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9일 화요일

007만 있나? 002, 009도 있다

007 영화의 설정상 살인면허를 갖고 있는 00요원9명 있습니다. (001 ~ 009)
이 9명의 요원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썬더볼]에서 스펙터가 훔쳐간 핵탄두를 찾기 위해 모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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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등장하는 지각대장 007

이렇게 다 모인 것은 한 번 밖에 없고, 대부분 잠깐씩 모습을 비추거나 이름만 언급되는 형식으로 영화에 출연(?)하는데, 영화에 출연했던 00 요원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002 :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리빙데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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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의 머리를 관통했던 황금탄환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살인청부업자 스카라망가를 추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002 빌 페어뱅크스의 머리를 관통한 황금탄환인데 이 탄환은 사이다라는 이름의 무희의 배꼽에 달려있습니다.
물론, 002는 이 영화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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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기지 침투 훈련에서 페인트탄에 당하는 002 -.-;;;;

다시 002가 등장한 영화는 [리빙데이라이트]입니다.
004, 007과 함께 지브롤터 해협의 레이더 기지에 침투하는 훈련에서 제일 먼저 페인트 탄을 맞습니다.
글린 베이커라는 배우가 연기했는데, 언뜻 보면 로저 무어 경을 닮았습니다.


003 : [뷰투어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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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로 발견된 003…

[뷰투어킬]은 003이 마이크로 칩을 갖고 나오다 살해당한 뒤, 007이 003의 시신에서 이 칩을 회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004 : [리빙데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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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ooooooooooooooooooo!

004는 [리빙데이라이트]에서 002, 007과 함께 침투훈련을 하던 중 의문의 킬러에게 살해당합니다.
004 역을 맡은 프레드릭 왈더조지 래젠비를 닮았습니다. 002와 더불어 이 설정은 의도적으로 기획된 것입니다.
(007 영화에서 00 요원은 이렇게 생겼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006 : [골든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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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England, James!

006은 워낙 잘 알려져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겠죠?
[골든아이]에서 제임스 본드와 박터지게 싸우던 야누스는 원래 006이었습니다.


008 : [골드핑거], [리빙데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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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008이 온다니깐!

[골드핑거]에서 008실제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007이 레이저빔에 살해당할 위기에서  "내가 죽으면 008이 대신 올 거요"라고 언급만 하는데,
이 말에 골드핑거는 꿈쩍도 않고, "걘 너보다 낫겠냐?"라면서 씹어버립니다.
(물론, 007이 최고라는 뜻을 은연중에 풍기는 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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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있는 008에게 이 일을 맡기겠네

[리빙데이라이트]에서도 008실제로 등장하지 않고 007이 저격수를 살려둔 것을 질책하면서 대타요원으로 언급만 됩니다.

008은 그저 대타요원일 뿐일까요?


009 : [옥토퍼시], [언리미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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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면서 중요한 단서를 대사관에 넘긴 009

[옥토퍼시]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인 화벨쥬의 알을 등에 칼이 꽂힌 채로 죽어가면서 대사관에 넘긴 것은 009였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007도 같은 삐에로 복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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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나드의 뇌 한가운데 박힌 탄환은 009의 솜씨

[언리미티드]에서 009실제로 나오지 않고 르나드의 머리를 쏴서 뇌 속에 탄환을 남긴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럼 이 임무는 009가 해야 하는데, 왜 이 임무를 굳이 007이 했어야 했는지는 잘…)

009는 르나드를 한칼에 (아니구나, 한 방에… -.-;;;) 보내버렸지만, 007에게 르나드의 처리를 맡기자 임무는 질질 끌리며,
M의 부하들은 살해당하고, M 자신은 납치되는 촌극이 벌어집니다.
그것도, 어깨 부상으로 참가할 수 없는 임무를 억지를 써가며 맡았는데 말이죠.
(009는 머리를 맞췄지만, 르나드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달튼까지만 해도 다른 00 요원이 죽으면 제임스 본드가 대부분의 범인을 찾아내서 죽였는데,
브로스넌006의 배신도 눈치채지 못하고, 009가 거의 죽인 르나르에게 이용만 당하는 무기력한 007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역시 영화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배우의 카리스마보다는… 대본 작가(대본의 완성도)입니다!

덧. 001, 005는 언제쯤 나올까요?

   

007 영화에서의 배우의 재활용 사례들

007 영화를 많이 보다 보니 "어? 저 배우는 다른 장면에서 봤는데?"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물론, 시리즈 영화가 나오다보면 같은 배우다른 역할을 맡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군다가 007 영화처럼 21편이나 되는 시리즈물에게는 그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그런데, 눈치채기 힘든 조연이나 스턴트맨들에서 뿐만 아니라, 우습게도 메인 캐릭터고정 출연 캐릭터에 대해서도 (관객의 기억력을 무시하고) 재활용을 하는 경우가 있더랍니다.

자, 지금부터 달려봅니다.

1. [골드핑거] 프리타이틀 액션의 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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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무희는 사실, [위기일발]에서 본드의 동료인 케림 베이의 애인으로 출연했습니다.
집에 폭탄이 터졌을 때 놀라서 도망간 이후로 얼굴을 볼 수 없었는데, 그 사이에 무희로 업종을 변경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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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썬더볼]의 자끄 부바르 (Jacques Bou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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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타이틀 액션에서 본드가 동료 2명의 복수를 위해 목을 졸라 죽여버린 자끄 부바르는 스턴트맨 밥 시몬즈가 연기했습니다.
이 분은 션 코너리 경의 스턴트 대역을 주로 했는데, 가장 유명한 대역 출연 장면은 바로 오프닝 건 배럴 씬입니다.
사실, [살인번호]부터 [골드핑거]까지의 건 배럴 씬은 코너리가 아니라 밥 시몬즈가 연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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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썬더볼]의 폴라 (Paula Ca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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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의 동료로서 스펙터에 잡혀가서 자살해버리는 강인한 여성 요원 폴라는 마르틴 베스윅이라는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첫 007 영화인 [살인번호]의 오프닝 장면에서 춤추는 여자의 모습은 바로 이 마르틴 베스윅의 실루엣입니다.
또, [위기일발]에서는 추장의 아들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싸우는 집시 여인도 연기했습니다.



4.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 블로펠드(Ernst Stavro Blo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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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그레이가 블로펠드 역을 맡아 무려 3번이나 죽임을 당합니다.
그런데, 이 배우는 전전 작품인 [두번산다]에서 이미 헨더슨 역을 맡아 칼 맞아 죽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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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고골 장군 (Generel Anatol Go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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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의 고위 간부인 고골 장군이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처음 등장해서 [리빙데이라이트]까지 6편의 007 영화에 연속출연했는데, 이 역은 월터 고텔이라는 배우가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배우는 사실 클래식 007 영화의 걸작인 [위기일발]에서 스펙터의 암살자 역할을 이미 맡았었습니다.
혹시, 스펙터에서 변절해서 KGB에 입대(?)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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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옥토퍼시]의 옥토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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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제작자 맥클로리가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으로 본드 vs 본드 전쟁을 걸어옵니다.
이에 EON 프로덕션은 로저 무어 경재기용하면서 멋진 액션물을 만들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본드걸도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사망했던 모드 아담스재기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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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골든아이]의 잭 웨이드 (Jack W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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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면허]에서 CIA 요원이자 본드의 친구인 필릭스 라이터가 상어에 의해 한쪽 다리를 잃어버리게 되자 새로운 CIA 연줄(?)을 등장시키는데, 이 인물이 잭 웨이드입니다.
사실, 이 배우는 전전작인 [리빙데이라이트]에서 무기 밀매상인 브래드 휘태커를 연기했었습니다.
(어떻게 메이저 악당이 CIA로 재탄생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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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카지노 로얄]의 마담 우 (Madame 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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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배우는 배우의 재활용이 아니라 까메오로 출연한 것입니다.
[두번산다]의 오프닝에서 본드를 침대에 가두는 역할을 맡았던 타시 친이라는 배우가 까메오로 [카지노 로얄]에 출연했습니다.
무려 39년만의 재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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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카지노 로얄]의 카드 플레이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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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나온 타시 친은 무려 39년만의 재등장인데, 이게 최고기록(?)이 아닙니다.
최고기록은 플레이어 3번을 맡은 다이앤 하트포드입니다.
이 분은 [썬더볼]에서 본드가 스펙터로부터 도망치는 과정에서 본드와 춤을 추는 여인 역을 맡았습니다.
무려 41년만의 재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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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본드가 탈출할 때마다 계시던 술병 아저씨


혹시 이 장면들을 눈치챈 분 계신가요?
[나를 사랑한 스파이], [문레이커], [유어아이즈온리]의 3편에서 제임스 본드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나타난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이 분은 언제나 술병이나 술잔을 들고 계시며 자꾸 자신의 눈을 의심하십니다.

이 역은 빅터 투얀스키가 연기했는데, 사실 이 분은 배우가 아닙니다.
배우로서는 딱 4편밖에 출연하지 않았고, 그 중 3번은 술을 든 사나이 역이었습니다.

이 분도 배우의 재활용에 넣어야 할까요? ^^;;


   

2008년 4월 28일 월요일

2mb 덕분에 배워보는 선거 전 공약확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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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게 머리야, 뇌야?

요즘 광우병 소 직수입, 공공기관 민영화2mb의 삽질이 십합니다.
윤리가 좀 모자라면 어떤가, 경제만 살리면 되지!
라는 멋진(?) 문구로 시작했지만, 윤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일깨워지는 것을 보면 2mb의 공이 크기는 큽니다.

아니, 그러한 윤리의 가치를 무시한 상당수의 국민(유권자)들이 문제겠죠.
(그래서 이래저래 국개론에 동감합니다)

사실, 냉정히 말해 2mb는 그렇게 잘못하는 것 없습니다.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을 하나하나 지켜가고 있을 뿐이죠.

2mb는 한번도 "나는 윤리적이다" "나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손해를 감수하겠다" 등의 대다수의 국민을 위하는(또는 위하는 듯한), 지극히 개념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는 (기업을 말아먹고 사기를 당했지만) 부끄러움이 없다" "비지니스 후뤤들리한 정부"라는 표현을 공공연히 사용하여 개념은 없으며, 대기업만을 사랑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2mb의 대선시 공약 중에 공공분야 정책을 보면서 사후약방문 개념으로 공약을 읽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겠습니다.

우선, 2mb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소리를 연신 떠들어대면서 그 방안 중 하나로 공공기관 민영화를 주장했습니다.
(한국일보 기사 참조)

1. 2mb는 공공기관의 목적을 알까?

공공기관공공의 이익을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장사하는 곳입니다.

2mb가 예로 든 KTKT&G의 민영화 성공사례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원래 이곳들은 돈이 되는 장사를 윤리적 목적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운영한 곳으로 민영화해도 손해볼 리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KT, KT&G의 민영화 이후 동종업계(경쟁업계) 죽이기 전략은 한심한 수준입니다.
(특히, 중소규모 담배 제작사들을 죽이기 위한 거대자본 KT&G의 노력은 눈물겹습니다)

하지만, 2mb가 그렇게 사랑해마지않는 미쿡의 예를 들어보면 한국전력공사의 민영화는 걱정이 큽니다.
미국은 여름철만 되면 많은 주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집니다. (에어컨 덕분입니다)
(더 기술적인 미국 전력 민영화 이야기는 한겨레21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오지나 낙도처럼) 돈이 되지 않더라도 전기를 공급해야 할 곳은 공급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제대로 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쌤쑹왕두꺼비가 별장 짓는다고 하면 당장 깔아주겠지만…)

공공기관으로 유지해야 할 곳까지 민영화해버리자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1. 그 (공공)기관은 손해를 보겠지만, 정부 탓은 아니다!
2. 적자규모가 큰 놈을 민영화시키면 정부 입장에서 적자가 줄어든다
즉, 정부 전체로 보면 분명히 적자규모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니 국가 경제 향상에 일조했다고 뻥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기존 정책과는 충돌이 없나?

참여정부시절부터 중앙과 지방간의 균형발전을 꽤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 가운데 하나가 혁신도시입니다.
이 중 특히 광주ㆍ전남 혁신도시700만㎡가 넘는 대규모 부지에 한국전력을 포함한 17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할 곳입니다.
(혁신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규모는 무등일보 기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 부지의 상당부분은 원래 농지였는데, 용도가 변경됨에 따라 1년간 농사를 짓지 않은 상태였고 말이죠.

문제는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게 되면, 지방 이전을 강요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방으로 이전하면 경영에 타격이 있다.(즉, 손해가 크다)"라고 주장할 것이 뻔하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공공기관들 입장에서는 지방으로 가기 싫었는데, 민영화라니, 얼마나 좋은 핑곗거리를 준 것인가요…

결국, 민영화가 잘 이루어지면 해당지역 농민들은 보상도 받지 못하고, 지금 와서 농사를 짓기도 어려운 처지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답 없이 농지를 1년 놀리면, 정상적으로 경작을 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런 전후사정에 따라 광주ㆍ전남 혁신도시는 여러모로 재검토 1순위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겨레 기사)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그리고, 유권자는 투표를 하기 전에 후보자의 공약은 물론 윤리성까지 꼼꼼하게 검토해야 됩니다.

유권자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투표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입니다.
(소 치는 할머니가 2mb 유세를 지원했는데, 정작 당선된 2mb는 그 할머니의 등에 비수를 꽂는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 4년이야 이럭저럭 버텨가야겠지만, 4년 후에는 총선이, 그로부터 1년 후에는 대선이 또 옵니다.
그 때에는 유권자들이 좀 더 많은 판단을 하고서 투표에 참가하기를 기대해봅니다. 휴~


  

오랜만에 다시 찾은 모교들

문득 바람이 들어 모교들을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 교정은 어떻게 변했을까, 운동장 옆에 있던 아름드리 나무는 그대로 있을까, 담치기하며 불량식품 사러 가던 가판대 가게는 있을까 하는 등의 잡생각을 하면서 휴일에 학교를 갔더랍니다.





1. 초등학교

졸업한지 20년도 넘었지만, 교문은 옛날과 달라진 것이 없더군요.
앞에 보이는 수돗가는 새로 생긴 것이지만, 나머지는 옛날 그대로였습니다. 방가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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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것이 거의 없어 너무나 반가운 교문

교문을 딱 들어서니 흙 운동장은 간데 없고, 인조잔디 구장클레이 트랙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어떤 돈으로 이런 환경을 구축했을까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보기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나무 밑둥을 잘라내서 자리로 만들어버린 것은 보기 상당히 나빴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를 잘라내버린 것은 도대체 누구의 아이디어란 말이냐!

운동장을 지나가는데 문득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무 주변에 인조잔디를 심어(?)놓은 것이었습니다.
뭐 하자는 플레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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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무 주변에 풀을 없애버리고 인조잔디를…?

운동장을 지나가서 백엽상과 동물원(?)이 있는 후문 쪽으로 갔습니다.
안타깝게도 코끼리와 호랑이 모형은 처참할 정도로 낡아있더군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도 코끼리의 코가 부러져있었는데, 20년이 되도록 복구하지 않았더랍니다.
인조잔디 깔 예산 중에서 조금만 여기에 썼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여긴 티가 나지 않으니까 돈을 여기다 쓰려고 하지 않겠죠?)

이제 코끼리 코도 슬슬 복구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건물 사이를 돌아다니니 정기 장학지도 푯말이 보였습니다.
교육청 장학사들도 운동장 인조잔디만 보지 말고, 동물원의 부서진 코끼리도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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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지도!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열심히 청소했을 생각을 하니 심히 안습.

분수대가 보였습니다. 네. 20여년 전에도 그 자리에 있던 분수대입니다.
그저 반갑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때 이 분수대 옆에서 책을 더 많이 읽었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분수나 물레방아는 언제 봐도 멋있습니다

저는 6학년 때 7반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주기숙 선생님 ^^;;;)
마지막으로 다녔던 건물을 찍었는데, 2층인가 3층인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70%의 확률로 3층 오른쪽 끝 교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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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을 받은 교실이 이 사진 안에 있기는 합니다

옛날엔 없었는데, 교실 건물 옆에 어린이용 놀이기구가 설치되었더군요.
예전엔 저 자리에 뭐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뭏든, 애들이 놀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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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 짱이도 가면 좋아할 것 같은 놀이기구

마지막으로 가본 곳은 어릴 때 기어내려가서 불량식품을 사먹던 구멍가게 위치였습니다.
지금은 울타리도 쳐져있고, 구멍가게도 없더군요.
그런데, 구멍가게 자리엔 웬 당일대출?

당일대출 보다는 차라리 구멍가게가 더 낫습니다!!!


초등학교는 예전에 비해 새로워진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건 꼭 고쳐졌으면 하던 부분은 전혀 고쳐지지 않았더군요. 휴~


2. 중학교

역시 학교를 찍을 때는 교문을 먼저 찍어줘야 합니다. ^^;;;
중학교는 사립학교인데, 한 재단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교문 왼쪽에는 고등학교의 명패도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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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르막길을 3년간 걸어서 올라갔더랍니다

올라갔더니 그 날 진해에 있는 교회들(-.-;;;)이 모여서 체육대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교정을 거닐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던 생각이 다소 틀어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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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와보니 그저 작기만 한 중학교

하지만, 저 체육대회 덕분에 건물 출입문 일부가 열려있어 복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
(원래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살짝 열어놓은 것이었습니다)

혁신행정실의 압박. 저 멀리서 귀신…은 아니고 무서운 선생님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날 것 같다는…

복도에 보니 학생들의 작품이 많이 걸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닐 때에도 걸려있던 작품이 하나 있더군요.
이것도 반갑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작품 중 한 점은 제가 다닐 때도 걸려있던 놈입니다

거울에 "주제가 있는 공간"이라고 적혀있는데, 오늘의 주제는 "파괴"인가 봅니다.
꺠진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은데, 학생들이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빨리 치웠으면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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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을 받은 지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사진

학교에 매점이 하나 있었는데,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사용하는 매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이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던 곳입니다.
그대로 있나 가봤는데, 그 자리는 식당으로 바뀌었더군요. (ㅠ.ㅠ)
단체 의무급식을 하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나 봅니다.

매점은? 매점은? 매점은?

마지막으로 학교건물 정면사진을 한 장 찍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잘 있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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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 bid you farewell.



3. 고등학교

당근 정문 사진을 한 장 찍어주고 시작했습니다.
학교법인 청송학원이란 명패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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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솟은 청송학원, 진리 찾는 경상 남아~

학교 건물을 찍으니까 뒤에 천주산이 멋있게 보입니다.
(학교 다닐 때는 저 산이 저렇게 멋지게 생겼는지 몰랐더랍니다)
철쭉으로 유명해서 이 되면 철쭉 축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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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산 의젓한 품에 우리들 안겨자란다~

학교에 청송관이라는 대형 강당이 있었는데, 1층에서 미전(미술 전시회) 등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2층이 강당)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니 식당으로 개조되었더군요.
역시 단체 의무급식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젠 도시락 싸들고 다닐 필요는 없는 것 같군요.

모 선생님이 축구하다 청송관 앞 농구골대에 슛을 성공(?)시킨 기억이…

2층 앞쪽에 보이는 교실은 제가 3학년 기간은 보낸 곳입니다. (당시 3학년 5반)
전 특차 대학교에 진학한 관계로 친구들 대입 준비할 때 [터미네이터 2]를 극장 가서 보면서 놀았더랍니다.
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얼굴만 비추고 창문으로 친구들이 던져주는 가방을 받아서 집으로 도망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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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때 열심히 도망다녔던 교실 ^^;;;

고등학교 때 빈 속에 커피를 계속 밀어넣다가 위장을 상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 자판기는 고장이 났었는데 동전을 넣고 커피를 뽑은 뒤에 거스름돈 레버를 당기면 돈이 다시 나왔습니다.
지금 그 자판기는 간데 없고, 그 자리엔 전화기 한 대만 놓여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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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자판기 대신 놓여있는 전화기가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그냥 갈까 하다가 교무실 문을 두드렸는데, 마침 선생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허락을 받고 교무실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예전에 이 곳이 그렇게 크고 무서워보였다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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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다니…

교무실을 가서 들어보니 3학년 진학상황실에 선생님들이 계신다던데, 제가 다닐 때 계셨던 선생님들도 계셨습니다.
(역시 사립학교 교사가 짱입니다. 아무데도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서 평생직장이라니…)

올라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좀 나누다 내려왔습니다.
아무래도 저를 가르친 선생님이라 사진을 찍기는 좀 그렇더군요. (그래서 사진은 없습니다)





괜한 바람이 들어서 학교들을 찾아갔는데, 가보니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난지 짧게는 15년, 길게는 20년이 넘은 학교는 교정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많은 추억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