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마주 압생트(Absinthe or Absinth)?

체코 프라하를  여행한 지 벌써 1달도 더 지나버린 지금에야 올리는 포스팅.

프라하에서 이웃 블로거인 oneniner 님이정일 님을 위한 멋진 선물(기념품)을 샀다.
다름아닌 전설의 마주 압생트.

1888년 고흐가 자기 귀를 자르게 만들고, 1905년 압생트를 마신 가장이 일가족을 총으로 살해하게 만들었다는 전설의 마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ㄷㄷㄷ한 포스가 느껴지는가?


숙소에 가져온 뒤 이에 걸맞는 멋진 포스팅을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처음에 찾은 자료들(이라기 보다는 그저 무분별한 Ctrl-C, Ctrl-V의 흔적들)에서는 온통 찬사와 신비로움에 대한 치장뿐이었다.
그런데,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압생트를 찾아보니 뭔가 껄쩍지근했다.
체코에서 만드는 건 뭔가 다른 것이란다...

그러다가... 두둥! 지존급으로 정리된 압생트에 관련된 무려 4부작 포스팅을 발견했다.

그 포스팅에는 백과사전급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있어 여기에 굳이 그 내용을 종합정리(라고 쓰고 Ctrl-C, Ctrl-V라고 읽는...)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핵심 부분만 따서 간략히 정리한다.

1. 이상한 돌+아이들이 자해를 하고, 가족을 살해했지만, 압생트가 원인일 수 없음.
    투존이란 성분이 원인이란 주장이 100년 정도 지속되었는데, 압생트로 그렇게 먹으면 그 전에 술병으로 사망 크리.
    특히, 가족 살해한 범인이 그 날 마신 술은 아침에 압생트 2잔, (하루종일) 4-5리터의 와인, 리큐르 및 브랜디임.
    술이 원인이라면 와인이 범인임.

2. 유해성분의 논란은 근본적으로는 금주운동에 대해 와인판매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구라에서 시작됨.
   금주운동은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와인업자들은 와인은 신이 내린 음료라고 주장하며 슬쩍 피해감
   "최후에 만찬에 사용된 바로 그 명품음료", "지저스 크라이스트도 인정한 보혈음료" 등은 지금 쓰는 구라와도 비슷함.
   (종교단체 및 종교와 결탁하는 자들이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건 종교집단의 전통임)

   술을 먹으면 심장병을 예방한다는데, 심장병이 예방될만큼 레드 와인을 먹으려면 그 전에 술병으로 사망 크리.

3. 압생트는 알콜을 증류해서 아니스, 페넬, 쓴쑥을 넣고 다시 증류, 여기에 각종 허브를 우려넣어 만듦.

4. 원액은 고급형은 와인을 증류한 것이며, 저급은 물론 곡물을 증류한 것.

5. 마실 때 각설탕에 물을 떨어뜨려 천천히 녹이고, 녹색의 압생트는 흰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루쉬라고 부름.
    또한, 이런 의식을 압생티아나라고 함.

6. 프랑스를 시작으로 시작된 이 압생트 탄압은 100년 가까이 지속되었으나, 최근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가 없음이 밝혀짐.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 무렵 부풀려진 와인 구라는 아직까지 살아숨쉰다는 거...

7. 뜬금 없이 판매가 금지되지 않았던 체코에서 압생트가 다시 생산되기 시작함.
    (오타가 아니라, 다시 생산되었다고 구라를 쳤다는 뜻임)
    물론, 진짜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평범한 약초술임.

8. 진짜/가짜 압생트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이를 지적하자 체코에선 보헤미안 압생트라고 주장.
    원래의 철자인 Absinthe에서 e를 빼고 Absinth라는 이름으로 판매됨.

9. 보헤미안 압생트는 각설탕에 물이 아니라 보헤미안 압생트를 떨어뜨린 후 불을 붙여 잔에 넣음.
    물론 이놈도 색은 흰색으로 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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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멋져보이긴 하지만... [프롬헬]에서 조니뎁이 먹는 스타일은 정통이 아님


10. 진짜 압생트는 엽록소로 인해 색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색이 진한 병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임.
     보헤미안 압생트는 저 위에 보는 바와 같음.


대충 정리하긴 했지만, 원문을 읽어보면 이런 정도의 포스가 아닌 ㅎㄷㄷ한 포스의 재미있는 글을 읽을 수 있다.
원문의 링크는 아래와 같다.



덧1. 수많은 블로그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한글 위키에서도 전설만을 (사실처럼) 적어두고, 사진도 보헤미안 압생트를 올려뒀더라.
      그만큼 우리나라에 알려진 바가 없다보니 거짓 신화만 남는 것 같다.

덧2.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바에서 마실 수 있다고 하는데, 100% 가짜라고 보면 무방함.
      혹시나 이걸 바에서 비싸게 팔려고 하면 바텐더 잡아다가 열나게 깨시길...

덧3. 예정대로 두 분께 선물로 드릴 것임. 푸헐~


※ 본 포스트에 사용된 스틸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th Century Fox에 귀속됨을 알립니다.

댓글 13개:

  1. 그럼 현재 오리지널 압생트는 어디서 먹을 수 있나요? 그니까, 멸종된 건 아닌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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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kto - 2009/10/13 08:37
    미국, 프랑스 등에서 오리지널 압생트를 부활시키려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레퍼런스 링크를 읽어보면 좀 더 자세한 얘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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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역시 영업의 힘이란 ㅋㅋㅋ

    그런데 주류 기내 반입이 안되니 캐리에서 고이고이 포장을 해야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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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컨트롤 CCCCC 눌러

    내가 뭘 잘못 했는지

    컨트롤 VVVVV 눌러

    oh yeah oh yeah ~



    (한국 비우신지 좀 되서 뭔지 모르실 수도 있겠군요.:x)



    링크된 글 눌러봤다가 윽! 했습니다.

    저는 정리된 글이 좋네요. ^^ 그쪽엔 그닥 관심이 없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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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구차니 - 2009/10/13 09:48
    온갖 옷으로 둘둘 마는 거죠 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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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oneniner - 2009/10/13 11:45
    벽장 고고씽 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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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Q P - 2009/10/13 13:27
    무슨 말씀인지 전혀 감이 없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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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Q P - 2009/10/13 13:27
    대략 제목만 들었는데, 생각보다 파장이 크군요.

    어짜피 능력이 안 되는 애들이라면 빨리 퇴출되는 것이 가요계에도 이득이라 생각합니다.



    빠순이들이야 뭐 다른 먹거리를 찾아 갈 거니 무관심하고...



    고맙습니다. 이번주말에 들어가는데 문화충격을 줄여주시는데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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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어젯밤 이 글을 읽고 아주 행복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죠.

    요새 인명구조원 강습 받으러 다니는데 너무 강도가 빡새서(나이가 나이인지라) 평일에도 거의 매일 수영장 나가서 혼자 연습하곤 집에 들어가서 거의 쓰러지듯이 잠들고 맙니다.



    저를 위한 특별한 술을 준비하신다니 정말 이보다 더 행복할까요?

    강습때문에 벌써 며칠동안 술을 안하고 있는데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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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이정일 - 2009/10/14 11:00
    제가 원하는 수준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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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궁금한게 있는데요 absinthe 가 진짜인건가요 아니면 absinth가 진짜인건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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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trackback from: 압생트(Absinth or Absinthe) 고맙습니다. BLUEnLIVE님!
    며칠 전에 BLUEnLIVE님 댁에 놀러가서 얻어온 마주(魔酒) 압생트(Absinth 혹은 Absinthe, 발음 어려워요!)입니다. 이 술에 왜 마주라는 별칭이 붙여졌는지는 이글을 보시면 아시구요. 뒷면 라벨을 찬찬히 읽어보면(체코어라 하나도 모르지만) 내용물에 허브향, 색소 외에 Spirit란 것이 있습니다. 이 술에 대한 제조자의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혹시 저도 이거 마시고 귀를 자르며 온가족을 엽기살인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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