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7일 목요일

터미네이터 3연작 #2 : [T2] 확장판에서만 볼 수 있는 삭제장면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개봉에 즈음해서 예전에 올렸던 포스트를 약간 손봐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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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nator 2]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역량을 보여주는 엄청난 작품이었습니다.
극장에 개봉된 내용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었고, 내용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나 엄청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꽤 알려진 사실이지만) [T2]는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극장판확장판인데, 입소문을 많이 탔음에도 불구하고, 확장판은 아는 사람만 아는 버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장판 일부가 삭제되는 바람에 극장판확장판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습니다)

확장판에서 추가된 장면은 (Future Coda라고 불리는 엔딩 장면을 제외하고) 9 장면입니다.
(엔딩 장면으로는 두 가지 버전이 제작됐는데, 이 중 선택되지 않은 쪽이 확장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가된 각 장면은, 전체의 흐름을 더 자연스럽게 하거나, 두 터미네이터들의 약점을 비추는 장면들입니다.

이제부터 추가된 장면들과 그 의미를 적어보겠습니다.





1. 더기가 사라 코너에게 약을 먹임



이 장면이 빠지는 바람에 사라 코너가 병원을 탈출할 때 더기마대자루비 오는 날 먼지 날만큼 패버린 장면이 과도하게 폭력적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단지 침대에 묶인 사라 코너의 뺨을 핥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까지 뒤지게 패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이 장면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뒤에 나오는 2번 장면과 연결됩니다.


2. 카일리스의 꿈

카일리스(마이클 빈 분)가 특별출연하는 장면입니다. 아쉽게도 극장에서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역시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사라 코너의 연인카일 리스밖에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사라 코너 연대기]에서 사라 코너의 동거남 설정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3. 존 코너 집 개 MAX의 죽음

[T1]을 보면 터미네이터가 사라 코너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가 나옵니다.
전쟁 중에 기록이 손실되어 스카이넷은 사라 코너가 사는 도시와 풀네임 밖에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극장판 [T2]를 보면 존 코너의 양부모를 제거T-1000정신병원으로 직행해버립니다.
전화번호부에 정신병원 수감 사실이 기록된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이 부분의 연결고리가 이 장면입니다.
존 코너의 방을 뒤진 T-1000은 Messages from Mom이라고 적힌 상자를 발견하고 그 상자의 내용에서 정신병원의 단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4. 터미네이터 CPU 분해조립

극장판에서는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갑자기 터미네이터가 사람 말투를 배우고 따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확히는 차 안에서 Hasta la vista 같은 속어를 존 코너에게 배우는 장면)

그럼 그 전에는 왜 그런 모습을 단 한번도 보이지 않았을까요?

터미네이터 몸에서 총알을 빼는 장면의 극장판 대사는 이것입니다.
"내 CPU는 신경망 프로세서다. 접촉이 많을수록 많이 배운다"
하지만, 확장판의 대사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내 CPU는 신경망 프로세서다. 하지만, 스카이넷이 과거로 보낼 때는 읽기전용 모드로 세팅한다"
네, 그래서 이 CPU를 쓰기 가능 모드로 전환하는 장면이 이 장면입니다.

한편, 이 장면에서 존은 단순한 어린이로서의 모습이 아닌, 뚜렷한 주관을 갖는 미래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이 장면은 순수 아날로그 촬영기법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멋진 장면입니다.
보면 볼수록 이 장면을 촬영한 기술진의 실력이 놀랍습니다.


5. 터미네이터가 미소를 배움

영화가 너무 가벼워질 수 있어서 삭제된 장면입니다.
(시사회 때 사람들이 너무 많이 웃었기 때문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잘라버렸습니다)
터미네이터가 인간을 배워가는 과정… 눈물납니다. ^^;;;


6. 신경망 프로세서에 대한 다이슨의 꿈

삭제된 장면 중 가장 아깝다고 생각하는 장면입니다.
다이슨은 자기가 만들고 있는 CPU가 더 나은 세상 만들기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지치지도 않고, 실수도 하지 않는 파일럿같은 것 꿈꾸면서 첨단 CPU를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뒤에 (집에 쳐들어온) 터미네이터를 보고서 자기가 꿈꾸던 것과는 전혀 반대의 것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지치지도 않고, 실수도 하지 않는 터미네이터CPU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기로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사이버다인 빌딩을 폭파시키는 장면과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다이슨이 폐에 총을 맞은 상태에서 폭파 스위치 위에 무언가를 들고 있습니다.
그냥 맨손으로 있어도 죽으면 스위치를 누르게 될텐데, 왜 굳이 뭔가를 들고 있었을까요?
그것이 무엇이었길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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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CPU 모형


네, 부서진 터미네이터 CPU의 모형을 들고 있었습니다.

즉, 다이슨의 입장에서는 이 CPU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꿈의 상징이었으며, (정체를 알았을 때는) 세상을 파괴할 최악의 도구이었고, 결국 세상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7. T-1000이 뜨거운 바리케이드를 잡을 때…

T-1000은 열에 약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뜨거운 환경에서는 변신기능이 다소 오동작을 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용광로에 떨어졌을 때 온갖 형태로 무작위 변신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약점을 보여주는 첫번째 장면입니다.


8. T-1000 발의 오동작 #1

7번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갖는 장면입니다.
극장판에는 이 동영상의 앞부분(크롬 형태로 스캔하는 장면)만 들어있습니다.
극장에서 볼 때 저 뜬금 없는 장면이 다소 의아했었는데, 뒷부분까지 보고 나서 이해가 됐습니다.
(극장판에서도 저 장면은 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9. T-1000 발의 오동작 #2

존 코너가 2 명의 사라 코너 중 진짜를 알아채는 장면이 극장판에서는 두 명의 태도의 차이를 보고 직감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확장판에서는 앞의 7-8번과 같은 이유로 오동작때문에 알아채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나름의 특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장면에서 사라 코너 역을 맡은 린다 해밀턴의 일란성 쌍둥이인 레슬리 해밀턴이 T-1000 역을 맡았습니다. (이분은 배우가 아니라서 [T2] 딱 한 편이 유일한 출연작입니다)
※ 레슬리 해밀턴은 다른 장면에서도 나왔습니다. 직접 찾아보시길…





이 장면들이 포함되면 영화의 상영시간이 다소 길어지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더 자연스러워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기 어렵다면… 특별판을 구입해서 직접 보시기 바랍니다.

Hasta la vista, baby!



터미네이터 3연작3연작 #1 : [T2]에서 볼 수 있는 [T1]의 데자뷰
3연작 #2 : [T2] 확장판에서만 볼 수 있는 삭제장면들
3연작 #3 : [T1]/[T2]의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 그리고…


댓글 20개:

  1. 기다리던 삭제장면이군요. 이걸 보고나니깐 꼭 특별판을 다시 봐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잘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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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으아



    T2다



    아아아아아.



    고딩시절 몇번이나 봤던고.



    너무 보고싶던 장면들이었습니다.



    아으아.



    캄 윗 미 이퓨 원 투 립.



    살려면 따라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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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영화에 대해 잘 아시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단순한 관심이 아니고 매니아 수준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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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트손 - 2008/02/13 15:43
    현대 영화에 비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술들을 보여줍니다.



    이 글 쓰려고 T1~3 DVD 몽땅 한번씩 돌려봤는데,

    T2는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T3가 오히려 헛웃음이 나더군요...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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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Kyo - 2008/02/13 17:46
    당시 관객들 특히, 남자 관객들은 극장에서만 여러번 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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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도아 - 2008/02/13 17:53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서는 좀 매니악한 면이 있습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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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다른 한장면은 거울신 아닌가요?

    거울신에서 카메라가 비칠것을 염려해서 양쪽으로 거울같은 연기를 하고 뒷모습의 터미네이터는 대역을 사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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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ato74 - 2008/02/13 20:46
    사실, 2 장면입니다.

    하나는 4번에 있는 거울 씬 맞습니다.

    또 하나는 철창 너머에서 핵이 터지는 장면에서 두 명의 사라코너가 나옵니다.

    (전투복 사라코너랑, 애 보는 사라코너)

    애 보는 사라코너가 쌍둥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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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사실 가장 안타까운 장면이 카일 리스의 삭제씬입니다. 짐 카메론과는 끈끈한 공조를 보여준 마이클 빈이었는데, 이 장면을 삭제하다니... ㅠㅠ 그 이후론 카메론의 작품에서 마이클 빈을 볼 수가 없죠. 게다가 B급배우로 전락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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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제가 제일 처음샀던 dvd가 터미네이터2 UEㅋㅋㅋ

    저 삭제장면증 보려고 이스터에그입력하는 방법을 몰라 낑낑대던 때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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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르도르 - 2008/08/17 16:43
    한글판 UE는 이스터에그를 입력해야 저 장면을 보여주었나요?

    전 영문판인데, 그냥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거든요...



    최초의 DVD로 [T2] UE를 사셨나니 상당히 상징적이군요.

    저는 [블레이드 러너]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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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지금봐도 참 멋진 영화인데

    T1은 터미네이터 날아 올때 콘테이너 잘리는 부분에 형광색 칠한거 멋지면서도

    지금보면 참 안습이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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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구차니 - 2009/05/07 18:23
    T2 말씀이시죠? 에잉~ 그 정도면 정말 멋졌죠.

    저는 T-1000의 철조망 절단 부분도 섬찟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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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흠, 제가 알기로 T-1000이 7, 8, 9의 오작동을 일으킨 이유는 액체 질소와 뒤섞여서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음 조각 상태로 꺠져나갔다가 다시 녹아 재융합했는데 거기에 액체 질소라는 이물질이 상당수 뒤섞인 거죠. 이걸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7번 장면입니다. 재생한 후 추격할 때 7번 장면이 나온 이유가 T-1000이 재생하면서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암시하는거죠.

    사실 용광로에서 아놀드의 유탄을 맞고 엉망이 된 상황에서 제대로 재생 못하고 떨어진 것도(사실 그 정도 상태면 충분히 재구축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뒤섞인 액체 질소 탓 인거라고 터미네이터 팬 사이트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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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더카니지 - 2009/05/13 18:56
    공식적으로 발표된 설명은 없으니, 해석하기 나름이 아닐까합니다.

    액체질소 설은 처음 들었는데, 그럴 수도 있긴 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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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7~9 장면은 이안 감독의 '헐크'에서도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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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제철소 씬에서 t-1000이 영화 앞에서 처럼 뛰어다니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좋은 장면인데 삭제된것이 아쉽군요..

    액화질소에 의해 냉결되었다가

    열에 의해 다시 녹아서

    원형태를 찾게 되는데 이때 조직내 문제점이 들어나죠.

    위 그림처럼 접촉부위의 상태가 변하고, 원형복구 시간이 지체되므로

    부상당한 주인공들이 나름 도망가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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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핵이 터지는 씬에서 사라코너는 동일인입니다.

    단지 나눠서 촬영만 했지요.

    cpu를 꺼내는 장면에서 동생이 거울에서 연기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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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쌍둥이지만 얼굴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답니다.

    사진 구해보시면 아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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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P잘 보고 갈께요 T-1000의 오류가 나타나는 모습이..참 희한하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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