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5일 일요일

기대와 예측을 넘어서버린 엄청난 속편들: [터미네이터2]와 [다크 나이트]

1984년, 무명 감독이었던 제임스 카메론은 [터미네이터]를 통해 장래가 촉망되는 감독이 된다.
이후 [에어리언2]로 속편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준 그는 마침내 1991년 [터미네이터2]로 자기 작품의 속편을 공개한다.

이 영화에서 전작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충격에 빠져버렸다.
재미는 물론, 내용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나 모든 이의 기대치를 넘어서버리는 영화가 나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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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an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이 그래픽이 무려 1991년... ㄷㄷㄷ



[배트맨3(1995)], [배트맨4(1997)]로 인해 배트맨 시리즈는 나락 아래의 세상으로 떨어져서 완전히 끝장나버렸다.
그런데, 8년이 지난 2005년 배트맨 시리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배트맨 비긴즈]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3년 뒤인 2008년, 속편인 [다크 나이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을 때, 전작을 만족스럽게 본 팬들은 얘기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배트맨 비긴즈]만큼만 만들어라"

하지만, [다크 나이트]를 본 관객들은 역시 충격에 빠져버렸다.
이번에도 재미는 물론, 내용 면에서 모든 이의 기대치를 넘어서버리는 영화가 나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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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Home Video all rights reserved.

속편? 그까이꺼 대충~






이 두 속편은 왜 다른 속편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전작들의 코드 중 일부만 지루하게 반복하거나 어설프게 마무리한 작품들이 아니었다.

왜 이 두 작품만은 다른 속편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되었나 정리해봤다.


1. 세계관의 연결과 발전

[트랜스포머]에서 "미지의 행성" 지구에 처음 왔다고 했지만, [트랜스포머2]에선 원래 지구에 와있었다고 슬쩍 바꿔버렸다.

속편이 제대로 된 속편으로 인정받으려면 (이런 식의 어설픔은 없어야 하고) 일단 세계관이 잘 연결되며 발전되어야 한다.
이 두 편의 영화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계관이 꼼꼼하게 연결되어 있다.

[터미네이터2]의 경우 왜 두 편에서 같은 모델(주지사 모델)이 과거로 왔는가에 대한 설명이 있으며, T-800의 동작 방식, 등장 인물 등이 그대로 연결되고, 1편에서 터미네이터가 경찰서에 들어올 때 마침 밖으로 나가 살아남은 실머맨 박사는 자신이 얘기했던 대로 캐리어를 쌓아 페스카데로 정신병원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다.

사라 코너는 여전사로 변했지만, T-800을 처음 만나는 장면에선 여전히 T-800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터미네이터 구원]에서 존 코너가 T-800을 처음 만나는 장면은 실망이었다)

[다크 나이트] 역시 전작에서 살해된 지방 검사의 후임으로 하비 덴트가 부임한다.
악의 천지였던 고담시는 배트맨의 활약으로 조금씩 정화되어가고, 시민들도 법치와 질서에 대해 고민을 해간다.

한편, 팔코네가 무력화된 이후 범죄집단은 배트맨에 대항하기 위해 통합하여 거대화되어간다.
그리고, 배트맨은 거대화한 조직과 싸우기 위해 더 큰 불법을 저질러간다.



2. 주제 및 시각의 변화

속편을 만들면서 주제나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나 [트랜스포머2] 같은 영화에서 갑자기 바뀌기는 힘드니까.

하지만, 주제가 변화되면 다른 느낌을 주고, 영화에는 새로운 생명력이 부여된다.

[터미네이터]의 기본 주제는 미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 자체가 미래를 결정시킨다는 결정론이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2]에서는 운명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주제를 변화시켰다.
(marlowe님의 답글을 참조했음)

또한, 전작에서 악역이었던, T-800이 존 코너를 지켜려는 구원자로 활약한다.
피해자로 겨우 살아남은 사라 코너는 여전사로 변신해 공권력의 추격을 받는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고담시는 그야말로 악의 소굴이다.
배트맨이 활약하자 식당에서 사람들은 그에게 찬사를 보내기 여념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을 비난하는 장면은 굉장히 아이러니컬했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에서는 팔코네가 무력화되고, 비리경찰들이 구속되면서 시민들도 법치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배트맨 덕분에 세상이 정화되기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법적 잣대로 그를 평가하기 시작한다.
식당에서 브루스 웨인 앞에서 배트맨을 비난하고 하비 덴트를 칭찬한다.



3. 명확한 마무리

[퀀텀 오브 솔러스]나 [트랜스포머2]에 빠진 것 중 하나가 마무리였다.
동료 살해의 누명을 썼는데 그냥 넘어가는 제임스 본드나, 전세계에 트랜스포머라는 종족이 알려지고, CIA 등에게 쫓겼음에도 불구하고 항공모함을 타고 노는 장면들은 사실 불쾌하기까지 했다.

[터미네이터2]는 주제가 변화되면서 운명을 극복하는 것으로 영화를 명확하게 마무리했다.
모든 자료는 파기했고, 개발을 주도했던 마일스 다이슨은 사망했다.
([터미네이터2]의 속편들에서 어떻게 이 개발이 재개되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 것은 근본적인 약점이다)
게다가, 화룡점정으로 터미네이터가 스스로를 희생하는 장면이 들어가있어 수많은 관객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했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이 조커를 만나 그의 약점을 드러내다, 결국 자신이 악당이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살바토르 말로니, 라우 및 투페이스는 사망하고, 조커는 체포됨으로서 영화에 등장한 대부분의 악당은 제거된다.
또한, 화룡점정으로 배트맨 스스로가 선택한 길에 대해 고든 청장이 아들에게 설명하는 장면에 이은 THE DARK KNIGHT이라는 제목은 뒷통수에 해머를 맞는 듯한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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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Home Video all rights reserved.



제작진은 두 시리즈 모두 속편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터미네이터 구원]은 속편 얘기가 불투명한 것 같긴 하지만)

부디 속편을 만들 때 전작에 안주하지 않는 멋진 속편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그저 [다크 나이트]를 능가하는 수퍼 히어로 영화를 보고 싶을 뿐이다!

※ 본 포스트에 사용된 모든 스틸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Artisan Entertainment 및 Warner Home Video에 귀속됨을 알립니다.

댓글 26개:

  1. 와우. . .영화봤을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네요 ㅠ,ㅠ

    다크나이트에서 고든이 아들에게 한 말중,

    '묵묵히 우리를 지켜주는 구원자'는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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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ondar - 2009/07/05 21:24
    He's a silent guardian... (그는 은밀한 수호자이며...)

    a watchful protector. (유심히 우릴 지켜주는...)

    A dark knight. ("어둠의 기사"니까!)



    극장의 번역이 워낙에 발번역이었는데 (박지훈 쉽라) 개인적으로 이 번역을 더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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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크나이트는 확실히 마지막에 대사와 함께 음악이 압권인거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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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구차니 - 2009/07/06 09:48
    모든 이야기의 결론이 "다크 나이트"였죠.

    이런 영화를 다시 또 볼 수 있을까요?



    (놀란 아찌... 전 그저 [다크 나이트]를 능가하는 히어로물을 보고 싶을 뿐입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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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관객의 만족도가 한층 더 올라갔으니 놀란신이 영화안찍을수도있단 얘기를 하는거군요..

    쨌든 조커 죽었으니 어떡해 ㅠ,ㅠ



    여기서 놀란은 어서 지금까지 나온 악당 중 가장 현실적이고 충격적인 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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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ondar - 2009/07/06 12:45
    능가하지 못할 것이라면 부디 안 찍어주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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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아ㅠㅠ 다시금 그때의 감동이!!!



    덧. 마로니 안죽었다니깐요~ 투페이스가 살려준다고 해놓구선 기사때문에 말려죽게(?) 하는건 치사하다능... 더욱이 투페이스도 (비록 안전벨트 맸지만)그차에 타고 있었는데 멀쩡했잖아요. 마로니 안죽었다에 [c=red]밥[/c]을 걸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속편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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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okto - 2009/07/06 17:04
    그건 놀란 감독에 대한 모욕이라능~

    나도 마로니 죽었다는데 밥을 걸겠다능~



    지존급쯤 되면 그런 어설픈 소재로 속편이 나오면 안 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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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다크나이트를 능가하는 영화가 나올 수 있을지 사실은 조금 회의감이 듭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히스 레저가 맡은 조커가 다크나이트를 아트블록버스트로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하기에..

    과연 그 같은 악당 배우가 다시 나올까요...

    정말 복잡미묘한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다크나이트를 몇단계 뛰어난 작품으로 만들어주었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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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okto - 2009/07/06 17:04
    옥토님은 "안죽었다"에 블루앤라이브님은 "죽었다"에..

    그럼 전 중간에서 얻어먹기만 하면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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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무비조이 - 2009/07/06 21:06
    생각해보면 배트맨 비긴즈만 해도 망해가던 배트맨 시리즈 살려 놓았다고 참 칭찬 많이 했는데...



    그 다음 나온 작품이 다크 나이트라서 완전 경악할만했죠...



    사실 다음 작품도 배트맨 비긴즈 정도만 되어도 전 만족하는 일인중에 한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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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okto - 2009/07/06 17:04
    마로니는 죽었다고 봄이 맞습니다. 나중에 고든이 하비때문에 5명(?)인가가 죽었다고 말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분명 이는 마로니를 합산한 숫자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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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페니웨이™ - 2009/07/07 11:17
    [q]나중에 고든이 하비때문에 5명(?)인가가 죽었다고 말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분명 이는 마로니를 합산한 숫자일겁니다.[/q]

    그 부분을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마로니가 죽었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경찰이 아닌 세명에 대해서는 운전기사말고는 모르는 상황이니까요.(5명이 죽고 그 중 2명은 경찰이었지요) 예전에 아쉬타카님인가 충격님 글에서도 이 문제로 의견이 분분했는데 결론이 안나더군요. '진실은 고든만이 알고 있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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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okto - 2009/07/07 12:03
    결론 안나면 JAFO님이 사시는 걸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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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okto - 2009/07/06 17:04
    그러게요 하비도 살아난 것을 보면

    마로니도 중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숫자에 포함되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3편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그러니 저도 밥 좀*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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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더도말고 덜도말고 다크나이트만큼만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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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집에다가 dvd로 모셔놔도 아깝지 않고 여러번 심심할때마다 돌려보는 영화들이 있죠...그런영화들이 BLUEnLIVE 님이 말씀하시는 영화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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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okto - 2009/07/06 17:04
    거의 마로니가 죽은 것으로 결론이 나는군요.



    okto님께선 저랑 JAFO님, Bondar님과 식사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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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Bondar - 2009/07/07 12:33
    넘어서라! 넘어서라! 넘어서라!



    내 살아 생전에 [다크 나이트]를 뛰어넘는 아트 블록버스터 한 편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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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마루. - 2009/07/07 21:52
    그럼요,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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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무비조이 - 2009/07/06 21:06
    히스 레저가 영화의 품격을 끌어올리거나, 영화 속에서의 악당의 모습에 대해 경이로운 수준을 보여줬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습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있는 사람 찾기도 힘들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품격은 히스 레저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이라 할 수도 있는 뛰어난 그래픽 노블들, (영문학과 출신 다운) 고급 문학서적의 표현에 가까운 대본, 뛰어난 감독의 연출력,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수준의 훌륭한 CG, 주/조연 배우들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력과 조화 등등 수많은 다른 요인들도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우린 이미 [다크나이트]가 더도말고, 덜도말고 [배트맨 비긴즈]만큼만 만들면 된다고 얘기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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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BLUEnLIVE - 2009/07/08 12:02
    [q]거의 마로니가 죽은 것으로 결론이 나는군요.[/q]

    아직 이릅니다-_- Bondar님도 판단보류 아닙니까? 죽었다는 확실한 근거가 나오지 않는 한 모르는 일이라능...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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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okto - 2009/07/06 17:04
    즈는 죽었다 아니면 반병신에 한표지만 죽었다에 걸랍니다~ 다음편에선 좀 더 쎈 놈을 보고싶거든요 *___*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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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Bondar - 2009/07/08 23:47
    흐엉~ㅠ_ㅠ

    다수결하지 마시고 증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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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okto - 2009/07/06 17:04
    간단하게 하시죠.

    일단 승복하시고 밥을 사시는 겁니다.



    대상자는 okto님과 저를 포함한 4명.



    후일 [뱃맨3]가 나와서 마로니가 살아있으면 그 때 더블로 사는 겁니다. 4명이.



    넘 좋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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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okto - 2009/07/06 17:04
    다수결이 아니라 생각해보니 마로니는 죽었네요,

    운전기사는 총맞았고, 하비덴트는 안전벨트, 마로니는?

    무방비였죠. 목 꺾여 죽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하하하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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