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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4일 수요일

제대로 다시 만들어본 베스퍼 마티니

"'A dry Martini,' he said. 'One. In a deep champagne goblet.'
 'Oui, Monsieur.'
 'Just a moment. Three measures of Gordon's, one of vodka, half a measure of Kina Lillet. Shake it very well until it's ice-cold, then add a large slice of lemon-peel. Got it?'"

- 소설 <Casino Royale> 7장

베스퍼 마티니를 처음 만들어 먹었을 때는 처음 시도해보는 데다 여행에서 막 돌아왔을 때라 제대로 준비를 해서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여독이 풀린 뒤 다시 제대로 만들어봤다.

일단 든든한 안주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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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뻑뻑한 고기라도 삼겹살이랑 함께 구우면 되는 거임


이번에는 레몬도 준비했다.
마트에서 레몬을 찾긴 찾았는데, Lemon이라 적혀있지 않아 헤맸음.
알고 보니 독일어로 레몬은 Zitrone란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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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나름 옥에티가 있음. 누굴까?


레몬껍질까지 집어넣어 제대로 만들었다.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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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로운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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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은 옥에티: 압솔루트 보드카

그런데, 지금 만든 베스퍼 마티니엔 작은 옥에티가 있다.
바로 압솔루트 보드카...

압솔루트 보드카는 굉장히 유명한 스웨덴산 보드카이긴 하지만, 제임스 본드는 영화에서 단 한번도 마시지 않았다.
스미르노프 보드카를 대부분 마셨으며, 이 외에도 스톨릭나야([두번산다], [뷰투어킬], [리빙데이라이트]), 핀란디아([어나더데이])도 마셨다. [두번산다]에선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태국산 보드카(Siamese vodka)도 마셨지만, 그 유명한 압솔루트는 한번도 마시지 않았다는 거...
(소설 <문레이커>에서는 울프슈미트라는 보드카도 마시는데, 영화엔 등장하지 않음)


2. 오리지널 베스퍼 마티니의 맛은 아님

사실, (소설에서 언급한) 키나 릴레이(Kina Lillet)릴레이 블랑(Lillet Blanc)의 맛은 다르다.
키나 릴레이가 훨씬 씁쓸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1986년에 생산이 중단되었다.
(릴레이 사에서는 릴레이 블랑을 공식적인 키나 릴레이의 후속작으로 지정했음)

베스퍼 마티니의 맛 중 하나는 이 씁쓸함인데, 이 맛은 이제 볼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원래 고든의 맛과 향이 약한 편이 아니라 릴레이 블랑의 맛과 향을 느끼기도 힘들다.
따라서 지금은 꼭 릴레이 블랑이 아니더라도 스위트 화이트 와인으로 만들면 거의 비슷한 베스퍼 마티니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걸 몰라서 무려 파리까지 가서 릴레이 블랑을 사온 거다. OTL



드디어 베스퍼 마티니를 만들어 먹다!

베스퍼 마티니를 만들어먹고 싶었는데, 우리나라나 독일에선 릴레이 블랑(Lillet Blanc)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고든 진이나 보드카는 넘치는데...

그러다 파리에 간 김에 한 병 샀다. 보르도 산인지라 프랑스 와인 샵엔 넘쳐나더라.

와인셀러 따윈 없으니, 냉장고에 모셔둔 채로 일단 기념사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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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어 먹을 땐 안주도 든든히 먹을 생각으로 목살(로 보이는 무언가)을 사왔다.
알고 보니 이 놈은 목살(Schweine-Nach)이 아니라 돈까스 재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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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 앞에선 모든 고기는 평등한 것.
좀 두꺼워서 손이 좀 더 가긴 했지만, 결국 고기는 고기인 거다.

처음 만들어본 베스퍼 마티니 이지만, 먹어보니 맛과 향은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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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얼음과 함께 셰이킹을 해야 하지만, 셰이커가 없으니 패스...



2009년 10월 10일 토요일

밤기차 타고서 프랑스 파리 여행 #2 (퐁네프, 샹젤리제 거리)

루브르 박물관을 나와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퐁네프.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덕분에 이름만 알지, 솔까말 관심도 없던 곳이다.
(영화도 안 봤다. 화가와 연인 따위가 어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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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너머로 보이는 곳이 시테섬, 왼쪽에만 있는 석조 교각이 퐁네프


퐁네프 다리에서 인증샷 한 방 찍어주고, 시테 섬으로 들어갔다.


이게 무려 경찰서 건물이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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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강을 지나가는 유람선을 보니 [뷰투어킬]에서 낙하산을 쫓아 유람선으로 낙하하신 본드 영감님이 생각난다.
(솔까말, 에펠탑에서 세느강까지... 사실 그 영화의 상당부분은 007영화라기 보단 걍 파리 관광 안내비디오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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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따라 좀 더 가면 노트르담 대성당이 나오는데,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 과감하게 빠져나왔다.
(게다가, 마누라 님과 같이 온 것도 아닌데 뭔 성당 나부랑탱이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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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테 섬을 빠져나오자 탑이 하나 서 있다.
유럽을 돌아다니며 이런 탑은 워낙 많이 봐서 눈에 차지도 않는다.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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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오면 꼭 살려고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백포도주 Lillet Blanc이다.
(다름아닌 베스퍼 마티니의 재료 중 하나임)
마침 지나가다 물어보니 가까운 곳에 주류 판매점이 있다고 해서 냅다 뛰어가서 한 병 샀다.

독일에서 이거 찾으려고 많이 돌아다니며 물어봤는데, 찾을 수 없었는데, 파리에선 벽장에 잔뜩 있더라. 헐~
(이 놈은 원래 보르도 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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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as... 잊지 않으마...


다시 루브르로 돌아온 뒤 샹젤리제 대로를 향했다.
(퐁네프는 루브르의 동쪽이고, 샹젤리제 대로는 서쪽임)
루브르 정문에서 샹젤리제 대로로 가는 중간에는 튈르리 궁전 터와 꽁꼬르드 광장이 있다.
재미있는 건 튈르리 공원-꽁꼬르드 광장-(샹젤리제 대로)-개선문-Porte Maillot-라데팡스 구간 전체가 일직선이라는 거.
루브르 입구에 있는 짝퉁 개선문도 이 일직선 구간에 연결되긴 하는데, 루브르 건물 자체는 일직선에서 약간 벗어나니 패스.

튈르리 공원은 원래 궁전이 있던 곳(그래서 정확히는 튈르리 궁전터가 맞는 것 같다)인데, 1871년 방화로 소실되었다고 함.
현재는 공원으로만 쓰고 있는데, 경치도 멋진데다, 일직선으로 뻗은 샹젤리제 대로 너머 개선문이 보이는 멋진 곳임.


궁전터를 지나 꽁꼬르드 광장에 도착.
일단 에펠탑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사진 찍기 딱 좋아 에펠탑부터 찍고 시작.

오벨리스크는 이집트로부터 기증받았다고 얘기하고(라고 쓰고는 바락바락 우긴다고 읽음) 있는데, 우리가 직지심체요절을 프랑스에 기증했단 얘기랑 동급으로 들림.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오벨리스크는 가까이서 보니 정말 크긴 크다. 33미터라는 크기는 장난이 아니다...


꽁꼬르드 광장에서 개선문을 향해 출발하기 전 일단 한 샷.
뒤에 보이는 개선문은 이 곳에서 딱 2km 거리이다. 부지런히 걸으면 (즉, 보통 보속인 4km/h로 걸으면) 3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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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보니 쉽게 돈 버려는 투탄카멘과 별 관심 없는 여인네 둘이 있어 한 샷.
저 친구 가만 안 있고 많이 움직이던데... 돈 버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네...

여담인데, (아래 사진처럼) 유럽에선 인종간 친구나 부부를 쉽게 볼 수 있다.
우린 어줍잖게 다문화가정을 껴안니 뭐니 하는데, 당장 그딴 말 장난 그만하면 좋겠다.
인종차별을 당장 그만두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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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대로엔 디즈니 샵도 있더라.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시간 부족으로 패스. (노트르담 대성당도 안 간 마당에 무슨 디즈니는...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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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대리점이 있어 한 컷.
이게 반가웠던 이유는, 브레멘에 벤츠 공장이 있어 마치 집에(응? 응?) 온 듯한 기분 때문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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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다 와 간다. 쬐금만 더 걸으면 도착...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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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하나 있다. 나름 멀티플렉스 관이다.
[업] 밖에 본 영화가 없더라.
[거친녀석들]을 정말 보고 싶다... 제발 귀국할 때까지 극장에서 상영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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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드디어 개선문 도착. 시간을 보니 딱 30분만에 도착했다. 헥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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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대로를 만끽(이라고 쓰고 주파라고 읽음)한 뒤 향한 곳은 라데팡스(안경점 절대 아님! / 3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