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도 같았던 [터미네이터](1984), [터미네이터2](1991)의 명성에 대충 기대어 어설픈 구조로 만든 팬픽인 [터미네이터3](2003)로 인해 이 시리즈는 나락으로 빠져버리고 만다.
더 이상의 시리즈는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때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로 죽은 시리즈 부활 전문배우로 인정받은 크리스찬 베일과 캠피한 영화 [미녀삼총사]를 감독한 맥지가 만나 시리즈의 4편에 해당하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원제는 [터미네이터 구원])을 찍었다.
과연 이 영화는 베일의 분위기에 맞는 진지하고 심각한 영화가 되었을까? 아니면 맥지 감독의 예전 모습과 어울리던 캠피한 코미디가 되었을까?
만족스러운 캐스팅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 비긴즈]에서 보여줬던 진지하게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을 이번에도 훌륭하게 보여준다. [T3]에서 잠시 등장했던 몽키 소년과 달리 그는 진지하고, 결단력이 있으면서도 인간미가 있는 존 코너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카일 리스로 분한 안톤 옐친 역시 어린 카일 리스의 모습을 몰입감 있게 보여준다. (여담이지만 [스타트렉]에서 러시아 사투리를 써대던 모습이 생각나서 웃음이 약간 나긴 했음)
게다가, 마커스 라이트 역을 맡은 샘 워딩턴은 상당히 안정적인 연기로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키워준다.
제대로된 스릴러 코드의 귀환
드디어 스릴 넘치는 화면이 돌아왔습니다! 초반 1시간~1시간 30분 정도는 어둡고 으시시한 분위기와 무시무시한 기계들이 염통을 쫄깃쫄깃하게 죄어준다.
밤이 배경으로 하는 화면이 많아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낮 화면이라고 여유가 있느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 부분은 특히, [T1]을 더욱 생각나게 한다)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
[T3]의 충격과 공포 중 하나는 [T1], [T2]의 대사를 패러디하면서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렸단 점이다. 주지사님이 별모양 선글라스를 쓰거나, 손을 내밀고 "Talk to the hand!" 하는 장면은 정말 무섭(?)더라...
이런 허접함은 벗어던지고, 충실한 오마주로 돌아왔다. 게다가 <You Could Be Mine>도 들려줍니다. ([T2]에서 존 코너가 양부모에게 틱틱거리고 떠날 때 들리는 음악이다)
일부 장면들은 오마주를 넘어서, 터미네이터의 기본 동작방식이란 느낌도 들었다. 영화에 몰입할 수록 즐거운 장면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기계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묘사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보고 [트랜스포머]와 비교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었다. (물론, 마이클 베이가 그런 뉘앙스의 얘기를 한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기계들은 [트랜스포머]의 그것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트랜스포머] 쪽이 밝은 색상과 빛을 이용해서 화려하게 그렸다면, [터미네이터]의 기계들은 굉장히 음울한 느낌을 준다.
이런 방향성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서 기계가 등장할 때마다 섬찟함을 느끼게 한다.
1% 부족한 마무리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는 엔딩 장면이 스포일링되면서 잠시 소란을 겪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약간 수정되었는데, 이 수정은 전체적인 균형을 약화시켰다.
또한, "그분"이 나오시는 장면에서 CG의 티가 많이 나는 편이다. 처음엔 전체가 CG라고 생각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사람의 몸에 얼굴만 CG로 덧붙인 것이더라. 그런데도 전체적으로 CG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T1], [T2]와 비교할만한 넘사벽 수준의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한 잘 만든 영화이다. 적어도 [T3] 따위와 비교될 수준의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의 개봉이 드디어 다음주로 다가왔다. 즐거운 감상들 하시기 바란다!
덧. 이 영화의 음악은 [배트맨], [맨인블랙] 등으로 유명한 대니 엘프만이 맡았다. 상당히 변주되긴 했지만, 브래드 피델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만족스러운 음악이었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개봉에 즈음해서 예전에 올렸던 포스트를 약간 손봐서 다시 올립니다
[T2]를 극장에서 봤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듯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여러모로 제 인생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터미네이터의 비디오 테이프/DVD만해도 여러 개를 질렀고 말이죠.
1995년에 태국 갔을 때 [T2] Special Edition 비디오 테이프를 샀습니다. (1) 하지만, 사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태국은 PAL 방식을 사용한다는 거…
몇 달 뒤 L.A.에 갔을 때 타워 비디오에서 [T2] Special Edition을 사려고 했지만,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종업원이 한인 2세였기 때문에 주소를 적고는 나중에 물건이 들어오면 송금하라는 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몇 주 후 하와이 타워 비디오에서 드디어 샀습니다. 물론 VHS 비디오 테입인 관계로 4:3의 잘린 화면이었습니다. (2) ※ 1996년에 같이 근무하던 선배라는 작자(집이 제주도였음)가 이거 빌려가더니 안 갖고오더군요. 달라고 하니까 집에 갖다놨는데 어떻게 주냐면서 오히려 적반하장이더군요. 이래저래 쓰레기는 많습니다. 그 인간 전출가기 전 마지막에 수당을 줄 때, 중간에서 비디오 값으로 얼마를 빼고 주니까 "내가 그런 거 안 줄 쪼잔한 사람으로 보이냐"며 다시 한 번 적반하장… 결국 이 테이프는 그냥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
그런데, 귀국하고 나서 한달 쯤 후에 L.A.의 그 종업원(아가씨였더랍니다 ^^;)이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3) 자기는 비록 우리말을 못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서 선물하고 싶다면서… 더군다나 그 VHS 비디오 테이프는 와이드 스크린 버전이었습니다. (네, 비디오도 와이드 버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Ultimate Edition DVD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아마존에서 질렀습니다. (4)
앞에 있는 넙대대한 펑크 말고, 뒤에 있는 삐죽머리… 이 친구가 바로 빌 팩스턴입니다. [에어리언 2]의 허드슨 상병, [트루 라이즈]의 짝퉁 스파이 사이먼, [타이타닉]의 탐사대 리더, [U-571]의 함장, … 그 친구 맞습니다. (앞에 있는 넙대대가 망원경 본다고 설쳤을 때, 유리병 깨고 팰려고 하던 그 펑크 리더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T1]에 잘 설명되어 있었는데, 의외로 잘 못 알려져있더군요. 터미네이터는 주지사 타입 외에 여러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물론 껍데기만 바꿔 씌우는 것이구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라코너 연대기]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T2]에서는 왜 주지사 타입을 보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실제 촬영은 되지 않았지만, 카메론 감독이 밝힌 배경입니다)
전쟁 막바지에 기계들의 핵심부를 점령한 지도자 존 코너가 타임머신이 있는 방에 가서 우선 카일 리스를 과거로 보냅니다. 이어서 부하들이 타임머신을 파괴하려고 하자, 잠시 중단시키고 주지사 타입이 저장된 저장소로 가보니 한 대의 자리가 비어있습니다. ([T1]의 터미네이터 자리) 그는 곧 옆에 있는 한 대를 꺼내서 과거로 보내고 타임머신을 파괴합니다
즉, [T2]에서 주지사 타입이 또 온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스카이넷을 다 파괴한 마당에 굳이 다른 타입을 보관한 저장소를 찾으며 시간을 끌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T3]에서는 이런 설명도 패스했습니다. 그냥 때가 되었답니다. 무슨 다단계기업이나 도를 믿으십니까도 아니고, 원…
[Terminator 2]
1. 터미네이터의 차량 db는 깨졌음
터미네이터는 이 차종을 Plymouth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이 차는 1980년대 중반 포드사에서 나온 Crown Victoria 입니다.
2. T-1000의 이름은 Austin임
T-1000은 경찰의 복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명찰을 달고 있습니다. 명찰에 적힌 이름은 Austin입니다.
3. 샤킹은 죽음임
경비원 루이스 아저씨는 자판기에서 나온 컵의 카드패를 보고서 Full House라고 자랑합니다. 그런데, 카드패는 ◆ J, ♥ J, ♣ A, ♥ A, ◆ Q 입니다. 이 패는 투페어(Two of a kind)지, Full House가 아닙니다. 혼자 놀기 포커에서도 샤킹은 죽음입니다. T-1000이 즉각 응징들어갑니다.
참고로, 경비원 루이스 아저씨는 돈 스탠턴이라는 배우가, T-1000이 변신한 루이스 아저씨는 댄 스탠턴이라는 배우가 연기했는데, 이 두 배우도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와 마찬가지로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4. 존 코너의 양어머니는 에어리언 2에도 나왔음
두 캐릭터가 워낙 상이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자넷 골드스타인이 두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그런데, 두 캐릭터의 이미지는 천지차이죠…
5. 이건 옥에 티
엘리베이터에서 헤드샷을 날리기 직전입니다. (이 다음 프레임이 샷건 발사입니다) 그런데, 이미 T-1000의 머리는 부풀어있습니다. 맞기도 전에 쫄았나, 자네?
6. 하지만, 팔 3개는 옥에 티가 아님
많은 사람들이 팔 3개를 발견했다며, 옥에 티라고 주장했던 장면입니다. 사실은 이 장면에서는 팔 4개가 나옵니다. 2개의 팔로는 총을 사용하고, 2개로는 헬리콥터를 조종합니다. 게다가 이 장면은 의도적으로 기획된 장면이지 옥에 티가 아니랍니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개봉에 즈음해서 예전에 올렸던 포스트를 약간 손봐서 다시 올립니다
[Terminator 2]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역량을 보여주는 엄청난 작품이었습니다. 극장에 개봉된 내용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었고, 내용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나 엄청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꽤 알려진 사실이지만) [T2]는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극장판과 확장판인데, 입소문을 많이 탔음에도 불구하고, 확장판은 아는 사람만 아는 버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장판 일부가 삭제되는 바람에 극장판을 확장판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습니다)
확장판에서 추가된 장면은 (Future Coda라고 불리는 엔딩 장면을 제외하고) 9 장면입니다. (엔딩 장면으로는 두 가지 버전이 제작됐는데, 이 중 선택되지 않은 쪽이 확장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가된 각 장면은, 전체의 흐름을 더 자연스럽게 하거나, 두 터미네이터들의 약점을 비추는 장면들입니다.
카일리스(마이클 빈 분)가 특별출연하는 장면입니다. 아쉽게도 극장에서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역시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사라 코너의 연인은 카일 리스밖에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사라 코너 연대기]에서 사라 코너의 동거남 설정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극장판에서는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갑자기 터미네이터가 사람 말투를 배우고 따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확히는 차 안에서 Hasta la vista 같은 속어를 존 코너에게 배우는 장면)
그럼 그 전에는 왜 그런 모습을 단 한번도 보이지 않았을까요?
터미네이터 몸에서 총알을 빼는 장면의 극장판 대사는 이것입니다. "내 CPU는 신경망 프로세서다. 접촉이 많을수록 많이 배운다" 하지만, 확장판의 대사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내 CPU는 신경망 프로세서다. 하지만, 스카이넷이 과거로 보낼 때는 읽기전용 모드로 세팅한다" 네, 그래서 이 CPU를 쓰기 가능 모드로 전환하는 장면이 이 장면입니다.
한편, 이 장면에서 존은 단순한 어린이로서의 모습이 아닌, 뚜렷한 주관을 갖는 미래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이 장면은 순수 아날로그 촬영기법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멋진 장면입니다. 보면 볼수록 이 장면을 촬영한 기술진의 실력이 놀랍습니다.
7번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갖는 장면입니다. 극장판에는 이 동영상의 앞부분(크롬 형태로 스캔하는 장면)만 들어있습니다. 극장에서 볼 때 저 뜬금 없는 장면이 다소 의아했었는데, 뒷부분까지 보고 나서 이해가 됐습니다. (극장판에서도 저 장면은 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개봉에 즈음해서 예전에 올렸던 포스트를 약간 손봐서 다시 올립니다
데자뷰 [deja vu] 처음 가본 곳인데 이전에 와본 적이 있다고 느끼거나 처음 하는 일을 전에 똑같은 일을 한 것처럼 느끼는 것. 또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주변의 환경이 마치 이전에 경험한 듯하게 느끼는 것. 대부분 꿈속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함.
[터미네이터 3 : Rise of the Machines]는 전작인 [T1], [T2]에 비해 흥행 면에서 성공하지도 못하였고, 관객들의 평도 좋지 않았습니다. 존 코너 역을 맡았던 닉 스탈의 외모가 전혀 지도자답지도 않았을 뿐더러 (혹자는 특정 동물에게 비교하기도 했죠)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도 못했던 것이 원인이라고도 하지만, 전작과의 연계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거나 전작에서 보여준 설정을 전혀 업그레이드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입니다.
게다가 영화 자체의 설정 오류나 어설픈 코미디, 억지스러운 전작과의 연계성 등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 끝도 없습니다.
특히, 터미네이터가 배터리 2개(하나는 예비)로 동작하는데, 둘 다 빼도 정상동작하는 장면이나 사라 코너도 나오지 않는 마당에 굳이 실버만 박사가 묘지씬에 등장(이 사람은 심리학자입니다…)하는 장면들은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장면들이었습니다.
투입된 예산과 영화의 수익만을 비교하면 T3는 1억 7천만달러를 투입해서 4억 3,305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2.5배) 결코 실패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T1]은 640만 달러 투입으로 7,8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12배가 넘는 수익입니다), [T2]가 1억 달러를 투입해서 5억 1,681만 달러를 벌어들였고(5배밖에 되지 않습니다 ^^;;;), CG와 SFX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에 비해, 이름값을 못한 완성도와 관객들의 악평을 생각해보면 실패에 가깝습니다.
터미네이터가 타임머신을 타고 오는 장면을 보면 트럭 옆에서 종이들이 깔려있고, 캔과 종이컵이 보입니다. 두 영화 모두 말이죠. 이건 우연히 들어간 장면이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속편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철저하게 계산된 장면입니다. 그리고, [T2]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님이 등장하는 장면 역시 [T1]의 장면을 업그레이드한 장면입니다. 땅이 좀 파였다는 것을 제외하면 [T1]의 느낌이 고급스러워졌을 뿐입니다. 특히, 트럭 옆이 동그랗게 잘린 장면은 정말 멋있습니다.
[T3]에서는 유리통에, 악마의 별(오각형별 주변에 동그라미)까지, 쓸데 없는 비주얼에만 신경을 썼죠.
2. 개가 터미네이터를 보고 짖음
[T1]에서 카일 리스의 얘기에서도 나오지만, 개는 터미네이터를 알아보고 짖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T1]과 [T2]에 모두 등장합니다.
파괴자와 구원자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보면 연계성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파괴자는 권총을 사용하고, 구원자는 샷건을 사용합니다. (구원자의 첫 무기가 더 강한 것은 초반에 누가 누구인지 약간 헷갈리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양쪽 모두 파괴자의 첫발은 구원자의 샷건때문에 빗나갑니다. 샷건을 여러발 맞은 파괴자는 쓰러지는 듯 보이지만, 즉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일어납니다.
4. 목표물 대신 죽는 희생자
3번 장면에 이어서 목표물 바로 뒤에서 대신 죽는 목표물과 같은 성별의 피해자가 있습니다. 특히, [T2]에서는 굳이 등장할 필요가 없는 피해자인데, 들어있는 이유는 역시 의도적으로 연계성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우리나라 VHS에서는 이 장면이 삭제되어 있습니다)
5. 주지사님 등으로 유리창 깸 / Come with me if you want to live
I'll be back만이 [T1]/[T2]에서 계속 등장하는 대사가 아닙니다. I'll be back은 영화 광고 덕분에 더 유명한 대사이기는 하지만, Come with me if you want to live가 [T2]에서 처음으로 차용된 [T1]의 대사입니다. 물론, 등으로 떨어져서 유리창을 깨는 장면도 그대로입니다. 카메론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 좌우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왼쪽으로 등을 대고 깬다는 점도 그대로입니다. 참고로, [T2]에서 T-1000은 주지사님을 집어던진 다음에 자기랑 비슷한 조각품을 째려봅니다.
6. 차 유리 파손
터미네이터가 차에 매달려서 표적을 죽이려고 뒷유리를 손으로 깨는 장면입니다. [T1]에서는 차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후진하고, 터미네이터가 오른손으로 앞유리를 깹니다. [T2]에서는 차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달리고, 터미네이터가 오른손으로 뒷유리를 깹니다. (카메론 감독은 좌우 방향에 엄청나게 민감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재미있습니다)
7. 머리 부딪쳐 기절하는 경찰
주지사 님의 한 방으로 머리를 부딪쳐 기절하는 경찰이 있습니다. ([T1]에서는 죽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8. 경찰차 타고 등장
[T1]에서 경찰차를 뺏아탄 터미네이터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T2]에서는 아예 이 장면을 업그레이드해서 경찰 제복을 입고(?) 나옵니다.
[T1]에서 심리학 전문가로 등장해서 카일 리스를 조사하던 실버만 박사는 이 비디오를 통해 자기의 캐리어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즉,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좋아합니다.
결국, 그는 [T2]에서는 성공한 모습으로 나옵니다. 정신병원의 원장으로 나오고, 뒤에는 그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줄줄 따라옵니다. 물론, 카일 리스와 동일한 증상(일반 과대망상증 환자와 다르게 앞뒤가 딱 맞는 내용을 똑같이 주장하는 정신병)을 보이는 사라 코너도 자기 병원 소속(?)입니다.
무시무시한 화면 덕분에 5번의 Come with me if you want to live에 비해 Get out!은 많이 알려진 대사입니다. [T1]에서는 무시무시한 기계 괴물이 꺼지라(Get out!)고 하고, [T2]에서는 느믈느믈한 액체 괴물이 꺼지라(Get out!)고 합니다.
이 장면은 대사 외에도 왼쪽, 오른쪽의 방향성 역시 눈여겨볼만 합니다. [T1]에서는 T-800이 왼쪽 문으로 들어오고 운전사는 오른쪽 문으로 나갑니다. [T2]에서는 T-1000이 왼쪽 창을 깨고 들어오고 조종사가 오른쪽 문으로 뛰어내립니다.
[T1]에서는 관객들을 뒤집어지게 만들었던 장면입니다. 이 무렵에는 우리나라 극장이 좌석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open seat이라고 합니다) 그 때는 영화 끝나고 일찍 나가지 않으면 인파에 밀려 빨리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면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기 위해서 이 장면에서 많이들 나갔습니다. 음악도 끝나는 음악이고, 터미네이터가 타죽는 장면도 근접 샷으로 오래 보여줬으니까요…
하지만, 터미네이터의 공포는 여기서 다시 시작하죠. 극장에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사람들 많았습니다. 결국, 영화는 마지막 5분이 중요하다는 유행어 아닌 유행어를 만드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T2]에서는 트럭이 터지는 장면을 상당히 초반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T-800은 앤도 스켈리톤(기계골격)만 남아서 쫓아왔던 것에 비해, T-1000은 다림질 하나 구겨지지 않은 칼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업그레이드란 무엇인가를 보여줬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T2]에선 허리를 공격당하는 장면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장면과 [T1]의 장면을 비교해보면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T-800은 허리를 잘 공격하면 약해질 수도 있지만, T-1000은 소용없다는 거… 그런 특성을 보이기 위해서 집어넣은 장면입니다.
사라코너는 [T1]과 [T2] 모두 터미네이터와 싸우면서 다리를 심하게 다칩니다. [T1]에서는 왼쪽 다리에 관통상을, [T2]에서는 오른쪽 다리에 총상을 입습니다.
14. [T1]에서 남은 부속 덕분에 터미네이터 개발이 앞당겨짐
[Terminator]
[Terminator 2]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재치를 보여주는 구성 중 하나입니다. [T1]에서 터미네이터를 완전히 파괴해서 터미네이터가 부활할 여지가 없을 것처럼 만들었지만, 남은 부속(한 쪽 팔과 머리 속에 남아있는 CPU)을 가지고 연구해서 개발이 더 빨라지고, 이로 인해 T-1000같은 고급형 제품이 나오게 되었다는 설정은 그의 아이디어와 재치를 보여줍니다.
그는 1986년에 [Alien]의 설정을 기반으로 [Aliens](에어리언 2편)을 촬영하면서 다시 한 번 이 재치를 보여줍니다. [Alien]을 보면 도저히 속편이 나올 수 없을 것 같이 끝났거든요…
더불어, 이 면에서 [T3]의 갑갑한 점 중 하나는 [T2]에서 모든 공장을 파괴했는데, 어떻게 더 업그레이드된 터미네이터가 오게되었는가 하는 설명이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그냥 나노기술이 좀 뜨는 것 같으니까 나노기술을 활용한 터미네이터(T-X)가 등장한다는 아이디어는 도대체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습니다.
※ [T1]의 허리 폭파 씬에서 다리 한 쪽도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만, [T2]에서 이 다리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T1]-[T2] 간의 연계성과 이로 인해 속편이 확실하다는 강한 인상을 준 것이 [T2] 성공의 한 축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T3]가 실패한 이유가 설정 등등의 문제 외에도 관객들에게 [T2]의 속편인 [Terminator 3]라는 강한 인상을 전혀 심어주지 못했다는 점도 실패의 큰 요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