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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2일 일요일

[투어리스트]: 007을 너무 의식한 거 아냐?


[투어리스트]는 알려진 대로 [안소니 짐머]의 리메이크 영화다.
어리버리한 남자 관광객이 무서운(?) 여자에게 유혹을 받았다가 제대로 관광당하는 영화...

액션 쪽에서 보면 뭔가 모자라보였지만, 로맨스 중심의 가벼운 데이트 무비로는 적당해 보였다. 로맨틱 스릴러?
(특히, 같이 가신 마누라님께선 조니 뎁 외모에 대해서 계속 극찬을...)

이 영화는 원작인 [안소니 짐머]보단 여러모로 007 시리즈를 의식한 듯 하다.


1. 베니스에서 보트타는 주인공들


이 장면 정말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이 장면은 여러모로 [위기일발]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했다.


베니스에서 여유롭게 보트를 타는 주인공 커플이다. 그렇다. 베니스다!


졸리 여사님이 베니스에서 혼자 도도히 보트를 몰고 가는 장면 역시 어디선가 보던 거다.


그렇다! [카지노 로얄]에서 에바 그린이 베니스에서 도도히 보트를 몰고 다녔다!


남자 주인공이 베니스에서 위태롭게 보트를 타는 장면은?


[문레이커]에서 제임스 본드가 위태롭게 보트를 타고 다녔다.
정확히는 추진장치를 장착한 곤돌라지만...


2. 지붕 위를 열심히 뛰어다니는 주인공?



열심히 지붕 위를 뛰어다니는 주인공이라면 역시 [본 얼티메이텀]의 제이슨 본이다.
조니 뎁이 옥상 위를 느릿느릿 걸어서 도망가는 장면은 약간은 [본 얼티메이텀]을 연상시켰다.


그런데, [본 얼티메이텀]의 지붕 씬은 [리빙데이라이트]에서 상당 부분 차용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속도감은 비교할 바가 못된다. [본 얼티메이텀]의 장면들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그래서, [투어리스트]의 옥상 추격씬은 [리빙데이라이트]에 훨씬 가까워보였다.


3. 배우들은?


존스 경감 역을 맡은 배우는 다름 아닌 4대 제임스 본드 티모시 달튼이다.

Tough James Bond


그런데, 중령에서 경감으로 바뀌었으면 계급이 오히려 낮아진 걸까? (뭐?)


쇼 역을 맡은 배우는 스티븐 베르코프다.

[옥토퍼시]에서 "나쁜" 소련군으로 출연해 "착한" 소련군에게 사살당함


[투어리스트]에서 쇼에 대해 러시아 인들과 엮여있어 러시아인 같지만, 영국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건 배우 베르코프와 영화 [옥토퍼시]에서 맡은 캐릭터 올라프 장군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정말 영국 배우이다. 그것도 런던 출생.
하지만, 억양이 강하고 [옥토퍼시]에선 소련군으로 출연해 러시아인이라는 인상을 준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4. 그 외...


두 주인공이 춤추는 장면은 [트루 라이즈]의 탱고 장면을 연상시킨다.
뭐, 이젠 너무 많은 영화에서 써먹은 장면이긴 하지만...

그리고...

You're a part of a plan.

이 대사 어쩐지 [다크 나이트]의

It's all part of the plan.

을 연상시킨다.

2010년 10월 4일 월요일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대한 가벼운 추억담

로저 무어 경이 2번째로 출연한 007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는 어두운 원작을 완전히 무시하고 캠피하게 만든 영화였다.
나는 이 영화를 고딩 때 비디오로 처음 봤는데, 마지막 듀얼을 제외한 어떤 장면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갑자기 이 영화에 대한 가벼운 추억들이 생각나서 포스팅.


1. 황금총에 대한 충격

원작을 무시하고 대본을 다시 쓰는 과정에서 황금총은 황금 리볼버에서 007의 비밀무기와 비슷하게 변형되었다.
처음 봤을 때 난 원작은 황금 리볼버는 모르던 시절이지만, 그래도 스카라망가의 황금총은 황당한 충격이었다.

아무리 펜이 굵어도 총알이 펜보다 가늘다니! 이건 너무하잖아!



2. 쌈박질 여학생

이 영화는 [용쟁호투]가 개봉하고, 히어로 이소룡이 사망한 다음 해인 1974년에 개봉되었다.
그래서인지, 영화 전체적으로 [용쟁호투]를 벤치마킹(이라고 쓰고 따라하기라 읽음)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 중 가라데 도장 사범 딸 자매(뭐가 이리 길어?)는 여러모로 [용쟁호투]에 등장한 리의 여동생을 연상시켰다.
험악하면서도 굳은 결의가 보이는 인상부터…

이 남자분이 최초로 007 영화에 출연한 한국인 오순택



3. 하늘을 나는 자동차

007은 변변찮은 비밀병기 하나 없이 고군분투하는데, 스카라망가는 황금총 외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굴린다.
그런데, 딱 봐도 어이 없는 수준. OTL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후에 김삼 화백의 <소년 007>이란 만화에서 이 자동차가 다시 등장했대나 어쨌대나…



4. 주제곡 테이프 녹음

이 영화를 처음 봤던 시절엔 007 영화 OST 모음집 같은 것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었다.
영화 주제곡을 테이프(그렇다! 테이프다!)에 복사해서 듣고싶었던 나는 카세트로 녹음해서 들으려 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총소리와 함께 주제곡이 나온다.
깔끔하게 주제곡만 듣고 싶었던 나는 더블데크를 이용해서 여러번 복사한 끝에 어렵게 녹음을 해내고야 말았다.

물론, 지금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냥 통째로 파일로 뜬 뒤에 골드 웨이브나 어도비 오디션 같은 걸로 읽어서 자를 것 자르면 간단히 해결되니까.

총소리를 마침내 분리해내고야 말았다능!



2010년 7월 4일 일요일

[더록]의 존 메이슨에 대한 단상

며칠 전 유선방송에서 [더록]을 해줬다.
워낙에 잘 만든 영화라 14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생각하게 만드는 면이 많은 좋은 영화다.

그런데, 존 메이슨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니 뭔가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John Patrick Mason


잘 알려져있다시피, 션 코너리 경이 연기한 존 메이슨은 007을 지극히 염두에 둔 캐릭터다.

007 영화에서는 그는 MI6 소속이지만, [더록]에선 전직 SAS 출신으로 나온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인데, [더록]이란 영화 자체가 행정관료들의 뻘짓으로 인해 계급장을 단 현역/퇴역 군인들이 서로 싸우는 영화이다보니, 그냥 정보원에 대외적으로만 중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MI6 소속의 요원이 끼어들면 뭔가 2% 부족해지는 것이다.

내가 주목한 건 그의 이름이다.

이 영화에서 그의 캐릭터는 존 패트릭 메이슨(John Patrick Mason)이다.
왜 (두 단어인) 존 메이슨이 아니라 가운데 한 단어가 더 들어간 이름이었을까?
더군다나 그 "패트릭"이란 가운데 이름은 거의 불리지도 않는다.

그의 세 단어 이름은 어쩐지 존 윌크스 부스[footnote]링컨 대통령의 '공식적인' 암살범[/footnote]나  리 하비 오스왈드[footnote]캐네디 대통령의 '공식적인' 암살범[/footnote]를 연상시킨다.
어쩌면 그들도 이러한 최고 수준의 스파이에 의해 암살당했을지 모른다는 느낌을 주려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2010년 4월 17일 토요일

6개월만에 다시 만난 베스퍼 마티니

지난 독일 출장 때 사놓은 릴레이 블랑(Lillet Blanc)을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갖고 들어가지 못했다. OTL
다시 출장 와서 이걸 찾은 뒤에 냉장고에 모셔뒀는데, 오늘 드디어 스미르노프 보드카고든 진을 사왔다.

그렇다! 다 모인 것이다!


얘들과 함께 사온 것은 다름 아닌 삽겹살...


이걸... 지극히 한국적인 방식으로 구워서...


이렇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무리는 베스퍼 마티니.

3 measures of Gordon, 1 of Vodka, half of Lillet Blanc


6개월만에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더라...

2010년 3월 14일 일요일

[위기일발]에서 보여준 007의 폭풍간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007 영화는 1963년에 개봉한 2번째 007 영화 [위기일발]이다.
이 영화는 (액션 어드벤처가 아닌) 스파이 스릴러에서 담아야 할 모든 내용이 들어있는 걸작 스파이 영화다.

초반에 본드의 태도를 통해 M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장면부터 대단히 인상적인다.
본드는 M에 대해 아예 깨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 영화는 그랜트 vs 가짜 제임스 본드의 프리 타이틀 액션부터 굉장히 인상적임)

헉... 걍 닥치고 조용히 문을 닫겠습...


비록 일부 액션 장면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보여지지만...


본드 vs 그랜트 맞짱 씬으로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칠고 투박하며 무식하기까지한 액션을 보여준다.

본드는 그랜트와 사투 끝에 어깨를 칼로 찌르고 그의 시계줄로 목을 졸라 살해하는 엄청난 전투능력을 보여줌


그런데... 목숨을 건 격투에서 살아남은 본드가 하는 것은 무려 넥타이를 고쳐매고 양복을 고쳐입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코너리의 본드는 진정으로 간지가 좔좔 흐른다!

이후 많은 007 영화에서 리바이벌하게 되는 바로 그 장면!!!


이후 [카지노 로얄]에서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땀을 흘리며 정장을 고쳐입는 장면에서 역시 간지가 좔좔 흐른다.

그 중 가장 유사한 느낌을 주는 리바이벌


역시 나에겐 저 장면 만으로도 [위기일발]이 최고의 007 영화인 것이다!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007 배우들의 출신 지역은?

Lineage
Born: West Berlin, Germany, 13 April, 1968

Father: Andrew Bond (deceased)
Born: Glencoe, Scotland
Education: Fettes, London School of Economics

Mother: Monique Delacroix Bond (deceased)
Born: Yverdonm Canton de Vaud, Switzerland
Education: Mon Fertile, Morges, Switzerland

Both parents died in a climbing tragedy while attempting to scale north-east ridge of the Aiguille de la Perseverance.

6명의 제임스 본드들...


제임스 본드는 스코틀랜드 출신 부친과 스위스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본드 역을 맡은 배우들은 그렇지는 않다. (아니, 그럴 수 없다)
오히려 영국 각 지역 및 해외까지 폭넓게 분포되어있다.

007 배우들의 출신 지역을 알아보자.


1. 션 코너리 경

1930년 8월 25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출생


잘 알려졌다시피 션 코너리 경은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소설의 설정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아니다, 순서가 바뀐 거다.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코너리의 본드가 마음에 들어 부친이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설정을 추가한 것이다.


2. 조지 래젠비

1939년 9월 5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퀸비언에서 출생


2대 제임스 본드인 조지 래젠비는 영국 출신이 아니다.
그는 호주 출신이다.


3. 로저 무어 경

1927년 10월 14일 영국 런던 스톡웰에서 출생


로저 무어 경의 매력은 런던 출신 다운 댄디함이다.
그렇다. 그는 잉글랜드 출신이다.


4. 티모시 달튼

1944년 3월 21일 영국 웨일즈 콜윈만에서 출생


터프한 눈빛을 보여준 달튼은 웨일즈 출신이다.


5. 피어스 브로스넌

1953년 5월 16일 아일랜드 미스 네번에서 출생


피어스 브로스넌은 아일랜드 출신이다.
아일랜드 출신인 브로스넌이 본드 역을 맡음으로써 대영제국을 이루는 4개의 홈 네이션 출신들이 모두 007 역을 맡게 되었다.


6. 다니엘 크레이그


1968년 3월 2일 영국 잉글랜드 체샤이어 체스터에서 출생


터프함을 넘어서는 돌쇠형 본드 크레이그는 코너리 경의 아우라를 보여주어 마치 스코틀랜드 출신 같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잉글랜드 출신이다.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Bond 23] 감독 결정: 샘 맨데스!

트위터에서 무비조이 님께 [Bond 23]의 감독이 결정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관련 글도 포스팅 하심)
부랴부랴 뒤져보니 imdb에 관련 정보가 올라온 것이 1월 6일이었다. OTL... 난 뭐 한 거냐...

결정된 감독은 무려 [아메리칸 뷰티]와 [로드 투 퍼디션]의 샘 멘데스.

ⓒ Twentieth Century Fox Home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로드 투 퍼디션]의 개망나니 문제아 코너 루니. 어찌 보면 크레이그의 본드 역시 크게 다르진 않음


감독 기용 및 관련 정보들에 대해 생각난 단상들을 정리해봤다.

  1. 샘 멘데스는 [아메리칸 뷰티]로 무려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로드 투 퍼디션]이 좀 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함.

  2. [로드 투 퍼디션]의 큰 축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임.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서로 친부자간 또는 유사부자 관계임.
    [Bond 23]에서는 이와 비슷한 유사부자 관계를 통해 전통적인 007로 회귀하려고 하는 것 같음.

  3. 전통적인 007로 회귀한다면 다시 남자 M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듦
    (작가들이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혹시...?)

  4. 다니엘 크레이그는 [로드 투 퍼디션]에서도 샘 맨데스 감독과 함께 연기했음.

  5. 샘 멘데스는 007 영화 사상 최초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감독임

  6. 샘 멘데스의 부인은 다름 아닌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임

  7. 전작 [퀀텀 오브 솔러스]에 이어 액션 전문 감독이 아닌 드라마 전문 감독을 기용한 데는 제작진이 007 영화의 완성도를 올리려는 의도도 보임.
    하지만, [퀀텀 오브 솔러스]가 [카지노 로열]에 비해 완성도가 높기는 커녕 드라마와 액션이 잘 어우러지지 못해 드라마에서마저 약점을 보였단 점을 생각하면 우려되는 바가 큼

  8. 제작진의 목표 수익은 6억 달러를 넘기는 것임.
    (역대 최대 수익은 [카지노 로열]의 5.94억 달러였음)

    [카지노 로열] 5.94억 달러, [퀀텀 오브 솔러스] 5.86억 달러


  9. 작가는 피터 모간, 닐 퍼비스 및 로버트 웨이드의 3명으로, 작년 6월 경 알려진 내용과 동일함

  10. 007 영화의 제목으로 사용되지 않은 플레밍의 소설은 <The Property of a Lady>, <The Hildebrand Rarity>, <Risico> 그리고 <007 in New York>의 네 편임.
    이 중 <007 in New York>를 기초로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음.
    미쿡에만 가면 플롯이 허술해지는 007 영화의 전통을 생각하면 루머로 끝나면 좋겠음.

  11. 미스터 화이트 역을 맡았던 제스퍼 크리스텐슨은 이번 작품에서 빠지는 것 같음.
    따라서, 퀀텀 3부작이 될 가망은 별로 없어보임.

2010년 1월 16일 토요일

외면당한 스파이 영화의 수작 [테일러 오브 파나마]

스파이 스릴러 작가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이언 플레밍일 것이다.
그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그가 창조한 캐릭터 제임스 본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니까.

그렇다면, 존 르 카레라는 작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의 걸작 스파이 스릴러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1963)> 내가 읽어본 스파이 소설 중에서 최고의 작품


존 르 카레의 스파이 소설은 플레밍의 그것과는 달리 현실적이고 비참하기까지 하다.
정의로우면서도 아가씨들과 여유롭게 숙면을 즐기기는 커녕, 언제나 쫓기거나 배신당하지 않으면 아예 부도덕하다.

그의 소설 <The Tailor of Panama>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가 바로 [테일러 오브 파나마]이다.

영화 [테일러 오브 파나마]의 원작 소설. 1996년 작품으로, 영화와 몇 군데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인 플롯은 일치함


이 영화에서 주인공 오스날드는 (제임스 본드와 같은) MI6 요원으로 (언제나 쿨하게 애인들과 숙면만 즐기고 떠나는 본드와는 달리) 외무장관을 포함한 수많은 고위 공무원들의 부인들과 염문을 잔뜩 일으켜 파나마로 쫓겨난다.

파나마로 쫓겨난 제임스 본드오스날드는 영국 출신자들의 개인정보를 뒤져 약점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그를 정보원으로 활용하고, 그로 하여금 거짓정보를 만들어 자신에게 제공하도록 밀어붙여 결국 파나마 정부와 미국 정부는 물론 자신의 조국인 영국 정부마저 가지고 논다.



이 영화의 장르는 (비록 스파이 세계를 제대로 그렸음에도) 스릴러가 아니다. 이 영화는 드라마블랙 코미디에 더 가깝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뒤져보면 스파이 스릴러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발 영화를 본 뒤에 소개글을 쓰면 좋겠음)
그는 고위직 공무원들의 허영심을 최대한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낸다.
이 과정에서 허영심 덩어리의 고위직이나 군인들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힘없는 보통사람까지도 죽게 만든다.


imdb의 평점은 무려 6.0이고, boxofficemojo에서는 C+를 기록해서 평점은 바닥을 기지만, 사실 이 영화는 못 만든 영화가 아니다.
아마도 주연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이 한창 007 영화를 찍고 있던 시절이라 멋진 액션 스파이 스릴러를 기대해서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존 르 카레가 대본에 관여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007] 류가 될 가능성은 애초에 없었다.

유쾌한 액션 스파이 스릴러를 잠시 접어두고 진지한 스파이 영화에 관심이 있으면 강력히 추천한다.
이 영화는 비록 위에서 블랙 코미디라고 했지만, 절대 웃기지 않고, 사색거리도 많이 던져주는 수작이다.


덧1. 주인공 오스날드 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은 제임스 본드 역을 3번이나 맡은 상태였으며, 함께 출연한 제이미 리 커티스는 007 패러디 코미디 영화인 [트루 라이즈]에서 연기했음. 또한, 영화 초반부에 골프 선수와 같은 어깨를 가진 미스터 코너리가 언급됨.(션 코너리는 [골드핑거] 촬영 이후 골프 마니아가 되었음) 즉, 이 영화는 처음부터 [007] 후벼파기라는 인상이 강했음


덧2. 서플 DVD를 보면 영화의 엔딩과는 180도 다른엔딩이 수록되어 있는데, 영화의 엔딩을 선택한 것은 현명했음. 다른 엔딩은 영화 전체의 색깔과 맞지 않음.

덧3. 미스터 "해리 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처음으로 출연한 극장용 영화임.


2010년 1월 11일 월요일

[Bond 23]에서는 눈밭에서 개고생하는 본드를 보면 좋겠다

제임스 본드는 눈밭에서 개고생한 적이 있을까?

개고생의 달인 waiting 박대기 기자... ㅋㅋ


007 영화에서의 스키씬이라면 대부분 [나를 사랑한 스파이]나 [유어아이즈온리] 등의 멋진 씬만을 기억할 것이다.
제임스 본드라면 왠지 눈밭에서 멋진 스키복을 입고 화려한 스키 체이스를 벌여야 자연스러울 것 같다.
눈밭에서 고생하는 제임스 본드라면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전설적인 스키 스턴트 씬


하지만, 최초로 스키 체이스 씬이 도입된 [여왕폐하의 007]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
그는 눈사태에 휩쓸린 뒤 피앙세가 납치당하고, 언덕에서도 떨어지는 등 온갖 개고생을 겪었다.

눈사태에 휩쓸리고, 언덕에서 떨어지는 개고생 제임스 본드


그 개고생을 겪고 겨우겨우 블로펠드를 해치운 줄 알았지만, 결국 해치우지도 못하고 아내만 잃은 불쌍한 본드였던 것이다.

이제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도 스키 한 번 탈 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크레이그 본드라면 왠지 미끈하게 스키 슈트 차려입고 스키를 타는 모습보다는 이런 개고생이 왠지 더 어울릴 듯 하다.

덧. 요즘 눈 때문에 개고생해서 쓴 글은 아니다.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