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일 일요일

내가 처음 본 시사인(3호)에 대한 불만

제가 처음 접한 시사인은 3호(10월 9일)였습니다.
뒤에 본가에 가서 아버지께서 갖고 계신 시사인을 몽땅 읽으며 처음 느낀 불만이 없어지긴 했지만,
처음 봤을 때는 그저 불만만 늘어놓은 잡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번째 불만 대상 : "이무기의 실패한 휴거" (진중권)

진중권 씨와 디워(또는 심형래, 심빠 등등) 간의 전쟁사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진중권 씨는 분명히 프로입니다. 깊은 지식과 상식을 갖춘 전문 문화평론가입니다.
그런데, 디워에 대해서만은 유독 감정적인 대응을 숨기기 않습니다.

시사인에 적은 글에도 그 감정이 드러납니다.
"애써 쌓은 한국 영화의 명성에 먹칠했다", "한국 관객의 수준도 폭로됐다"
이런 글은 굳이 그가 시사인에 적을 글도 아닙니다.

디워 한 편 보고 한국 영화를 평가할 수도 없고, 한국 영화가 그렇게 명성을 쌓지도 않았습니다.
한국 영화가 그나마 쌓은 명성을 잃는다면 오히려 범람하는 저질 코미디가 더 원인이라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관객 수준을 욕하다니요. 이건 평론가가 할 소리가 아닙니다.
(관객의 수준이 높단 얘기가 아닙니다. 평론가로서의 기본적인 교양의 문제입니다)

물론 디워 팬(빠?)들이 그에게 해댄 악담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그도 물론 감정을 가진 사람이지만,
프로답게 적당히 물러나주는 것이 옳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관객들은 그의 평을 이해할 것이니까요.
(관객 수준이 그렇게나 낮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시사인"에 실릴만큼 시사적이지도 못했습니다.


두번째 불만 대상 : "대한민국 여군의 일그러진 초상"

이 글은 순전히 여군 문제노동문제(정규직 vs 비정규직)의 잣대에 대고 쓴 글입니다.
군의 현실이나 대상자들의 지위에 대해서는 전혀 심도 있는 지식 없이 노동문제를 기준으로 쓴 글이죠.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가볍다는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군과 무관한 얘기라는 것입니다)

군은 기본적으로 간부를 선발할 때 단기 장교/부사관으로 선발하고, 뒤에 장기복무 심사를 거쳐 장기 간부로 전환시킵니다. (사관학교는 예외입니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날 때부터 장기장교입니다. 당연하겠죠?)
그런데, 정규직으로 알고 입대했다가 절반은 비정규직으로 해고된다고 썼습니다.

군에 입대했다가 장기선발이 안되고 전역한 수많은 남군 장교/부사관들이 있던 60년간은 이런 글이 없었는데, 왜 굳이 여군 문제는 그렇게 특집기사로 실린 것이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게다가 여군은 처음부터 장교를 먼저 선발하고, 뒤에 부사관을 선발했습니다.
사회로 치면, 임원진을 먼저 선발한 것이죠.
임원진은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이 없습니다.

군의 잣대로 노동문제를 판단하면서 많은 피해자가 있었다는 점을 잊고 쓴 글이라 생각됩니다.

처음 본 시사인 3호에서 처음 본 두 글이 이 둘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다가 좀 더 보고 나니 균형을 잡아가더군요.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든 치우치지 않고 써 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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