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No: I thought there might be a place for you with SPECTRE.
James Bond: I'm flattered. I'd prefer the revenge department.
My first job would be finding the man who killed Strangways and Quarrel.
닥터 노: 스펙터엔 당신같은 사람이 필요하오.
제임스 본드: 혹하는군. 난 복수 부서에 넣어주시오.
첫번째 임무는 스트랭웨이즈와 쿼럴을 죽인 놈들을 찾아내는 것이 되겠지.
James Bond: I'm flattered. I'd prefer the revenge department.
My first job would be finding the man who killed Strangways and Quarrel.
닥터 노: 스펙터엔 당신같은 사람이 필요하오.
제임스 본드: 혹하는군. 난 복수 부서에 넣어주시오.
첫번째 임무는 스트랭웨이즈와 쿼럴을 죽인 놈들을 찾아내는 것이 되겠지.
I'd prefer the revenge department. (난 복수 부서에 넣어주시오)
긴 제임스 본드 영화의 역사에서 가장 커다란 위기는 이언 플레밍의 사망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사후에도 그의 원작소설들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그의 사후에 제작된 007영화들은 생전에 제작된 영화들에 비해 캐릭터의 생명력이 떨어져보입니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제작된 3편의 영화들은 사실, 소설과 영화에서의 주된 적이 약간씩 다릅니다.
[살인번호] : Dr. No는 소설에서는 프리랜서, 영화에서는 스펙터 소속
[위기일발] : 소설에서는 소련 SMERSH, 영화에서는 스펙터
[골드핑거] : 골드핑거는 소설에서는 SMERSH 요원, 영화에서는 프리랜서
[위기일발] : 소설에서는 소련 SMERSH, 영화에서는 스펙터
[골드핑거] : 골드핑거는 소설에서는 SMERSH 요원, 영화에서는 프리랜서
하지만, 이러한 설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악당들은 캐릭터가 살아있었고, 이것을 통해 제임스 본드는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소설에서의 "복수"
이언 플레밍은 생전 14편의 007 소설을 집필했는데, 이 중 단편 모음집 2편을 제외한 12편이 장편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12편의 장편소설 중에 제임스 본드의 복수를 주된 플롯으로 삼은 소설이 3편입니다.
<죽느냐사느냐>에서는 친구 필릭스 라이터가 상어에게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잃자 복수에 나서게 되고, <여왕폐하의 007>에서 부인을 살해당한 뒤 복수하는 것이 <두번산다>의 핵심 플롯입니다.
(물론, <여왕폐하의 007>의 주제는 복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작가 플레밍 입장에서의 이 작품은 복수를 위한 서막입니다)
(물론, <여왕폐하의 007>의 주제는 복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작가 플레밍 입장에서의 이 작품은 복수를 위한 서막입니다)
즉, 장편소설의 1/4는 제임스 본드의 원한과 복수가 주된 플롯이었던 것입니다.
2. 영화에서의 "복수"
이 글 맨 위에 나온 대사는 첫 영화인 [살인번호]에서 본드와 닥터 노가 처음 만났을 때의 대사입니다.
이 장면은 소설에서는 없는 장면으로 (원작과는 다르게) 스펙터라는 조직을 끼워넣는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본드의 성격을 규정한 장면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는 복수를 하고야 마는 사나이입니다)
이 영화를 제작할 때는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입했으므로 저 대사는 플레밍의 뜻이 담겨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007 영화 21편 중에서 복수가 제대로 다뤄진 것은 [살인면허]가 유일합니다.
[죽느냐사느냐]에서 (소설과는 달리) 친구인 필릭스 라이터가 상어에게 당하지 않았던 것을 [살인면허]에 가서야 당하도록 플롯을 짰고, 이에 따라 복수를 감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흥행과는 무관하게) [살인면허]에서 제임스 본드는 생명력이 넘칩니다. ('왜 죽여야하는가'의 당위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 하나의 복수 이야기가 되었어야 할 아내에 대한 복수는 완전히 묻혀버렸습니다.
[여왕폐하의 007]에서 블로펠드(정확히는 그의 오른팔인 이르마 분트)에게 아내를 살해당한 제임스 본드는 다음 작품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3번이나 그를 죽입니다. 하지만, 3번 모두 제임스 본드의 표정은 그저 웃고 있을 뿐이어서 복수를 한다기 보다는 약간은 살인을 즐기는 듯한 인상만 줍니다.
게다가, 3번째에 보트에 타고 있는 블로펠드를 죽일 때는 사체를 확인도 하지 않는 등 복수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게다가 [유어아이즈온리]에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그를 죽일 때는 아주 여유있는 농담 (Keep your hair on!)까지 하면서 제대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같은 사람을 무려 4번이나 죽이면서 분노하지도, 짜증내지도 않고 그저 즐기기만 하는 제임스 본드
결국, 제임스 본드 영화에 있어서 "복수"라는 코드는 완전히 거세되어 버리고, 그는 마치 살인을 즐기는 캐릭터로 변질되어 버린 것입니다.앞으로 제작될 영화에서의 "복수"는?
제임스 본드는 [카지노 로얄]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부팅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원작 소설에서는 적이 소련의 첩보기관인 SMERSH였기 때문에 복수를 하기 어려웠지만, 영화에서는 의문의 비밀조직이기 때문에 복수가 가능하고, 차기작인 [퀀텀]에서는 복수를 위해 그 조직을 깡그리 박살내는 것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러한 박살내기를 통해서 그의 파괴본능의 근원도 설명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복수는 줄거리에도 생동감을 주지만, 주인공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원작 소설 및 초기 작품과 같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끔씩은 복수의 코드가 돌아오기를 바래봅니다.
이미 [카지노 로열]에서 복수는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겠죠. 마지막 장면에 씨익 웃고 "My name is Bond, James Bond"하는 장면에서 후덜덜한 복수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답글삭제@페니웨이™ - 2008/04/28 11:41
답글삭제네. 이제와서야 부활하는 것 같습니다.
부디 제대로 된 복수를 해서 화끈한 영화 한번 봤으면 합니다.
지금 갑자기 느낀건데... 본문에 색깔 들어간부분 말이죠...
답글삭제이전에는 왜이리 색생이 많이 들어갈까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보니 요약이네요;; 이리 자상할수가...
(혹시 저만 몰랐던건가요?OTL)
암튼 그부분만 읽어도 내용이 쉽게 파악되는군요. 블로그의 재발견..
@okto - 2008/04/28 12:54
답글삭제ㅎㅎㅎ 알아주시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올라가면 한 번 뵙죠. :)
'캐릭터 vs 볼거리'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답글삭제'카지노 로얄'에선 다시 캐릭터 중심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플레밍 원작 없이 캐릭터 중심으로 제대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피터지게 싸우고 자동차 박살내는 게 전부가 아닌데...
@吳공본드 - 2008/04/29 00:25
답글삭제피터지게 싸우게 되는 모티브를 그럴싸하게 제공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모티브를 제공하려면 가끔씩은 복수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살면서 화끈하게 박살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구조인데 "복수"는 이 구조를 합리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소재니까요.
개인적으론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편 중 하나가 살인면허인데.. 좋게 봐주시는군요.
답글삭제@레이맨 - 2008/10/17 16:46
답글삭제http://zoc.kr/385
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살인면허]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007 영화입니다.
소설 시절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지노 로얄]이 흥행한 지금 와서도 이 영화의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