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9일 일요일

메르카토르 도법에 대한 어이없는 오해

1. 메르카토르 투영 도법

국제정치적인 음모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오해를 종종 듣고 있는 지도가 메르카토르 도법이다.
(강대국은 크게, 약소국은 작게 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 ㅎㅎ)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게 아니다.
이 지도가 헤라르뒤스 메르카토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1569년, 미적분도 발명되지 않은 시점에서 오직 경험과 측정만을 통해 항해지도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에는 항해시에는 등각항법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등각항로를 직선으로 표시해줄 지도가 필요했다.
(물론, 현재도 이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메르카토르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등각항법이라는 필요성을 만족하기 위해 경험과 측정만으로 해도를 만든 것이다.
이후 미적분이 발명되는 등, 수학이 발전되며 측정결과가 식으로 정리되었고 측정이 대단히 정확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르카토르 투영도법



2. 페터스 도법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볼 수 있는 면적에 대한 왜곡을 해결했다는 지도가 페터스 도법의 지도이다.
사실 이 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에 비해 그리기가 쉬운 편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항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왜곡을 추가한 것이고, 그 왜곡을 추가하지 않은 것이 페터스 도법이다.
게다가, 페터스 도법 지도는 불행하게도... 면적이 현실과 비슷하다는 상징성 외엔 큰 효용성이 없다.
지도의 기본 기능은 길을 찾아가는데 사용되는 길잡이인데, 방위를 계산할 수 없어서 길잡이용으로는 쓸 수가 없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면적이 비슷하다고 자꾸 주장하는데, 그럼 남극은?



덧1.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의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얘기하는 문제점이 왜곡이다.
메르카토르 도법만의 문제로 슬쩍 포장하는데, 구나 타원체의 표면을 2차원 평면에 그리면 어떤 식이든 왜곡은 필수이다.
페터스 지도를 포함한 모든 2차원 평면 지도는 왜곡을 반드시 수반한다.


덧2. 모 미드에서 메르카토르 도법의 지도가 왜곡되기 때문에 페터스 지도를 걸어놓는 설정이 나왔다.
이걸 보고 공감하시는 사람들...
미드에서 페터스 지도를 거는 이유는 전세계를 식민지로 볼 때 면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ㅠ.ㅠ
왜 우리가 이걸 공감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댓글 10개:

  1. 오호~~ 그런 사연이..

    경험과 측정만으로 저런 정확성이... 발로 뛰며 그린 대동여지도같은 것이 또 있었군요. 그래도 저는 오밀조밀 알록달록한 대동여지도가 더 정이 갑니다.(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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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kto - 2009/07/19 21:47
    물론, 본인이 다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고, 측정된 것을 종합하기도 했다능~

    그렇다고 그의 업적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능~



    대동여지도는 대단한 노력이 들어있는데, 그 노력을 무산시키기 위한 조선 정부의 노력이 더 가상했던 것 아니냐능~

    마치 마우스 정부랑 비슷하지 않냐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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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갑자기 이게 왜 자네 블로그에 등장했는지는 조금 의아스럽기는 하지만....

    역시나 메르카토르 아저씨는 똑똑했던 사람임에 틀림이 없어~

    메르카토르 아저씨가 처음으로 만들어 그 아들인가 완성한 세계지도가 Atlas 였던거 같구먼....

    거기에서 아메리카 대륙이 처음으로 AMERIAE 라고 공식적으로 불리었다는군...

    그나저나 그때 당시에 대단한 업적이지~

    아직도 그 도법으로 항해하는 것이 거의 가장 숏컷으로 움직이는 길이니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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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메카르트 방법 이야기를 보니 베르누이 정리가 생각이 나네요

    역시 이론적으로 기반이 되는것도 좋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도 무시는 못하죠



    음.. 역시 메카르트 지도에 익숙해서 패터스는 어색하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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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oneniner - 2009/07/20 09:20
    다음 포스트에 왜 이 글을 썼는지 나올 예정이얌.

    그나저나... PC가 살아나야 글을 제대로 쓸텐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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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구차니 - 2009/07/20 09:40
    어색도 어색이지만, 정말 쓸 용도가 없습니다.

    범지구적으로 땅투기 할 때가 아니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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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페터스의 도법은 효용성의 문제를 떠나서 이 세계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제 3 세계들을 강조하고 백인우월주의로 왜곡된 부분을 없에자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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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그 미드 이름이 뭔가요?

    전세계 식민화를 꿈꾸는 사람이 나온다니 뭔가 재밌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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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imam - 2010/10/06 00:51
    [빅뱅이론]에서 지나가는 화면으로 페터슨 도법 지도가 나왔었어요.

    근데, 그런 뜻까진 아니구요, 페터슨 도법 지도가 나온 것을 너무 진보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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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지도라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목적이 길찾기가 맞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일반적인 사람이 길찾으려고 세계지도를 사는 경우는 드뭅니다.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이죠. 지도는 세계관과 알게 모르게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까지도 실제적으로 세계지도를 항해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 즉, 일반인들에게도 면적의 오류 가 큰 메르카토르 도법의 지도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지도는 더 정치적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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