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7일 일요일

[다찌마와 리] 짧은 감상기


2000년에 인터넷을 통해 개봉된 [다찌마와 LEE]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희대의 화제작이었습니다.
서울 인근 지역 올 로케, 일백푸로 후시녹음 등을 주무기로 인터넷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 당시 연애중이던 마눌님과 극장이 아닌, PC방에 가서 봤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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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속편인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나왔습니다.
어느덧 영화계에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계신 류승완 감독, 임원희 씨, 류승범 씨가 돌아와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시사회로 봤으며, 주말에 (전작을 함께 봤던) 마눌님을 꼬셔 다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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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의 특징

 이 영화는 처음부터 웃기겠다고 작정을 한 영화입니다.
초반에 영화의 방향을 느낄 수 있어, 초반에 잘 웃으면 끝까지 잘 웃다 나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편, 전작이 짧은 러닝타임에 최대한 60-70년대 코드훌륭한 액션을 버무린 활극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60-70년대 코드를 활용한 첩보물만주 웨스턴 장르를 혼합한 뒤에 코믹 액션제대로 액션을 버무려놓은 영화입니다.


2. 영화의 장점

무리하지 않은 패러디 및 코믹 수준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재밌는 영화]가 패러디에 너무 목숨을 건 나머지 웃기지 못해도 패러디를 하는 장면들이 좀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패러디 및 웃음 코드를 삽입해서 ('웃기는'이 아니라) 억지로 웃어줘야 하는 장면이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또, 60-70년대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 현대 영화의 패러디인터넷 다운로드 영화의 코드까지 잘 섞어놓아 웃겠다고 마음먹은 관객들에겐 2시간동안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한편으로 대부분의 액션을 코믹액션으로 구성하고, 클라이막스만 정통 액션으로 구성한 것이 상당히 돋보입니다.
덕분에 정통 액션은 정말 잘 찍은 티가 확 납니다. 정두홍 감독의 스타일이 확 살면서 살과 뼈이 부딛히는 느낌이 확실이 옵니다.

※ 박시연 씨의 발음이 약간 새는 느낌이 있는데, 오히려 영화 전체의 컨셉과 잘 조화되어 오히려 자연스럽기까지 합니다.


3. 영화의 단점

영화의 특징과 장점들이 그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초반에 재대로 웃음 코드를 읽어내지 못한 관객들에겐 이 영화는 그야말로 2 시간의 뻘짓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60-70년대 코드와 현대 및 인터넷 영화의 코드 양쪽 모두에 큰 흥미가 없는 관객에겐 초반의 코드를 읽더라도 후반부가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마눌님께선 (전작을 아주 즐겁게 보셨음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엔 지루하기만 했다고 하시더군요.

패러디 영화의 특징상 내용을 제대로 리뷰하면 몽땅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단 핑계로 짧게 정리했습니다.
[다찌마와 리]가 마치 007 영화 같은 프랜차이즈로 발전하길 바래봅니다.


덧. 다들 아시다시피 류승완 감독이 몸담은 제작사는 "외유내강"입니다.
이 이름의 뜻은 남편은 유(류) 씨, 아내는 강 씨 라는 뜻이라는군요.
(류승완 감독의 아내는 강혜정 씨로 이 분이 외유내강의 대표입니다)

언제나 좋은 영화 만들어주시바랍니다!!


  

댓글 17개:

  1. 저도 좀... 웃기는 패턴이 파악되고 나니까 좀 심심하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오랜만에 신나게 웃고 봤어요. 아하하, 박시연은 저도 너무 어색해 보이던데... 그게 이 영화에는 아주 잘 어울려서 참 신기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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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방위에서 나왔습니다. 2번에 기었 →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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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 웰메이드 B급무비의 짜릿함
    6,70년대 한국영화의 촌스런 컨셉을 특징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다찌마와 Lee]의 극장판,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속)다찌마와 리])가 8년만에 돌아왔다. 과장된 제스쳐와 포복절도할 만한 대사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던 '다찌마와 리'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고 있을까? [다찌마와 Lee]이후 크게 눈에 띄는 행보없이 꾸준히 조연급의 배우로 성장한 임원희가 8년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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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까스뗄로 - 2008/08/18 09:23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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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페니웨이™ - 2008/08/18 09:35
    네. 고맙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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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60년대 한국 액션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재미를 느끼겠더군요.

    그래도 주성치 영화를 보고난 세대들에게는 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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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marlowe - 2008/08/18 12:22
    아무래도 30대 중반 이후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통할 것 같습니다만, (단편적으로) 저는 즐겁게 봤는데, 당장 마눌님만 해도 후반부는 지루하다는...

    전 [다찌마와 리]가 성공적인 프렌차이즈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약간 걱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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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도대체 어떤 영화일지 매우 궁금하기 따귀없군요. 저도 전작은 재밌게 봤지만 60년대의 액션물이 어떤지 모르게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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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okto - 2008/08/19 00:53
    60년대 영화를 많이 알고 본다기 보다는 '60년대 영화는 이런 것 같더라'고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엉터리 일본어/중국어를 어쩔 수 없이 쓰는 것부터 말이죠. ㅎㅎㅎ

    ('우리 쌀람 밥 먹었다해' 이런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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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60~70년대 영화의 코드만 제대로 이해한 관객들은 제대로 데굴데굴 구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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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르도르 - 2008/08/19 17:00
    저는 제대로 이해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릴때부터 가끔 봤던 느낌은 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두 번 보면서 모두 쓰러져 죽는 줄 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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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trackback from: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영화를 보기 전에 명심해야 한다. 진지하지 않겠노라. 따지지 않겠노라. 포스터와 예고편을 통해 충분히 접하고 극장에 들어섰기에 어느정도 마음가짐은 되어 있을 터. 초반만 잘 넘기면 된다. 넘기지 못하면 유치뽕짝의 오바액션 삼류가 되는 것이고, 영화가 진행되고자 하는 방향과 마음이 합치되면, 그 때부터 다른 영화에선 맛보지 못한 독특한 인물과 대사와 구성에 매료된다. 임원희는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은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얼굴과 음성의 양면적 매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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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나름 가능성을 본 작품이라 괜찮게 봤습니다.

    다음 시리즈가 나올지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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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w0rm9 - 2008/08/28 14:01
    저도 다음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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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trackback from: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
    0. 참 이상하다. 8월 한달은 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기였는데 어쩜 이 시기에 본 영화들은 하나같이 다 좋냐. ☞http://dachimawalee.tistory.com 1. 확실히 '코미디'와 '액션'은 궁합이 나쁘지 않다. 코드의 성질 자체가 불협화음을 내지 않는다. '코미디'에 '멜로'나 '신파적 감동' 코드가 엮이면 덜컹거리고 충돌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2. '오스틴 파워즈'시리즈를 보는 기분으로 봤다. 느낌이 비슷하다기 보다는 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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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개인적으로는 아라한 시리즈를 프랜차이즈화해서 계속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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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바구미 - 2008/09/08 04:00
    [아라한 장풍대작전] 역시 불필요하게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랜차이즈... 그렇군요. 그것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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