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2일 토요일

내 인생에 대단히 부정적인 모습만 보여준 학교 선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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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찾은 모교 사진. 럭키 소계 아파트의 압박 (우리 다닐 때 한참 만들고 있었는데…)


1. 고딩때 영어 선생

스스로 고교 선배이기도 했던 이 선생은 졸업 이후 만나서 제자인 저에게 돈을 빌려달라시더군요.
순수한 마음으로 돈을 빌려줬더니, (네, 빌려준 것 부터 실수였습니다)
안 갚아주려고 이리저리 도망다니길래 결국 찾아가서 받았습니다.

학교 그만두고 학원을 운영하고 있을 때, 내가 전화할 때마다
입금시키라고 했는데, 아직 안 들어왔냐
는 어이 상실한 소리만 하던데, 내 IQ가 니 IQ인줄 아냐?


2. 고딩때 지구과학 선생

옆반 담팅이었는데, (졸업한지 2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만나는) 친구네 집에 가정방문 갔더니 촌지 안 줬다고 교무실 불러놓고 한 말씀 하셨죠.
ㅇㅇ아, 너희 집은 그리 가난한 모양이지?
가르치기나 좀 제대로 가르치지… 전 지구과학이 그렇게 어려운 과목인줄 몰랐습니다.
고3때 지구과학 선생님이 다른 분으로 바뀌지 전까지는요.


3. 사촌 누나 (과학 선생)

고모님께는 2남 4녀를 두셨습니다. (모두 저에겐 형님/누님 들입니다)
첫째가 누나인데, 시골은 으레 그렇듯이, 첫째 누나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집안일을 했고, 이렇게 얻은 수익으로 다른 형제들은 대학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중 둘째 누나는 생물 선생이 되었고, 땅이 좀 있는 부자와 결혼도 했습니다.
또, 건축업을 하는 오빠의 도움으로 땅에는 건물이 들어섰고, 건물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첫째 누나의 매형이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누나는 갑자기 억대 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분은 아실 겁니다. 남자는 억대 빚을 갚으며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여자 혼자는 불가능합니다.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첫째 누나는 그 중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둘째 누나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다.
며 등을 돌렸습니다.





어릴 때 컴퓨터 학원을 오랫동안 다녔는데, 저는 상당히 말썽꾸러기여서 학원 선생님께 상당히 많이 (그리고 자주) 맞았습니다.
어느 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원을 그만두던 선생님이 학원을 그만두신다면서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난 학원 강사지만, 누구를 가르치는 것은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때렸다. ㅠ.ㅠ)
초등학교 4학년(11살)인 저에겐 너무 어려운 얘기였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야 그 말씀을 (겨우 조금만) 이해하게 되었으니까요.
지금은 그 마음과 그 말씀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이리저리 공교육이 많이 붕괴되었다고 선생들 한탄 많이 합니다.
이 문제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학부모들의 의식입니다.
하지만, 그 원인 중 선생들의 의식상태도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철이 들고 나서 더욱 더 그 생각이 강해집니다.
과연 내 인생의 학창시절 전체에서 스승이 몇 명이나 있었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닌 교육 철학을 전달하며 인생의 디딤돌이 되어준 스승님은 계시기나 했던가?



    

댓글 10개:

  1. 하아... 저도 몇몇 선생은 지금도 이가 갈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좀 개구장이였는데, 연극 자원을 했다가 '너는 성격이 좀 그러니까 악역을 맡아라'하고 당당히 말한 초딩 4학년때 담임샘.. 아직도 잊지 않습니다. ㅡㅡ;;



    아무 이유없이 감정만으로 사람을 두들겨 팬 중2때 히스테리 영어선생.. 사무칩니다.



    그 외에도 스승이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아까운 분이 몇몇 계시죠. 그래도 우리때는 그나마 선생다운 스승들이 훨씬 많았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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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을 읽어 내려오니..

    저도 그때가 떠오릅니다..



    저는 공부 못한다고 많이 맞았는데..

    제가 본래 공부를 엄청 잘할려고는 했지만..

    바로 저런 이유때문에 안하게 된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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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페니웨이™ - 2008/04/12 11:46
    이상한 것은 "참교육"을 실현한다는 선생들이 많아질수록

    "스승님"의 비율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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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epay - 2008/04/12 19:44
    인생의 목표가 공부가 아니라 "열심히 사는 것"이란 것을 가르쳐야 할 선생들 스스로가 "목표는 공부다"라고 가르쳤죠.



    웃기는 것은 정말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선생은 되려고 하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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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훔...

    나는 갚아줬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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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바다.. - 2008/04/14 12:44
    언제부터 자네가 내 담탱이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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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흠....... 참 한심한 작태로군요.

    생각해보면 선생도 똑같은 직업인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걸 바라긴 하죠.ㅋ

    학생을 가르친다는 이유 하나로 ... 어느 직장에나 일 대충하고, 성질 나쁜 놈 있듯이 학교 사회에도 그럴 뿐인 건데.. 안그런가요?



    그렇지만 문제는 선생은 어린 학생을 상대하고, 어쨋든 학교 내에서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가 아닌 전혀 상관없는 사람도 선생이 인격자이길 기대하게 되요..



    저도 생각해보면 저 학교 다닐 때 참 인간같지 않은 인간 많았던 것 같아요.. ㅡㅡ;;

    지금 생각해도 이 갈리는.... 선생님으로서 좋아했던 분도 있었지만 가까이 가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서..ㅠㅠ 나쁜 선생들만 기억에 남으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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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저는 선생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젊은이들에게,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어른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사명감을 늘 가지고 있어요. 이게 먹힐 때는 보람도 있는데 안먹힐 때는 분하기도 해요.ㅋ 나도 내멋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ㅋㅋ 전 블로그에서도 아니 익명이 보장되는ㅇ 인터넷에서도 대놓고 욕한 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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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파란토마토 - 2008/04/15 01:07
    전 좀 다른 생각입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당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10년, 20년 이후를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직장의 업무는 (최악의 경우에) 그 사람이 아니어도 누군가는 꾸려나가고, 당장의 업무를 해결하고 진행할 수 있지만, 교육은 그 사람이 엉망진창이면 누가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그대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직장은 엉망이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혹시나 오해는 마시길)



    선생이 인격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인격이라는 단어가 아까울 정도가 되면 스스로 그만둬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후자의 경우는 절대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만둘 때는 돈이 더 들어올 때 뿐…



    선생이 선생답지 못하면 10년, 20년 뒤의 비전을 꿈꿀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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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파란토마토 - 2008/04/15 01:08
    그나저나 신변은 정리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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