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썬더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썬더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0년 4월 12일 월요일

<바벨 2세>에 대한 여러가지 단상들

난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걸작 만화 <바벨 2세>를 새소년 코믹스 출간 버전으로 접했다.
물론 작가는 김동명 이라고 알고 있었고...

당시엔 워낙에 저작권이란 개념 따윈 개나 줘버리는 대한민국에(지금이라고 그리 다르진 않지만), 한국 도서잡지 주간신문 윤리위원회란 곳이 정권의 개새퀴를 해대던 시절이라(이것 역시 지금이라도 그리 다르지 않군) 이것이 일본 만화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렇다! <바벨 2세>는 일본 만화다!


우선 <바벨 2세>에 대해 생각나는 단상들...

  1. 어릴 때 성당을 다녔지만, 내가 바벨탑의 존재를 기억하게 된 것은 <바벨 2세>를 통해서였음

  2. 만화는 총 4부작으로 되어있으며, 각 부는 매번 요미가 부활하는 것으로 다시 시작했음

  3. 4부는 우리나라에 굉장히 늦게 소개되었기 때문에, 어릴때는 "관" PH304에 실려가는 것만 알고 있었음

  4. 내 머리에 깊이 각인된 <새소년 코믹스> 버전은 총 3부 8권으로 되어있었으며, 주인공의 이름은 김인호였음

  5. 바벨 2세의 옷은 체크무니인데, 어떤 각도로 그림을 그리든 체크무늬는 같은 방향이었음.
    아마도 체크무니를 일일이 손으로 그린 게 아니라 무늬 용지를 붙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함.

  6. 난 넥타이 매는 방법을 국딩 2학년때 아버지께 졸라서 졸라서 배웠음.
    바벨 2세가 입은 요미 부하들의 유니폼 때문이었는데, 자켓을 벗은 뒤 휘날리는 해골 넥타이가 넘 멋있었음.
    (그러고보니 중학생이 이미 넥타이를 맬 줄 알았구나. 대단대단)

  7. 바벨 2세의 초능력은 대략 8가지 정도였음
    : 엄청난 체력 및 회복력, 텔레파시, 최면술, 변신술, 화염방사, 염력, 에너지 충격파, 에너지 흡수능력
    (청력, 투시력, 손아귀 힘, 점프력 등은 체력으로 통일, 요미는 이 중 에너지 흡수능력 미보유)

  8. 바벨 1세는 바벨 2세에게 지구를 지켜달라거나 정의를 실현하라고 한 적이 없음.
    뭘 하든 니 마음이고, 난 물려주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했음.

  9. 요미는 굉장히 인간적인 악당이었음.
    3부에서 바벨 2세는 부하들을 수장시키려고 하면서 요미의 신경을 분산시켰고, 요미는 구출하기 위해 노력함

  10. 새소년 코믹스 버전에서 음주운전자의 "기분 한 번 주우타"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음

  11. 그 버전에서 바벨 2세가 로프로스에게 폭탄을 받는 장면에서의 대사는 "로스로프"였음. ㅎㅎ

  12. 세 부하들의 에너지원이 무엇일까 굉장히 궁금했었음.
    게다가, 포세이돈은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어디서 이걸 보충하는 것일까도...
    (이 생각은 로뎀의 컨셉을 상당수 차용한 [터미네이터2]의 T-1000에서도 계속됨. 에너지원은 뭘까?)


또 한편으로, 얼마 뒤 김형배 화백이 <바벨 3세>를 그렸기 때문에 이 만화가 우리나라 만화라는 것을 의심할 수가 없었다.
(난 당시 국딩이었다!)
이 만화는 여러모로 의심이 가는 면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당시에 유명했던 김형배 화백이 그린 것이라 적어도 외국 만화를 몰래 들여와서 이름을 바꿨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콜파와의 다찌를 그린 <바벨 3세>


<바벨 3세>에 대한 단상들...

  1. 바벨 1세는 정의를 지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바벨 "가문"이 "절대악" 담무스 "가문"과 싸운다는 개념이 도입됨

  2. 이번에도 주인공의 이름은 인호임. 이건 뭥미? 작명학에 입각한 운명론?

  3. 사고를 당해 혈액형이 바뀌었다는 황당 설정도 웃겼고, 바벨탑이 바벨 2세의 초능력을 제거한 것도 웃겼음.
    바벨탑은 주인 후보였던 요미의 기억을 지웠을 뿐 능력을 없애지 못했음.
    (이건 어릴 때부터 이상하다고 여겼을 정도로 허술한 부분임)

  4. 총 3권으로 되어있었는데, 2권을 구하는 것이 젤 어려웠음.
    그래서 2권 초반부의 인디언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각인되어있음

  5. 악당의 이름은 콜파임. 솔까말, 어떠한 포스도 느껴지지 않는 촌스런 네이밍 센스

  6. <바벨 2세>의 작화를 그대로 베낀 부분이 굉장히 많아 실망스러웠음.
    특히, 병원에서 회복한 뒤 콜파의 부하들과 싸우는 부분은 어이 상실.
    원작에선 마당 돌멩이로 잘 싸웠는데, 굳이 수집해놓은 (그래서 아마도 비쌀) 동전들을 빌려서 싸우는 개념은 뭥미?

  7. 마지막 장면에서 바벨 3세는 초능력으로 람세스 2세의 석상을 움직여 손에 든 지팡이로 콜파를 아작냄.
    그런데, 이 람세스 2세의 석상은 루브르 박물관에 있으며, 아래와 같이 생겼음.
    지팡이도 들고 있지 않으며, 전혀 만화와는 다른 모습임... 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한번 써먹는) 나의 람세스는 이렇지 않다능!!!


  8. 콜파를 아작낸 뒤 로뎀을 보내고 자신은 무너지는 피라밋에 남는데, 이 때의 대사가 어이 상실.
    더 이상의 바벨 4세는 없기를 바란다는 독백을 함.
    원작자 미쓰테루는 바벨 3세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표절 작가가 기본적인 양심도 없는 대사를 쓴 것임.

  9. <바벨 2세> 4부에서 로프로스는 핵미사일(수폭 미사일?)을 맞고 파괴되는데, 여기선 멀쩡히 등장.
    표절을 하려면 원작에 대해 연구는 좀 한 뒤에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세월이 흐른 뒤에 <내 이름은 101>이라는 만화를 접하게 되었다.
무려 <바벨 2세> 정식 속편이란 타이틀을 걸고 출시가 된 것이다.
이 무렵 여러가지 정보를 접하면서 이 만화가 원래 일본 만화였으며, 김동명이란 사람은 유령작가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때 알게 된 또 한 명의 유령작가는 바로 <권법소년 한주먹>의 전성기... ㄷㄷㄷ)

제대로 해석하면 <그 이름은 One-Zero-One>


<내 이름은 101>에 대한 단상들...

  1. 작품의 제목은 <その名は101>으로 직역하면 <그의 이름은 101> 또는 <그 이름은 101>이 맞으나,
    우리나라엔 <내 이름은 101>로 소개되었음.

  2. 제목의 101에 조그맣게 ワン ゼロ ワン(원 제로 원)이라고 주석이 달린 것을 보면 <그 이름은 원-제로-원>이 원작자의 뜻에 맞는 번역 제목이 아닐까 함

  3. 핵실험장 지하에 세 부하가 감금되어 조금만 움직이면 폭발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바벨 2세> 4부에서 로프로스가 파괴된 것과 대치됨.
    즉, 이 작품은 <바벨 2세>의 정식 속편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음. 아마도 평행 우주?
    (어릴 땐 핵이 터진다고 부하들이 파괴될까 했는데, <바벨 2세> 4부에서 파괴된 것을 보면 무사하진 않을 듯)

  4. 전작에 없던 그의 능력(?)이 하나 나오는데, 죽어가는 사람에게 피를 조금 수혈하면 부활하는 능력임.
    (치료하면 마나가 줄어드는 메딕도 아니고 원...)

  5. 그의 피를 많이 받으면 초능력자가 됨. 그런데 에너지 흡수 능력은 없음.
    (바벨의 피를 받으면 요미가 되는 듯. 헐~)

  6. 요미가 등장하는데, PH304에서 꺼낸 것으로 나옴. 이 부분 역시 <바벨 2세> 4부와 맞지 않음.

  7. 요미와 총질하며 싸워대는 마지막 장면은 충격이었음. 초능력 대결이 아닌 총싸움이라니!
    이건 순수 표절작 <바벨 3세>에서도 안 한 짓이었음!!!

  8. 핵탄두를 훔쳐내어 정부를 협박해서 돈을 뜯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이건 [007 썬더볼]의 표절임.
    아무리 소재가 없어도 너무너무 유명한 영화를 표절한 건 웃김.


덧. <황금날개 1,2,3> 역시 표절의 모티브로 <바벨 2세>를 사용한 흔적이 여럿 보인다.
바벨탑이 본거지인 초능력 주인공, 그 주인공과 대화가 가능한 충직한 검은 개, 거대 로봇과의 팀플 등등...

그런데, 황금날개 2호가 로뎀처럼 변신이 가능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혹시 이거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http://www.wooroemae.com Art By lennono



2009년 10월 17일 토요일

김연아 선수 쇼트 배경음악이 공개된 것과는 약간 다른 듯...

두 달 전, 김연아 선수는 쇼트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을 예고했다. (관련 포스트: 김연아 선수의 새 쇼트 배경음악에 사용될 음악들)
난 주제곡들을 편곡할 것이라 생각하며 어떤 방향일까를 궁금하게 생각했는데, 주제곡보다는 배경음악을 편곡했더라.
(그래서인지 똑똑하신 기자분들은 "007영화 음악이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쓰시더라. 모르면 그냥 있는대로만 쓰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om A View To A Kill her competitors


아무래도 주제곡 자체를 메들리로 꾸미는 것보단 훨씬 부드럽고, 음악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다.
피겨 스케이트는 잘 몰라 침 흘리며 볼 뿐... (스읍)

편곡된 음악들은 아래와 같더라.

1. [썬더볼] 배경음악: 라르고 기지 및 보트(디스코 볼란테 호) 씬, 도입부에서 약간의 긴장을 주는 효과 탁월
2. [위기일발] 배경음악: 집시촌에서 전투장면. [썬더볼] 음악의 긴장감을 그대로 유지한 채 약간 빠른 리듬감 부여
3. [두번산다] 배경음악: 주제곡을 느리게 편곡한 배경음악으로 다음으로 넘어가는 교두보가 됨
4. 그리고, <제임스 본드 테마>. 말이 필요 없다... 이 음악을 배경으로 예쁘고, 아름답고, 멋지고... (또 없나?)... 그렇더라.

참, [어나더데이]도 언급되었는데,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 몇 번을 들어봤지만...



덧1. 결국 이 포스트가 독일에서의 마지막 포스트가 되었음. ㅎㅎ

덧2. 우월한 연아씨만 76.08점, 기타 애들은 50점대... ㄷㄷㄷ 기본적으로 16점 이상 차이를 내고 시작하다니...


2009년 8월 12일 수요일

김연아 선수의 새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에 사용될 음악들

김연아 선수의 새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은 "썬더볼트"가 아니라고!에 언급했듯이, 김연아 선수는 007 주제음악 메들리를 쇼트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언젠간 풀버전을 공개해주길 간절히 바랄 뿐임)

사용자 삽입 이미지

COPYRIGHT(C) 2008, YUNAKIM.COM. ALL RIGHTS RESERVED.


음악을 공개한 것은 아니라 정확한 음악은 알 수 없지만, 공개된 제목을 통해 어떤 음악들이 편곡될 것인가 들어보자.


1. <The Name's Bond... James Bond>

영화 [카지노 로얄]의 엔딩음악인 <The Name's Bond... James Bond>이다.
데이빗 아놀드가 편곡한 이 음악은 클래식 007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도록 편곡된 음악이다.




2. [From Russia With Love(위기일발)]

초기 션 코너리의 걸작 스파이 스릴러인 [위기일발]의 주제곡이다.
맷 먼로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일품인 주제곡이며, 영화 역시 (J.F.K가 좋아했던) 원작소설의 포스가 살아있는 걸작이다.




3. [Thunderball(썬더볼)]
 
걸작 스파이 스릴러 [위기일발]과 더불어 액션 어드벤처의 신화를 이룬 [썬더볼]의 주제곡이다.
"타이거" 톰 존스의 멋진 목소리의 포스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역시 1965년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수상하고, 공전의 흥행을 이루어내었다.




4. [Die Another Day(어나더데이)]

피어스 브로스넌 시절의 최대 흥행작이자, 최악의 막장 007 영화다.
전작들에 대한 패러디를 빼면 볼 건덕지가 없는 영화지만, 마돈나가 부른 주제곡은 의외로 들을만 하더라.
007 영화 주제곡 같지 않은 게 문제긴 해도. 쩝.

2009년 8월 11일 화요일

김연아 선수의 새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은 "썬더볼트"가 아니라고!

김연아 선수의 새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이 발표되었다.
다름아닌 007 영화 주제곡 메들리다.

그런데, 관련 기사들이나 블로그에 글들을 보면 하나같이 틀린 내용이 올라와 있다.

007 시리즈의 배경음악을 메들리 형식으로 엮었는데, 그 대상은 <The Name's Bond... James Bond>, [선더볼트](1995), [다이 어나더 데이], [위기일발], [닥터 노] 등을...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위의 내용을 복사/붙이기 한 뒤에 조금씩 편집한 것이더라.
문제는 틀린 내용을 그대로 복사/붙이기 하다 보니 틀린 내용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경닷컴: 선더볼트, 닥터 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컷뉴스: 선더볼트, 닥터 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머니투데이: 선더볼트(199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살이푸드뱅크: 선더볼트(1995)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그와이드닷컴: 선더볼트, 닥터 노



최초의 소스를 제공한 김연아 선수 측에서 실수했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 기사들을 쓴 기자들의 자질이다.
뭐가 뭔 지도 모르고 대충 써갈겨서 내보내고, 그걸 다른 기자가 그대로 베껴서 또 내보내다보니 그런 것이다.

틀리거나 수상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1. 007 시리즈의 테마곡은 <James Bond Theme(제임스 본드 테마)>임.
    <The Name's Bond... James Bond>는 [카지노 로얄]의 엔딩곡으로 편곡된 제임스 본드 테마임.
    ('007 시리즈'도 아니고, '오프닝'도 아니라고!)
    굉장히 클래식한 스타일로 편곡을 했기 때문에 오리지널에 가깝긴 하지만...
    (참, 이것도 Name's 가 아니라 Names 라고 썼던데... 뭥미?)

2. [썬더볼트](1995)라는 영화는 성룡이 주연을 맡았던 액션영화임.
    쇼트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쓰이는 음악은 [썬더볼](1965)임.

사용자 삽입 이미지

[Thunderball(썬더볼)] (1965)


3. [닥터 노]는 별도의 주제곡이 없음.
    이 영화에서 대표적으로 쓰인 음악은 <James Bond Theme>과 <Under the Mango Tree>임.


어쨌거나, 새 주제곡도 정해졌으니 김연아 선수의 멋진 활약 기대한다!!!

2008년 5월 26일 월요일

007 Thunderball: 시대를 넘어선 액션/어드벤처의 걸작 (소설 vs 영화)

I've directed the first, the best and the biggest James Bond movies
- Terence Young

사용자 삽입 이미지
007 영화 중에서 최대의 수익을 올린 작품은 [카지노 로얄]입니다. (5억 9400만 달러)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얘기가 다릅니다. 바로 [썬더볼]입니다.
(위키피디아 참조)

이 작품은 비단 수익 면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상징적인 면이 많은 영화입니다. 그러한 점들을 한 번 나열해보겠습니다.

1. 007의 클리셰를 확립한 테렌스 영의 마지막 007 영화

이 작품은 이언 플레밍과 더불어 또 한 명의 제임스 본드의 아버지인 테렌스 영 감독의 마지막 007 영화입니다.
제임스 본드의 냉소적인 농담, 모자를 던져서 거는 습관 등과 같은 클리셰는 (소설이 아닌) 테렌스 영 감독이 만든 것이죠.

이후의 007 영화들은 테렌스 영 감독이 확립한 클리셰들을 반복해서 사용합니다.


2. 마지막으로 아카데미상(특수효과상)을 수상한 007 영화

이 영화는 1965년에(무려 43년 전에) 나온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사용된 기술들은 전혀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습니다.
수중촬영 장면은 화려하기 서울역에 그지없고, 폭격기가 바다에 침몰하는 장면은 (약간 장난감의 티가 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순수한 아날로그로 이런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합니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가 영화세상을 뒤집기 12년 전에 나왔습니다!)


3.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된 원작

이 작품은 처음부터 영화화를 목적으로 집필되었습니다. 그것도 첫 영화로 고려되었는데, 만약 그랬다면 오히려 시리즈 전체가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블럭버스터 급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입니다.

[썬더볼]에 투입된 자금은 1000만 달러였습니다. 물론, 이전 작품들의 엄청난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죠. 하지만, 첫 작품인 [살인번호]는 100만 달러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였습니다.
만약 100만 달러로 [썬더볼]을 만들었다면 그만큼 높은 완성도의 작품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4. 판권이 EON에 없는 또 하나의 007 영화

[카지노 로얄]과 더불에 이 작품의 판권은 EON 프로덕션에 없었습니다. ([카지노 로얄]은 1999년에야 EON의 손으로 들어갑니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영화화를 목적으로 집필되었지만, 이언 플레밍이 단독 집필한 작품이 아니라 케빈 맥클로리, 잭 휘팅햄과 공동집필하였고, 결국 이 작품의 판권(에다가 블로펠드, 스펙터의 판권까지…)을 복잡한 소송 끝에 케빈 맥클로리가 갖게 된 것이죠.
(이후 리메이크 작품인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까지 나오게 되는 파란만장한 작품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 작품은 그 소송으로 인해 플레밍의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켰던 (그리고 아마도 그의 사망을 앞당기게 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5. 00 요원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007 영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한 번 써먹는) 지각대장 007


이 영화에서는 00요원 9명이 몽땅 등장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전/이후의 007 영화들에서는 한두명만 등장하거나 이름만 언급되는데 비해서 [썬더볼]에서는 9명의 요원이 모습을 보입니다. 뭐, 그런다고 얼굴과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지는 않고 뒷모습만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요.

※ 이 부분은 사실 소설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들에서는 00요원은 002, 007, 008, 0011만 언급되었는데 영화에서는 [썬더볼]에서 9명을 보여줌으로써 001~009가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게 됩니다.


6. 제임스 본드의 탁월한 능력을 가장 많이 보여준 007 영화

[썬더볼]에서는 제임스 본드의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장면들이 삽입됨으로서 수퍼 스파이 제임스 본드의 능력이 현실적으로 와닿게 됩니다.

a. 부바르 대령의 미망인이 가짜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장면을 보면서 미망인이 가짜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b. (누군지 모른 상태로) 더발 소령의 시체를 본 뒤에 사진을 보면서 한 눈에 그를 알아봄

c. 수중에서 수류탄이 터졌지만 견딤

d. 샷건을 쏘면서 가늠자를 눈으로 보지 않고 감각으로 쏘아 명중시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딴걸 쏘면서 굳이 가늠자를 볼 필요까진 없음!


e. 암살자가 숨어서 자신을 쏘기 직전에 몸을 돌려 팜므 파탈을 죽이게 만듬


7. 블럭버스터로 완전히 돌아서서 이후의 시리즈를 나락에 빠뜨린 단초가 된 007 영화

[골드핑거]와 [썬더볼]은 스파이 스릴러가 아닌 블럭버스터 액션 어드벤처로서의 역할 즉, 관객에게 스릴감보다는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썬더볼]을 통해 블럭버스터에 맛을 들인 제작진은 다음 작품인 [두번산다]를 원작을 완전하게 무시하고 블럭버스터로 기획하여 최대의 졸작 중 하나를 만들게되고, 이후에 이 실수를 반성하지 않고 [문레이커]라는 괴작을 또 만들게 되는 등, 시리즈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작자체가 영화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상당히 충실하게 영화화되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소설과 영화 [썬더볼]의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소설에서 본드가 요양소에 간 이유는 과다 흡연량을 줄이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함이었는데, 영화에서는 흡연 장면이 등장하지 않음

  2. 소설은 스펙터(SPECTRE)와 블로펠드가 등장하는 첫 영화이지만, 영화는 이미 3번째였음

  3. 영화의 팜므 파탈인 피오나 볼페 및 여성 요원인 폴라는 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음

  4. 소설의 필릭스 라이터는 2번째 작품인 <죽느냐 사느냐>에서 상어에게 팔과 다리를 잃은 뒤 CIA를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활동하면서 사건에 개입하지만, 영화에서는 멀쩡하며 여전히 CIA 소속임

  5. 소설에서는 지시를 받고 바하마로 갔지만, 영화에서는 더발 소령의 시체를 보고 자원해서 감

  6. 소설에서 블로펠드가 리피 백작의 살해를 지시한 이유는 제임스 본드에게 불필요하게 시비를 걸어 작전을 노출될 뻔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안젤로(가짜 더발 소령)가 돈을 더 요구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임

  7. 소설에서는 수중전은 등장하지 않음. 영화에서 수중전이 등장한 것은 제작자인 맥클로리가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음

영화 [썬더볼]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폴라 역을 맡은 마르틴 베스윅은 [위기일발]에서 집시 여자 싸움꾼 조라 역을 맡았었음

  2. [썬더볼]은 1966년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최고 수입을 거둔 영화가 되었음

  3. 도미노 역을 맡은 클로딘 오저는 영화에 등장하는 수영복을 함께 디자인했음

  4. 소형 호흡기는 CO₂캡슐 2 개를 붙여 만들었음

  5. 머니페니 역을 맡은 로이스 맥스웰 여사는 (앞의 3편에서 자신의 옷을 직접 갖고 와서 촬영했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의상을 지급받았음

  6. 핵폭탄의 모양은 켄 아담과 피터 라몬트가 촬영한 비밀 카메라 사진을 기초로 디자인되었음

  7. 초기의 시나리오에는 제임스 본드가 가이거 카운터 시계(geiger counter/watch)를 계속 들여다보고, 도미노는 그것을 보면서 본드가 자신을 지루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