, 리차드 도너는 [수퍼맨2]의 상당 분량을 촬영한 상태에서 교체됩니다. [수퍼맨2]의 어이상실 코미디 장면들은 죄다 리차드 레스터 컷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퍼맨2]는 도너컷을 의미합니다.[/footnote]했으며, 이 구성은 아주 적절했는데, 이 구성도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즉,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맨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는(리턴했다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할 일은 다 한 영화인 것입니다.


2. 수퍼맨은 어두운 영화가 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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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은 밝은, 그것도 상당히 밝은 캐릭터입니다.

수퍼맨은 (배트맨처럼) 어두운 세상에서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가 아닙니다.
백주 대낮에 주로 활동하고, 낮에 주로 사람들을 구합니다. (밤에는 쫄쫄이를 입고 데이트를 주로 합니다)

철학적인 고민 따위는 아기 시절 온라인 영재교육을 통해 마스터했고, 그가 하는 고민은 좀 더 신적인 영역입니다.

신적인 영역이란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수퍼맨]에서 여친을 구할 것인가 세계를 구할 것인가 하는 장면인데, 결국 그는 둘 모두를 구해냅니다.

이 부분은 배트맨과 극단적으로 비교가 되는데, 배트맨어두울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는 인간이며, 인간은 능력의 한계에 따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신도 선택은 합니다만)

그런데, 굳이 배트맨을 따라가겠다니요...


3. [다크 나이트]가 미칠 듯한 흥행성적을 보여주는 것은 어둡기 때문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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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는 엄청난 흥행작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전미 흥행수익이 4.8억$이며,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6억$의 [타이타닉]까지 돌파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흥행한 이유는 단지 어둡기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둡기로라면 [배트맨 리턴즈]가 더 어둡고 암울했습니다.[footnote][배트맨]은 전미 2.5억$, 전세계 4.1억$의 수익을 거뒀지만, [배트맨 리턴즈]는 전미 1.6억$, 전세계 2.6억$의 수익에 그쳤습니다.[/footnote]

문제는 얼마냐 어두운가가 아니라 원작을 코드를 얼마나 잘 읽어내냐는 것입니다.
팀 버튼 계열의 배트맨은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린 것과는 무관하게 원작의 코드는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이 가진 해결이 불가능한 트라우마를 해결해버린 어이 상실 판단은 역시 동화 전문 감독이라 가능한 것입니다)

[다크 나이트]는 원작 만화의 코드를 읽어내어 구체화하는 것에 있어 사상 유래없는 완벽한 수준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특유의 빈틈 없는 구성력이 덧붙여져 무시무시한 결과물이 나온 것입니다.

다시 말 해 ([다크 나이트]처럼) 어두운 것은 수퍼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작의 코드를 제대로 읽어낸 작품들을 버리고 어둡게 만들 것이라뇨...

설마 이런 줄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크립톤 행성의 과학자 조 엘은 대규모의 실험을 하고 있었다.
조 엘의 아들 칼 엘은 조 엘의 경쟁자인 x박사를 자극하게 되고, x는 칼 엘을 죽이고 실험장비를 폭파시킨다.
결국 이 폭파는 행성 전체의 폭파로 연계되며, 조 엘, x를 포함한 행성의 모든 사람이 죽게되나, 칼 엘은 탈출하여 지구로 온다.

칼 엘은 (부모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만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지구의 평화를 위해 싸운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엔 언제나 어두움이 도사리고 있는데...


4. 리부팅이 실패한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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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기사에도 나와있듯이, 워너에서 염두에 두는 리부팅은 이안루이스 리테리어의 [헐크] 쪽입니다.
마냥 쌈박질에만 포커스를 맞춘 이안의 [헐크]에 비해 성공적인 리부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헐크]의 리부팅은 사실 순수한 리부팅이 아니라 (상당히 성공적이었던) TV 판으로의 회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수퍼맨]은 아주 훌륭하고 설득력있는 '비긴즈'를 이미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긴즈'를 지워버리겠다는 선택은 절망적이기까지합니다.

게다가, [배트맨 비긴즈]나 [카지노 로얄]과 같은 성공적인 리부팅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니발 라이징]과 같은 어이 상실 리부팅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려는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제 생각엔 드라마의 구성능력이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포함해서 [수퍼맨] 시리즈를 정상궤도로 올릴 수 있는 감독으로 브라이언 싱어의 대안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워너의 방식으로 간다면 싱어가 [수퍼맨 리턴즈]의 차기작을 감독할 가능성은 없어보입니다.
(브라이언 싱어는 도너의 [수퍼맨]을 클래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의 팬입니다)

[수퍼맨2]의 극장판이 어설프게 나온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작자의 불필요한 개입이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것같아 불안합니다.

설마... 그 어두울 것이라는 차기작품에 이런 분들이 등장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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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7일 일요일

[다크나이트]의 주인공 '조커'에 대한 단상

1. 현실적 수퍼히어로물의 시작


[X-멘],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 수많은 수퍼히어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수퍼히어로를 영화화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제대로 만든 최초의 영화는 역시 리차드 도너의 [수퍼맨](1978)입니다.

이 영화에서 비로소 수퍼맨이라는 수퍼 히어로는 만화 속에 나오는 상상 속의 수퍼맨이 아니라 우리 옆에서 우리와 함께 있으며 우리와 함께 고민하고, 번민하고 때로는 분노하는 현실 속의 수퍼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막장이 되어버린 [수퍼맨3], [수퍼맨4]에 대해 더더욱 실망을 넘어 분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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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시리즈의 감독들… (막장 제외)


2. [수퍼맨] 전부터 있었던 현실적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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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도너 아저씨는 수퍼 히어로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기 전에 이미 악마를 먼저 현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네. 그 유명한 [오멘](1976)입니다.

이 영화에서 비로소 악마가 인간을 지배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사람을 조종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거나, 가끔 초자연적 장면들이 나와서 오히려 현실감을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데미안이 초자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합리적 설명이 가능합니다)


3. 진정으로 현실적인 악마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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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에서의 조커는 ([배트맨]에서의 대배우 잭 니콜슨의 조커와도 다르게) 지극히 현실적인 악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트맨]에서의 조커는 지독한 악인임에는 분명하지만, 악마는 아닙니다)

조커는 사람들을 조종하고 이간질함으로써, 분열되고 파멸되도록 한 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며 즐깁니다.
영화에서 이 과정은 대단히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는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정신병자니까요)

튼튼한 육체 그리고, 막강한 장비를 갖추고 있는 배트맨이라도 이러한 내면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그의 공격 방식은 내면을 파괴하여 파멸시키는 것이니까요. (북두의권?)

이런 과정을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좋은 대본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또한 진정으로 악마로밖에 보이지 않던 훌륭한 배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4. 악마의 귀천

하지만, 이제 이 악마를 이젠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배우는 사망하여 우리 곁에 없기 때문입니다.
악마가 데려간 것이 아닐까요? 너무나 악마랑 비슷했거나… 혹은 악마를 뛰어넘어섰기 때문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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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 In Peace : Heath Ledger




아래는 유튜브에 올라온 히스 레저 추모 비디오들입니다.









2008년 2월 1일 금요일

슈퍼맨 (수퍼맨 아님) 망토 2개 득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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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항 CGV에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봤습니다.

처음엔 마눌님과 조카만 가고, 전 애들을 보기로 했다가 갑자기 계획을 바꿔 다 가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극장 앞에서…

CGV에서 인터넷 예매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기념 망토(헥헥… 이하 슈퍼맨 망토)를 추첨해서 준다고 하던데, 처음 계획에는 마눌님과 조카만 가기로 했기 때문에 2장만 인터넷 예매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에 저도 합류했기 때문에 저는 따로 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표를 발급받아보니 인터넷 예매한 마눌님은 물론, 따로 표를 끊은 저도 슈퍼맨 망토에 당첨된 겁니다.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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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뵷~


영화를 보면 관악산 이소룡이 노란 추리닝을 입고 등장하는데, 마침 딸아이는 이소룡 추리닝을 입고 극장에 갔더랍니다.
(BASIC HOUSE에서 산 건데, 정말로 상품명이 이소룡 추리닝입니다 ^^;;;)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황정민 희화 장면 줄였으면…

개인적으로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다소 꺼리는 편입니다.
장애인을 희화하는 장면들이 곧잘 등장하는데, 그런 장면들이 전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앞부분의 황정민 씨를 희화하는 장면이 좀 적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문제들을 다뤄서 정신이 없는데, 거기에 장애인 희화 장면까지 우겨넣으니 좀 답답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가 우리보다 좀 더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 내용상 그는 분명히 장애인입니다.)


2. 어쨌거나 황정민 씨의 연기는 최고

영화의 내용이나 구성을 떠나서, 황정민 씨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눈빛의 변화는 마치 3명의 다른 배우가 황정민 씨를 연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인이 슈퍼맨임을 확신하는 동안의 눈빛은 정말 진지했습니다.


3. 하지만, 전지현 씨는 답답

그에 반해 전지현 씨의 연기는 좀 답답하더군요.
뭔가 털털한 연기를 하고 싶은데, 그다지 털털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장면은 청바지 광고의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사람이 실제로 뛸 때는 그렇게 상체를 많이 흔들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누군가를 쫓아가는 건데요.
뛸 때 상체를 그렇게 흔드는 것은 옷 광고 찍을 때밖에 없습니다)


4. 외래어/외국어 표기법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아주 싫어할 부분이 제목의 영어 발음입니다. (걔들은 지금 영어발음에 올인입니다)
Superman의 발음은 분명히 슈퍼맨보다는 수퍼맨에 가깝습니다.
(그가 어릴 때 이 영화를 본 것으로 되어있는데, 그 때는 슈퍼맨이라고 개봉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머리에 박혀 있는, 그리고 원조 수퍼맨의 힘을 뺏는 것은 Kryptonite입니다.
이것의 발음은 클립토나이트보다는 크립토나이트에 훨씬 가깝습니다.

수퍼맨의 팬을 자처하는 저로서는 약간 어색했습니다.

참, 중간에 전지현 씨가 전화로 수퍼맨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의도적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질감이 들었습니다.





이제 망토를 2개나 확보했으니, 하늘을 나는 방법만 익히면 되는군요.

망토와 망토지급대장 샷

덧1. 이 영화에는 예전 수퍼맨 영화(Superman : The Movie)와 관련된 장면과 대사가 종종 등장합니다.
      It's a Bird... It's a Plane... It's Superman 같은 대사 말이죠.

덧2. 마지막에 도시를 나는 장면이 CG로 펼쳐지는데, 너무 어색합니다.
      짧은 장면인데,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2007년 7월 6일 금요일

수퍼맨 리턴즈 조금만 더 재미있게 보기

수퍼맨 시리즈가 1987년 4편 "최강의 적"(The Quest for Peace)을 마지막으로 종결 아닌 종결이 되고, 수퍼맨 시리즈는 더 이상의 팬을 끌어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수퍼맨 영화를 잘 모르는 세대에게는 그저 유치한 판타지 물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수퍼맨 시리즈는 그렇게 단순한 판타지가 아닙니다.

초인 영웅의 활약과 고민 등을 최초로 제대로 표현한 영화였으며,
인간이 날 수 있다는 꿈과 환상을 심어준 첫번째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원 제작자(솔카인드 부자)의 잘못된 감독 교체(프로야구도 아니고 원...), 제작사 변경 등으로 말미암아 너무나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수퍼맨과 친부(조-엘)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도너 컷을 보면 수퍼맨은 고독의 요새를 파괴시키려고 했습니다.
Fortress of Solitude

아버지(조-엘)과 대화를 하며 지혜를 배울 수 없다면
고독의 요새는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니까요. (렉스 루더가 지식을 배우죠)
하지만, 극장판에서 말론 브란도가 나오는 장면을 "제작비"를 줄이고자 제거하는 바람에 고독의 요새는 파괴된 것은 아니면서, 3,4편에는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퍼맨과 친아버지의 관계는 고독의 요새가 있기 때문에 신비로우면서도 현실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의 2편에서는 친아버지로부터 독립하면서 이 고독을 요새를 파괴할 설정이었습니다.
(도너컷을 보면 고독의 요새를 파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즉, 수퍼맨과 친아버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고독의 요새인데, 고독의 요새가 어정쩡하게 등장하지 않게 되면서 부자관계도 어정쩡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남은 것입니다.



Brian Singer
시간은 흘러 수퍼맨 영화의 팬인 브라이언 싱어라는 젊은이에게 새로운 수퍼맨 시리즈의 감독직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브라이언 싱어는 유주얼 서스펙트로 잘 알려진 감독이고, 자신이 1, 2편의 제작 및 감독을 맡았던 X-Men 시리즈의 3편 감독을 마다하고 수퍼맨 감독직을 수락합니다.

브라이언 싱어는 수퍼맨 1편을 "클래식"이라고 부를 만큼 수퍼맨의 팬입니다.
입양아이자 성적 정체성의 혼란 경험해본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가 수퍼맨 차기 시리즈의 감독을 맡은 것입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목표는 당연히 원래의 시리즈 즉, 리차드 도너가 감독했던 1편과 2편의 3/4 분량에서 보여주던 오라(aura)를 보여주고 원래의 모습 즉, 클래식으로의 리턴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탄탄한 기반 없이는 아무리 재미있는 시리즈를 만들어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수퍼맨 리턴즈에서 그가 달성해야 할 장면은 무엇일까요?
네, 당연하게도 친부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와 동시에 리차드 도너가 표현했던 부자관계에 대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은...
  1. 고독의 요새를 없애서 친부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2. 숨겨진(?) 아들을 찾아서 부자관계의 또 다른 의미를 찾는다.

였습니다. 여기에 기존 시리즈의 숙적인 렉스 루더가 등장하면 기본 줄거리는 다 갖춰지는 것이죠.
시나리오 검토 작업에서 다른 강력한 악당들도 고려되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했으면 영화적 재미를 달성할 수는 있어도 수퍼맨의 기본을 정리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Supergirl?

Girl of Steel?

그러다보니 이 영화에서는 강력한 악당과의 싸움을 통해 보여주는 스펙터클은 보이지 않고, 기존 시리즈의 파워풀한 수퍼맨의 이미지 보다는 수퍼맨의 고뇌가 많이 느껴지고, 이에 따라 클라크 켄트의 얼굴에 수심이 드러나게 되었던 거죠.

하지만, 그가 다시 감독을 맡을 차기작 "Man of Steel"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도너가 원래 2편을 감독할 때 수퍼맨이 가혹하게 당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가 감독 교체로 그려내지 못했던 그 영상을 브라이언 싱어가 그려주리가 기대합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더 수퍼맨의 팬이니까요.

최근 브라이언 싱어가 감독할 차기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던데, 그는 반드시 수퍼맨 차기작을 감독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단지, 시간의 문제가 따를 뿐이겠죠.

2007년 7월 5일 목요일

영화 수퍼맨 시리즈의 간단한 정리

이제 Superman Returns를 개봉한 지도 1년이 지나갔고, 차기작에 대한 얘기도 부정적으로 들리고 있지만, 그래도 이 대단한 영화에 대해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938년에 제리 시겔(Jerry Siegel)과 조 슈스터(Joe Shuster)라는 두 명의 작가가 이 만화를 그린 이후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TV 시리즈로도 여러번 방영되었습니다.

연재/방영될 때마다 설정이 다소 바뀐다는 단점이 있어 전체적인 일관성을 정리하는 것은 수퍼맨 매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무리가 있고, 제 관심은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 시리즈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해 볼 것입니다.
수퍼맨 로고

수퍼맨의 영화 시리즈는 1-4편과 리턴즈를 포함해서 5편입니다.
하지만, 첫 편 [Superman: the Movie]의 감독이 부여한 의미와 느낌을 충실하게 반영한 것은 Superman Returns 한 편에 불과합니다..

1편의 제목은 [Superman]도, [Superman I]도 아닌, [Superman: the Movie] 즉, [영화 수퍼맨]입니다.


[Superman: The Movie]
[Superman: The Movie]의 감독은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리차드 도너입니다.
Richard Donner

이 아저씨 필모그래피가 장난이 아니죠.
[오멘], [레이디호크], [리쎌 웨폰 1-4], [구니스], [매버릭] 등등.
물론, [Superman]을 찍을 때는 수많은 TV 시리즈의 감독을 하다가 무시무시한 공포영화 [오멘]을 히트시킨 시점이었습니다.

도너는 [Superman]을 촬영기간 내내 verisimilitude(진짜 같은 허구)라는 단어를 붙여놓고 있었습니다. 즉, 만화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짜" Superman을 만들려고 한 것입니다.
요즘에는 일반적인 추세이지만, 당시에는 처음 있는 시도였습니다.
다시 말 해 [X-Man], [Spiderman], [Batman]의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초인들의 시초는 바로 도너가 그린 것이었습니다.

즉, 단순한 만화 주인공이었던 수퍼맨을 -비록 몇번의 영화화 / TV화 시도가 있었지만- 최초로 "영화"다운 영화로 그려낸 것이죠. 물론 그 결과는 수많은 관객들이 보고 느낀 바대로입니다. 단지 재미있는 영화만이 아닌 진지한 영화 수퍼맨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1편과 2편을 함께 촬영하던 중 제작자인 솔카인드 부자와의 충돌, 제작기간의 지연, 예산의 고갈(완벽주의를 위해 엄청나게 재촬영을 한 결과입니다) 등으로 인해 1편을 먼저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에 기술한 대로 1편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고, 평론가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즉, "수준 있는" 작품으로서 인정받게 되었고, "돈도 버는" 영화도 된 것입니다.


[Superman 2]
그런데, 앞에 기술한 문제들 때문에 솔카인드 부자는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Richard Lester

레스터... 왜 그랬어?


좀 더 정확하게는 도너가 2편을 촬영할 때 간섭받는 것이 싫어서 "전권"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 실질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만, 근본적인 원인은 앞에 기술한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솔카인드 부자와 도너 사이의 "메신저" 역을 담당하던 리차드 레스터가 새로운 감독으로 기용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레스터 감독은 만화를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수퍼맨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바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특기는 코미디 쪽이었습니다. (진지한 영웅 얘기와는 거리가 먼 것이죠)

원래 도너는 [수퍼맨 2]에서 수퍼맨이 "엄청나게 두들겨맞는" 영화로 촬영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그래서, 수퍼맨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을 셋이나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절반이상이나 촬영된 영화를 다 새로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기존에 찍힌 필름을 두고 추가해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존 진지하고 어두운 촬영분에 레스터식 코미디가 연결되어 분위기를 가늠할 수 없는 영화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때부터 수퍼맨 시리즈의 몰락은 예견된 것입니다.

2편에서는 좀 진지하거나 심각한 부분은 도너가 촬영한 것이고, 어설픈 장면은 레스터가 촬영한 것이라 보면 거의 맞습니다.
특히, 로이스 레인의 기억을 지우는 키스 장면은 정말 어이가 없죠.
수퍼맨이 무슨 바벨2세도 아니고...

수퍼맨 1-2편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장면은 수퍼맨이 보통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초인의 힘을 되찾는 부분입니다.
원래 도너가 촬영할 때는 수퍼맨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You will see my life through your eyes,
As your life is seen by mine.
The son becomes the father,
and, the father becomes the son.


내가 내 눈으로 너의 삶을 보듯이,
너는 네 눈으로 나의 삶을 볼 것이다.
(그리하여)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된다.
위 대사에서 특히 굵은 글씨로 쓴 부분이 대단히 강조되어 있었습니다.
이 대사를 비롯한 몇몇 대사들 덕분에 수퍼맨-아버지(조엘) 관계가 예수-하느님의 관계와 비교되기도 했던 것이죠.

그런데, 극장판에서는 수퍼맨의 어머니(라라)가 힘을 되찾게 해주는 것으로 어정쩡하게 나와있는데, 어떻게 힘을 되찾는지에 대해 적절한 설명도 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그다지 필요 없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힘을 잃지 않는 것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니까요...)


[Superman] 3? 4?

[Superman 3]은 리차드 레스터가 처음부터 제작을 한 영화입니다.
이에 따라 그 멋지던 오프닝은 사라지고 슬랩스틱 코미디가 나옵니다.
수도관이 터지면서 차에 갑자기 물이찰 때 왜 수퍼맨이 도와줘야 되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달려들어 문 짝 떼어내거나 유리 깨고 도와주면 되는 것을...

영화도 그다지 볼 내용도 없습니다. 컴퓨터랑 한 판 대결이 전부입니다.
설정은 거의 매트릭스인데, 천하의 수퍼맨이 빌빌거리는 모습 밖에는 볼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판권이 캐논사로 넘어간 뒤에 촬영된 4편은 정말이지
크리스토퍼 리브와 진 해크만이 아까운 영화일 뿐입니다.


[Superman2] The Richard Donner Cut

세월은 흘러흘러 2006년이 되었고, Superman 시리즈가 조만간 [Superman Returns]로 다시 시작될 시기에, 워너 브라더스와 리차드 도너는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도너가 촬영한 필름들도 대부분 남아있었고, (비록 폐기처분 직전이었지만) 기술의 발달로 복원 작업이 다소 수월해졌으며, 무엇보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소망이 있어, 도너가 원래 만들려고 했던 내용과 비슷한 편집본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Superman2 에서 망할 징조(?)가 보인 것이 좀 있습니다.

1. 2편 상영본의 절반 이상을 촬영한 감독을 교체함
2. 출연료를 아끼기 위해 말론 브란도가 출연한 장면을 빼버림
3. 음악을 거장 존 윌리엄스가 맡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켄 쏜이 맡음

수 개월의 자료 수집 과정을 통해, 폐기처분 직전의 촬영본, 촬영용 대본, 사운드 트랙, 스크린 테스트 영상 등을 수집한 도너와 마이클 쏘우(편집자)의 팀은 재촬영에 가까운 작업으로 처음에 도너가 의도했던 영화에 최대한 가까운 수퍼맨2를 공개하게 됩니다.

이것이 [Superman2] " The Richard Donner Cut"입니다. (도너컷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도너컷은 물론(!!) 완벽주의자 도너가 모든 작업을 주관하였으며, 말론 브란도의 장면이 다시 돌아와서 감동적이기까지한 원래의 의도를 살렸습니다.
수퍼맨이 보통사람에서 다시 초인이 되는 과정은 정말로 감동적입니다.


The son becomes the father,
and, the father becomes the son.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된다.
그리고, 위의 대사가 정말 정말 멋지게 나옵니다.

수퍼맨 3,4편의 유치뽕짝 코미디만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또는 수퍼맨은 애들이나 보는 어린이용 영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혼자서 보기에도 멋진 영화이고, 가족들이랑 함께 보기에도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DVD를 보시려면 [Superman 2] DVD나 Superman Ultimate Edition을 사시면 됩니다.
얼마 전에 DVD의 번역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몽땅 다시 번역했습니다.
저처럼 영화를 산 뒤에 다시 다운받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흐흐흐.



끝으로...

이제 비디오/사운드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해서 적당한 장비와 약간의 노가다(?)만 있으면
화려한 영상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사람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지
기술을 표현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기술의 발달로도 채울 수 없는 "아이디어"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멋진 아이디어와 완벽주의로 중무장된 영화는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