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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30일 화요일

속편의 달인 어빈 커쉬너 감독 사망. R.I.P.

레슬리 닐슨이 11월 28일 사망했고, 다음 날인 11월 29일에 어빈 커쉬너 감독이 사망했다.
이틀 연속해서 영화인이 사망하니, 기분이 착잡하다.

R.I.P. Irvin Kershner (1923–2010)


여러모로 업적이 많은 분이지만, 나는 언제나 이 분을 속편의 달인이라 생각한다.
속편의 제작은 많은 부담을 안게 되고, 자칫 전편의 함정에 빠져버리기 쉬운데, 이 분은 전작을 충실히 이어받는 작품을 만드셨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작은 그가 57세의 나이에 감독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1980).

어빈 커쉬너 감독은 전작인 [스타워즈]가 자신의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전작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결국 시리즈 6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되었고, "I am your father"는 전설이 되었다.

에구~ 우리 다쓰 이리 온~


3년 뒤 그는 케빈 맥클로리의 비정통 007 영화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을 감독한다.
당시 정통 007 영화인 [옥토퍼시]와 경쟁을 벌이고, 결국 흥행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패했지만, 충분한 수익을 냈다.
(3600만 달러 투자, 1억 6천만달러 수익)

역시 007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다.

션 코너리 옹이 가발 투혼을 발휘하신 비정통 007 영화 [네버 세이 네어 어게인]


7년 뒤인 1990년 , 그는 공전의 히트작 [로보캅]의 속편을 감독한다.
비록 내용면에 있어서는 전작만큼의 충격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역시 높은 이해도로 폭력성 면에서 상당히 높은 수위의 속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칠순을 앞둔 노감독 어빈 커쉬너 옹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R.I.P.

2009년 8월 28일 금요일

[카지노 로얄(1954)] 간단 감상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초의 제임스 본드는 션 옹이 아니라 고 배리 넬슨 옹이라는 거...



그간 한번쯤 보려고 생각만 하곤 전혀 보지 않던 전설의 1954년작 [카지노 로열]을 드디어 감상.
비록 단편이지만, 1967년작보다 이게 훨 낫다는 생각이 들었음. 1967년작이 워낙에 앞뒤 없는 괴작 코미디였긴 했지만, 제목이라도 그렇게 안 붙였으면 하는 생각이 아직도 들고 있음.

1. 제임스 본드가 도대체 왜 미국 첩보원인 것이얌? 지미 본드... 이게 가당키나 한 호칭이냐!

2. 미국 첩보원 제임스 본드, 영국 요원 클래런스 라이터... OTL.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해하려 노력함. 도대체 연인 이름은 웬 발레리 마티스냐고! 르네 마티스를 뺀 대신에 이름을 슬쩍 섞은 것 같은데, 그러려면 베스퍼란 이름이라도 살려두지 그랬냐고!

3. 르쉬프의 이름에 대한 설명은 1954년작에서만 제대로 나옴. 각국어로 숫자라는 별명을 다 갖고 있단 얘기부터 (소설에선 언급되지 않았던) 루시퍼를 연상시키는 르쉬프를 주로 사용한단 얘기까지.
갠적으로 2006년작에서 이 설명이 누락된 것이 좀 아쉬웠는데, 넘 만족스러웠음.

4. 소설을 보면 르쉬프는 도박에 미친 것 외에 마약이나 매춘에도 손을 대어 스멜쉬가 버리려고 한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이건 쏙 빼고 도박만 얘기함. 아마도 TV라는 매체의 한계가 아닐까.

5. 충격의 낭심고문 장면 대신 뻰찌로 발가락을 으깨는 장면이 들어갔음. 나름 완화시킨다고 한 것 같은데, 이거나 저거나 티비에서 보여주기 좋은 장면은 아니어서 고민 많이 했을 듯.

6. 엘리베이터에서 본드가 발레리를 갈구는 장면이 있는데, [카지노 로얄(2006)]의 엘리베이터에서 베스퍼가 본드에게 빈정거리는 장면은 이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 이 아닐까 함. "여긴 당신의 자존심이 탈 공간이 없네요!"

7. 소설에도 나오는 자동차 추격장면이 쏙 빠진 것은 좀 아쉬움. 어쩔 수는 없었을 듯. 티비 단편의 한계.

8. 원래 르쉬프를 KGB가 죽이도록 하기 위해 그 난리를 떨었는데, 결국 본드가 르쉬프를 죽이는 설정은 뭔지... 르쉬프의 돈이 그렇게도 탐났던 걸까?

9. 사실, "카지노 로얄"이란 이름이 언급된 영화는 세 편이 아니라 네 편임. 그 죽일 놈의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에서 도박장의 이름이 다름아닌 "카지노 로얄"임. 이 네 편의 시작으로서 손색이 없는 영화임.

10. 라이터와 접선 암호를 확인하는 장면, 도청장치를 피하려 음악을 트는 장면 및 수표로 바꾼 상금을 숨기는 장면 등은 최초의 007 영화답게 멋지구리하게 묘사되어 만족스러움.

11. 비록 2006년작에서 박진감 넘치는 포커씬을 보여주긴 하지만, 역시 [카지노 로얄]은 바카라가 제격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