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3일 토요일

[다크 나이트] 오프닝에서 누가 누굴 죽였지?

영화 [다크 나이트]의 오프닝에서는 영화 전체의 주제가 배신과 혼란이란 것을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그런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이름도 나오지 않아 누가 누구인지도 모호하며, 누가 누굴 죽였는지도 헷갈리더군요.

그래서, 다크 나이트 프롤로그를 보면서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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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죽이거나 죽이려고 한 순서. 붙인 이름은 랜덤하게 떠오른대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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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신병 박일병

특기가 통신병으로 추정되는 박일병입니다.
레펠 침투에서 어둥지둥대는 모습을 보면 해병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신만 차단하고 돈만 나르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나름 순진한 악당입니다.
하지만, 통신만 차단하고 바로 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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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리의 십자눈깔

십자눈깔은 처음 차에서 히피가 조선생을 씹어댈 때 조선생의 몫을 걱정하던 의리파입니다.
또, 은행 입장(?)하면서 총도 제일 먼저 쏘고 소리도 자기가 다 지르는 등 터프한 일을 좀 해본 티도 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행장사마의 샷건에 원샷원킬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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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금고털이 송해병

통신병 박일병과 함께 레펠을 타고 건물로 침투하는데, 박일병과 달리 레펠을 좀 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주인공도 아니면서 이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제일 먼저 얼굴을 보입니다.

금고 문을 여는 나름의 중책을 띠고 있지만, 그 중책이 완료되자 마자 히피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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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히피

오프닝에 등장하는 강도 중 가장 머리만 좋아보이는 히피입니다.
다소 시니컬한 느낌이며, 십자눈깔이 조선생까지 수익의 1/6을 생각할 때 조선생을 씹느라 바쁩니다.

강도짓 따라하는 것 외엔 별 특기는 없어보이며, 자루에 돈 담는 것 외엔 하는 일도 없습니다.

나름 조커의 뻘짓을 눈치채긴 하지만, 불행히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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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종대형 김기사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줄 알았던 기대를 무너뜨린, 차에 돈만 싣고 죽어버린 김기사입니다.
(싸모님은 어디 가셨냐?)

자기가 히피를 치어놓고는 다른 강도들 행처를 묻는 것을 보면 무면허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듭니다.


오프닝을 보고있으면 조선생이 얼마나 이 과정을 완벽하게 통제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장면은 너무 과하게 완벽한 구성을 보입니다. (It's too good to be true)

1. 모든 강도는 한 명이 한 명을 죽이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의리의 십자눈깔은 행장사마가 사살할 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죽일 사람이 없습니다.

2. 조선생은 버스가 들어오는 시간은 물론 들이닥치는 위치를 1미터 이내의 오차 범위에서 알고 있습니다.
딱 자신은 안 피해도 되지만, 히피는 죽을 위치에서 기다립니다.

3. 버스가 나가는 타이밍에 행장사마와 말장난하는 시간이 계산되어 있습니다.
조선생은 행장사마를 (일부러 죽지 않을 상태로만) 총으로 쏘고서 은행을 텁니다.
작업이 끝난 후, 조선생은 그냥 가려고 했는데, 행장사마가 말을 시켜 입에다 최루탄 물리고 장난을 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장난을 다 하고 밖에 나가보면 같은 색의 스쿨버스들이 지나가고 있고, 조선생을 위한 자리를 딱 남겨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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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1. 모든것은 조커의 뜻대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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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페니웨이™ - 2008/08/23 10:08
    이래서 조커는 '악당'이 아니라 "악마"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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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 요렇게 해놓으니 보기 쉽고 좋네요~

    건물벽을 부순 버스치고는 약간 멀쩡해 보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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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재미있는 분석 잘 보았습니다. 저도 영화보면서 어쩜

    저렇게 딱딱 맞아 떨어질까 실제로도 가능할까 라는 의문

    부호를 떠올리면서 보았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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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okto - 2008/08/23 23:40
    그것두 일반 건물도 아니고 무려 "갱단의 돈을 보관하는 은행"인데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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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샴페인 - 2008/08/24 07:29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분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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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아직 안봤는데 궁금해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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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명이 - 2008/08/24 12:39
    꼭 극장 감상을 추천드립니다.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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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와아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군요. 이렇게 보니 재밌어요. 근데 결론은 역시 조슨생님 킹왕짱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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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까스뗄로 - 2008/08/26 00:13
    모든 것은 조선생님 뜻대로 이루어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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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금고털이의 달인 송해병은 초반에 죽기에 너무 아까운 인재임. 계속 살아있었으면 배트맨 때려 잡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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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Neis - 2008/08/27 19:26
    웰컴. 이렇게 답을 다 달아주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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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이 시퀀스만 갖고도 영화 한편이 나올 정도로 매력있는 구성이었습니다.

    같은 편끼리 서로 속고 속이는 은행강도 이야기야...이미 많은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그래도 놀란 감독이 만들면 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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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바구미 - 2008/09/08 04:02
    이 정도 구성 "쯤이야" 가볍게 사전공개해주는 놀란 감독님의 센스...

    (놀란 감독 스스로가 조커 맞다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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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전 다르게 생각합니다.



    1. 행장사마가 의리의 십자눈깔 사망시킨 건 돌발사항입니다.

    그러면 강도 1명이 다른 강도 1명을 죽이는 계획 자체가 불발이며

    행장사마의 총에 조커 자신이 맞을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조커는 히피를 속여서 행장사마의 총앞으로 가게 하죠. 그때 히피가 죽었을 수도 있고요.(팔에 맞기는 맞았지만)

    이것까지 계획으로 볼 수 없습니다. 원래 십자눈깔은 다른 강도를 죽이려 했던가 그랬는데 그게 뒤틀어졌고 그저 조커가 임기응변을 잘 했다 정도?



    2. 위치는 당연히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돈 쌓아놓은 곳으로 버스가 들이닥쳤거든요. 그리고 그 돈 쌓은 건 조커고, 히피랑 대화하면서 조커는 은근슬쩍 한 발자국씩 움직이는데 그럴때마다 히피도 같이 움직입니다. 조커가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히피를 차 들이닥칠 곳으로 유인한 거죠.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커는 시계를 한 번 슬쩍 보고 대화로 시간을 끕니다.



    3. 버스 나가는 타이밍을 꼭 딱딱 맞춰서 계산한 거라고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계산은 했겠지만 그걸 보고 행장사마랑 대화한 직후에 나가는 건 무리가 있을 겁니다. 조커가 버스 틈바구니 속에서 나갈 때 반대편 도로에서는 싸이렌 울리고 경찰차가 옵니다. 은행강도 신고한 사람이 없었다는 걸 봤을 때 경찰이 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는 거죠. 그리고 그 사이 조커는 빠져나가고. 대화직후에 어느 정도 공백을 가진 뒤 스쿨버스들이 오기까지 기다렸다가 나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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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ㅇㅇ - 2008/10/20 02:59
    긴 답글 감사합니다.



    1. 네. 그런 뜻으로 쓴 글입니다.



    2. 위치나 시간을 맞추기 위한 장면인 것은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그런 과정으로 정확한 위치나 시간을 알 수 있냐는 거죠.

    버스 끌고 "오후 2시 24분 32초에 창문에서 2.5미터 떨어진 사람을 치도록 들어와"까지 가능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재미로 적은 글입니다. ^^;;; )



    3. 그건 아닙니다. 조커는 시동 걸고 바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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