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일 일요일

[작전명 발키리] 진정 용기있는 자에 대한 헌정작

[작전명 발키리]를 보고 왔습니다.

 

줄거리가 너무 톰 크루즈에 집중된 면도 있긴 하지만, 실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엄친아 이상의 수준이었다는 점과 더불어, 핵심 구조여러 캐릭터 간의 상관관계가 아닌 히틀러 암살이란 점을 보면 오히려 이러한 집중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더 키웠다고 느꼈습니다.

 

슈대령은 뼈대 있는 무인 집안 출신으로 부친도, 자신도, 아들도 모두 장교입니다.

게다가, 영화에서도 보였듯이 화목한 가정을 꾸렸으며, 한편으로는 높은 도덕성과 실천력을 갖춘, 진정한 엄친아가 아닐까 합니다.

 

 

1. 서스펜스의 교과서적 작품

 

브라이언 싱어는 [유주얼 서스펙트]로 이름을 날릴 때부터 반전 영화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유감없이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반전의 기운을 싹 지우고, 정통파 서스펜스를 보여줍니다.

 

그는 관객은 결과를 뻔히 아는데, 정작 슈대령 일행들은 모른다는 점을 충실히 보여줌으로서 똥꼬가 바짝바짝 타들어가게하는 효과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 서스펜스는 관객은 결과를 아는데 등장인물은 결말을 모르는 상황을 의미한다는군요.

 

 

 

2. 가족애를 표현한 휴먼 드라마

 

그를 행동하게 하는 원동력은 히틀러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가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떠한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를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두 아이의 아빠로서 굉장히 공감이 큰 대사였습니다.

 

중간중간 비춰주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에서 인간 "슈타우펜베르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실제 역사적 사실을 거의 그대로 영화화 (스포일러)

 

이 영화는 영웅만들기에 목숨을 걸며 역사를 왜곡하는 짓을 하지 않고 실제 역사적 사실을 거의 그대로 영화화했습니다.

이는 아마도 그러한 자세가 슈대령 및 그 가족에게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영화를 "헌정작"이라고 해석합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알면 영화와 역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슈대령 부관의 이름은 베르너 폰 헤프텐

- 반란군이 발키리 작전 개시를 지연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이 됨

  (실제로는 통신감 펠기벨이 히틀러 생존을 바로 알려줬으나 슈대령이 올 때 까지 기다렸음)

- 괴벨스를 체포하러 갔다가 히틀러와의 전화 한 통으로 물러난 사람은 오토 에른스트 레머로 이후 그는 대령까지 진급하나, 전 후 전범재판을 받음

- 갈고리 사형은 히틀러의 발명품(?)으로, 가장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애용함

- 프롬은 정말 사형당함(영화화는 달리 자기는 그럴 리 없다고 성토함)

- 베크는 1차대전부터 싸웠던 군인으로 히틀러 및 나치에 대한 반감이 컸음

  (실제로는 두 번의 자살시도 기회를 주었으나 실패하여 총살당함)

- 슈대령은 총살당할 때 "신성한 독일 만세!"를 외침

 

 

 

4. 그 외의 사실들

 

-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십자군]에서도 히틀러가 오른손잡이라고 묘사되었는데, 이를 두고 옥에티라는 얘기 즉, 히틀러는 왼손잡이란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오른손잡이로 나오는데, 사실 히틀러는 오른손잡이가 맞습니다.

 

- 실제 슈대령의 키는 사진들을 비교분석해보면 5 피트 9 인치 즉, 175cm 정도입니다. 그리고, 톰 크루즈의 공식적인 키는 5 피트 7.75 인치 즉, 172cm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외모 뿐만 아니라 키도 상당히 비슷하네요

  그린데, 피터 호프만이 쓴 <슈타우펜베르크>라는 책에 의하면 그의 부친은 무려 6피트 9인치(205cm)로 당대 최장신 군인이었고, 그는 6피트(183cm)라고 나와있군요.
  한편, imdb엔 6피트 3인치(191cm)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900년대 초에 태어나 중반에 돌아가신 분이란 점까지 생각하면 엄청나게 큰 키였습니다.


- 엔딩 크레딧에서 한국사람 이름을 둘이나 발견했습니다: 김문주, 남희철

 

 

flickr.com 에서 발견한 레고 자료~ ^^;;;

댓글 14개:

  1. 1.슈타우펜베르크의 거사이유는 사실 (적어도 영화상으로만 보자면) 군인으로서 무의미하게 희생당하는 동료 군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즉, 독일제국의 발전을 위해 히틀러에게 충성했는데, 소련침공을 계기로 무리한 싸움을 계속해서 동료들을 소모품처럼 쓰는데 대한 반감이 커진거죠. [발키리]에서는 바로 이 부분이 삭제되었는데요, 영화가 튀니지 공습장면부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즉, 거사와 슈타우펜베르크의 개인적인 이유를 결부시키려는 감독의 의도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2.[발키리]와는 달리 부인과의 사이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슈타우펜베르크]에서는 남편의 거사에 심히 못마땅해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3.발키리 작전 개시가 지연된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보자면, 올브리히트 장군의 말처럼 암살의 성공여부에 대한 검증 후 실패했다는게 밝혀졌을때 꼬리부터 자르는(슈타우펜베르크를 버리는)게 보다 현명한 처사였을 겁니다. 발키리 작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히틀러를 죽였다고 믿었던 슈타우펜베르크의 오판이었습니다. 결국 이 때문에 훗날을 도모할 근본적인 가능성마저 제거되고 말았죠. 발키리 사건 자체가 마지막 히틀러 암살시도였으니까요. 어떻게보면 슈타우펜베르크는 그 강력한 추진력이 장점이기도 했지만 그 추진력 때문에 동료들까지 몰살시켜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발키리]에서는 단지 폭탄이 터진것 때문에 히틀러가 죽었을거라 믿는것으로 나오지만 [슈타우펜베르크]에서는 히틀러의 코트를 덮은 시체 한구가 들것에 실려나가는 것을 목격하고 그의 죽음을 확신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저로서는 후자쪽이 좀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래도 눈으로 봐야 확신을 갖기가 쉬울테니까요) 실제로는 [발키리]처럼 슈대령이 성급한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4.벡의 두 차례의 자살 실패를 언급하지 않은건 저도 좀 아쉽더군요. 전형적인 영웅만들기식 표현법이라... 실제로는 상당히 비굴한 모습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5.슈대령의 최후의 말은 후세대들에 의해 지어졌을꺼란 설도 있습니다. 실제 독일인들 중에는 슈타우펜베르크에 대해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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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 위에 있는 사진이 실제 슈대령인가요? 아니면 슈타우펜베르크 배우인가요? 통크루즈 뺨치게 생겼네요.

    독일사람들 볼때마다 참 잘생겼다고 느낍니다. 이태리는 좀 느끼하다능... 그래도 여자는 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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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kto - 2009/02/01 10:09
    흑백: 실제 사진 & 톰 아찌

    칼라: 레고 & 톰 아찌



    에잉~ 독일인 중에 배불뚝이도 많아요.

    단지 그는 필드에서 뛰는 군인이어 살찔 여유가 없었던 것 아닐까요?

    게다가, 당시 175cm면 상당히 큰 키가 떡대도 있어보였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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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페니웨이™ - 2009/02/01 09:09
    1. 희생당하는 동료에 대한 히틀러에 대한 반감은 거사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감정이라 생략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쪽이 더 몰입감도 있는 것 같고요.



    2. 위키를 보니 부인이 슈대령에 대해 쓴 책에 "one of his characteristics was that he really enjoyed playing the devil's advocate" 라고 썼다더군요.

    그 시절의 분위기나 직업군인으로서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애를 다섯이나 낳았단 점만으로도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단지, 거사에 대해 그렇게 좋아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3. 더 냉정히 생각하면 히틀러가 죽지 않았을 때 모든 거사는 실패한 겁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 이 작전은 아예 처음부터 히틀러를 죽이지 않고도 몇 명을 더 포섭해서 늑대굴의 통신을 끊고 죽은 것처럼 몰고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단지, 제가 "지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미 실패한 작전이지만,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 벡의 자살을 그대로 그렸으면 오히려 그렇지 않아도 잔뜩 슈대령 영웅만들기인 영화를 더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정도의 미화는 봐줄만하지 않을까요?



    5. 설득력이 있군요. 당시 사형장엔 나찌 동조자밖에 없었으니 이후 역사를 기록할 때는 내용이 추가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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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스포일러 무시하고 다 읽어버렸어요, 어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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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정일 - 2009/02/01 21:23
    역사를 소재로 했으니 사실 스포일러랄 것 까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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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슈타우펜베르크대령의키는 175센치가아니고 193센치입니다 그보다 더큰느낌이죠 사진으로봐서도

    늑대굴에서 부동자세로 히틀러옆에서있는사진을봤는데 머리하나는더크더군요 그리고인터넷기사도봤고요 영화는 너무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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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호신 - 2009/02/02 01:50
    자료를 제대로 못 찾아서 슈대령의 키를 잘못 적었습니다.



    피터 호프만이 쓴 <슈타우펜베르크>라는 그의 집안에 대해 적은 책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그의 부친은 무려 6'9"(205cm)로 당대 최장신 군인이었고, 그는 단신인(응?) 6'(183cm)라고 나와있군요.



    imdb엔 6'3"(191cm)이라고 기록되어 있고요.



    어느 쪽이든지 톰 아저씨의 키와는 거리가 멀군요. 진정한 엄친아...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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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정호신 - 2009/02/02 01:50
    댓글 내용을 본문에도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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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okto - 2009/02/01 10:09
    Okto님께서는 엄선된 독일인들을 주로 만나셨었나봅니다. 사실 지들 스스로도 기골이 장대하고 힘 잘쓰는 쪽으로는 몰라도 얼굴생김에 대해서는 별 자신을 갖고 있지 못할 겁니다.

    독일 명물 가운데 가장 떠올리기 쉬운 것이 맥주와 소세지가 있지요.

    그리고 축구에 대한 열광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간단한 퀴즈.

    매일같이 맥주와 소세지를 벗삼아 축구중계를 열심히 보다보면 체형이(특히 배) 어떻게 변할까요?

    답은 다 아시겠죠.

    그래서 독일어에 Bierbauch란 단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맥주배 또는 맥주뱃살 쯤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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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j.v.m - 2009/02/03 06:39
    사실 제가 생각하는 독일인은 독일 축구대표팀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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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정호신 - 2009/02/02 01:50
    수정하신 내용중에 6피트를 6인치라고 적으셨네요. 사람키가 15센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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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페니웨이님께

    3. 폭탄이 터진 순간부터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거였습니다. 히틀러가 죽고 안 죽고는 문제가 안 되요. 설사 히틀러가 살아 있었다고 하더라고 폭탄이 터진순간, 죽은것으로 밀어 붙였어야 합니다. 거기서 어 안 죽었네.. 일단 취소.. 나부터 살고 보자하면 살았을 것 같습니까. 어디로 도망갑니까. 히틀러가 살았다고 해서 올브리히트가 슈타우펜베르크를 거기서 그렇게 버렸으면, 올브리히트는 살았을 거라고 보십니까. 결국은 다 잡혀 들어갔을 겁니다. 슈타우펜베르크는 올바르게 행동한겁니다. 폭탄이 터진 순간부터, 이미 밀어 붙이던지 아니면 죽던지 둘 중의 하나였던 겁니다.



    저는 슈타우펜베르크역시 히틀러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들 우유부단한 멍청이들만 모여 있는 상황에서 슈타우벤베르크가 "폭탄이 터지긴 터졌는데 히틀러가 죽었는지는 모르겠네유.. 자 이제 어떻게 할까유... 좀 더 기다려 볼까유? 아니면 어쩐댜.." 이러고 앉아 있었다면 - (1.히틀러가 정말 죽었을 경우에도 정권장악에 실패했을 것이고 2.히틀러가 정말 죽지 않고 크게 부상당했을 경우에도 빠르게 밀어 붙였으면 가능했을 정권 장악에 실패했을 것이고 3.히틀러가 완전 멀쩡히 살아서 바로 쿠테타 진압을 명령했을 경우에도 앉아서 당했겠지요)



    슈타우펜베르크의 가장 큰 실수는 1.히틀러를 죽이는데 실패했다는거(폭탄 두 개 다 썼어야죠. 아니면 확실하게 자살폭탄 하던지.. 요즘 이슬람애들처럼.) 2.통신시설장악하지 않았다는 거.(진작에 그 TT기기 잔뜩 놓여진 통신실에 군대 보내서 장악했었어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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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지나가다 - 2009/12/02 19:24
    1. 이 댓글은 페니웨이 님 글에 덧붙여 다시는 게 좋았을 것 같군요.

    페니웨이 님이 이 글을 볼 리가 없으니까요.



    2. 똑같은 글을 두 번 올려 하나는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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