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3일 금요일

[왓치맨] 극강의 찌질이 닥터 맨하탄

[왓치맨]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듯이) 최강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캐릭터는 역시 로어셰크입니다.
워낙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어 더 말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목소리, 강한 의지, 악당 두명을 기둥에 묶어두는 모습까지 여러모로 배트맨을 연상시키더군요.
(오프닝에 배트맨 포스터가 보이던데, 그래서 포스터를 붙여두었던 것일까요?)

그런데, 그 반대쪽 끝에 있는 캐릭이 바로 닥터 맨하탄(이하 맨하탄)입니다.
맨하탄은 신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비록 태생은 인간이라 수퍼맨과는 차이가 있지만, 나름 수퍼맨의 재해석이라고도 보여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엔딩장면의 의미가 한편으론 '수퍼맨 vs 배트맨 하면 무조건 수퍼맨이 짱먹음'이란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이 놈의 맨하탄은 파란 곧휴 덜렁거리는 모습만 찌질한 것이 아니라 하는 짓까지 찌질의 극치입니다.
대략 이 신께서 하는 짓은 이런 정도더군요...

쓰리썸의 달인. 좋냐? 좋아?


1. 코미디언이 임산부(그것두 자기 아기를 임신 ㅡㅡ;)를 죽일 때 걍 쳐다봄 (watch-man)

2. 시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으로 하는 짓은 시계 만들기 (그래 니가 'watch' 맨 해라)

3. 핵전쟁을 막는다고 설치는 척 하지만, 핵전쟁을 막기 위해 하는 일은 없음
   (탱크 한 대 부수기로 힘자랑 ㅡㅡ;)

4. 시계 만들며 여친에게 해주는 건 쓰리썸 (것두 분신 둘 만들어서 걔들이... ㅡㅡ;)

5. 기적을 느꼈다고 징징거리는 내용은 생각해보면 모든 동식물의 정상적인 번식 과정

6. 의지가 강하고 올곧은 동료를 죽이나 정작 진범은 살려둠 (평화가 어째?)

니가 차라리 낫다. 니가 그냥 신 해라...


피콜로보다 못한 놈... 쯧쯧.

 

 

댓글 13개:

  1. 아아....피콜로...............아아아......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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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왓치맨 오프닝에 들어있는 역사의 아이콘
    -오프닝에서 맨 처음 나오는 초대 나이트 아울의 등 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는 1940년 봄에 발매된 배트맨 코믹스 1권의 커버. 나이트 아울의 데뷔가 1939년 1월이었다고 하니, 오프닝의 저 장면은 데뷔 초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원작에 삽입된 나이트 아울의 자서전 '후드 아래(Under the Hood)'에 따르면 경찰이던 홀리스 메이슨이 자경단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슈퍼맨 등의 코믹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고백이 나오는데, 아마 그런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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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원래 '왓치멘'을 구상할 당시 앨런 무어가 기존의 DC 캐릭터들을 가져다 쓰려고 했다는건 유명한 일화죠 (그래봤자 사이드 멤버들을 위주로...) 닥터 맨해튼은 처음부터 슈퍼맨을 염두해 두고 만든 패러디 캐릭터입니다. 영화상에서는 원작과 조금 다른 캐릭터 디자인으로 돌아왔더군요.



    핵전쟁을 막는다는 게 정확이 어떤 의미냐면 닥터 맨해튼의 존재자체가 소련에게는 위협적이라는 겁니다. 그만큼 전능한 캐릭이 미국에 버티고 있는데 감히 핵을 쏠수는 없다는 의미로 핵전쟁을 막는다는 거죠. 맨해튼의 절대적인 파워를 보여주기 위한게 바로 배트남 전쟁의 발퀴레 비행 패러디 씬입니다. 맨해튼이 전쟁에 참여함으로서 미국에게 승리를 안겨준다는 걸 간접적으로 암시하기 위함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맨해튼이 찌질 캐릭터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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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페니웨이™ - 2009/03/13 10:04
    찌질이 스머프라니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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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배트맨의 경우 나이트 아울과 로어셰크, 이 둘이 나눠가진 것 같더군요.

    나이트 아울의 경우 슈트라던가 특수장비를 가지고 싸우는 히어로적 측면에서...로어셰크는 탐정적이 강한 히어로라는 점..그리고 원작에서도 이 둘이 파트너로 활동한걸 보면 역시 이 나이트아울+로어셰크=배트맨인 듯 합니다.

    영화판 오프닝의 경우 초대 나이트 아울 뒤에 배트맨 만화 포스터가 붙어진 점, 리디자인된 2대 나이트 아울의 슈트가 배트맨 슈트 버금가는 초절정간지로 재탄생된걸로 봐서는 잭 스나이더는 나이트 아울을 배트맨으로 해석한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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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더카니지 - 2009/03/15 00:40
    동감합니다. 게다가 로어셰크의 깔린 목소리마저 배트맨을 연상시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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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영화 상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는 향수(Perfume) Nostalgia입니다. 작품 중의 거의 모든 사람이 바르고 작품의 후각적 분위기를 지배하는 이 소재는 과거에 대한 막연한 향수와 현재에 대한 염증,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암시합니다. 이 향수는 바이트 사의 것이지요. 그리고 원작에서 바이트가 테러 이후 노스탤지아의 생산을 중단하고, 다가오는 미래(바이트의 음모가 실행된 이후 냉전이 일소되고 평화가 찾아오는 때)에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판매하는 새 향수의 이름은 Millenium입니다. 미래에 대한 힘찬 소망과 낙관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이전까지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Nostalgia와 정 반대이고, 또 결말을 생각한다면 역설적이지요. 원작에서는 마지막 장면에 Millenium의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는 걸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바이트 사가 재건을 도맡는 것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영화의 해석도 나쁘진 않았지만, 원작의 세세한 맥거핀의 의미를 생각할 때 아쉬운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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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맨허튼이 로리의 생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은 원작에서 훨씬 자세히 나오며 어떤 의미에서는 작가 앨런 무어의 휴머니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단 로리가 코미디언과 샐리의 딸로 태어난 것만이 기적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한 생명의 기적으로 충만하기에 우리 모두가 그 기적의 의미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양자물리학자인 맨허튼은 인간의 존재 자체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보다도 경이로운 것이라 고백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로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칙에 입각한 눈에도 인간의 존재는 경이로운 것이라는 앨런무어의 무신론적 휴머니즘 사상을 암시한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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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원래는 이전의 글에 달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답글이 이쪽에 달렸네요. 본래 제가 대답하려 했던 부분은 앞 글에서 언급한 캐릭터들과 영화 플롯에 대한 주인장 분의 의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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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맨허튼이 시계공으로 암시되는 것은 작품의 의미와 연관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자신이 시계공의 아들이었고, 영화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히로시마의 핵폭발로 인해 양자물리학의 힘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로 인해 진로를 바꾼 것으로 나오죠. 그는 상대성 이론의 시선에서 시공간을 관찰하는데, 그렇기에 그의 눈에 시간은 마치 여러 개의 면을 가져서 다양한 모습으로 비추어지는 보석과 같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가 보는 세계는 마치 '눈먼 시계공', 혹은 '제작자가 없는 시계'처럼 무정한 질서와 순서, 구조 하에 균형을 맞춰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가 원자로에 분해되었다가 재조립된 것은 마치 분해한 시계를 재조립하는 것에 비유되지요. 이 점에서 감시자라는 뜻의 Watchmen은 동시에 '시계공'을 의미합니다. 작중 피 묻은 스마일 배지, 기타 맥거핀 등으로 나타나는 둠스데이 클락의 존재와 함께 이러한 '시계'에 대한 이해는 원작의 구조를 아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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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로어셰크의 목소리가 원래의 설정에서부터 신경질적으로 깔린 것은 아닙니다. 앨런 무어가 연출한 로어셰크의 목소리는 원작에서 실크 스펙터가 묘사한대로 기계적이고 조용한 저음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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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원작의 로어셰크가 작품에서 가지는 비중은 작품 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의 마스크는 그 자체로 세계관이며, 그는 앨런 무어의 대리인으로 나타나 작가의 무신론적이고 실존주의적인 세계관, 인간관을 전달합니다. 영화판의 로어셰크는 원작에 비해 철학의 비중이 낮고 작중 비중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작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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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잡놈 - 2009/03/29 02:20
    엄청나게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원작 팬분들은 모두 한번쯤 원작을 읽어보는 것을 권하시는군요.



    기회가 닿으면 꼭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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