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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16일 월요일

[본 아이덴티티]에서 차용한 007 영화의 장면들

2002년 [본 아이덴티티]가 나왔을 때 관객들은 환호했습니다.
"저런 멋진 스파이 액션 영화가 있다니!!!"

그리고는 끊임없이 007영화와 비교해대기 시작했습니다.
"007은 저런 거 못해. 007보다 나아. 007보다... 007보다..."


그런데, [본 아이덴티티]의 화면을 유심히 뜯어보면 다른 스파이 영화들 특히, 007 영화에서 많은 장면을 차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1. 손을 터는 장면


옥상에서 내려온 본은 팔에 묻은 눈을 털어냅니다.
이 장면은 [뷰투어킬]에서 한방 친 뒤에 손을 터는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킵니다.

영감님... 뼈는 괜찮으시죠?



2. 빨간 차 타고 경찰차에게 쫓기는 주인공



본은 빨간차를 타고 경찰에게 쫓깁니다.
이 장면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에서 본드가 빨간차 레이싱을 펼치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3. 술먹으며 냄새맡는 주인공


제이슨 본이 마리의 동생네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맥주의 냄새를 맡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어쩐지 '독이 들었나?' 의심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이는 다 본드 탓입니다.
본드는 술을 주면 종종 냄새를 맡습니다.



4. 샷건 쏘는 주인공


본은 저격총을 가진 요원과의 생사를 건 대결에서 무려 샷건(!)을 사용합니다.
이 어색한 화면은 [뷰투어킬]에서 본드가 샷건을 사용하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게다가 두 장면 모두 샷건은 타인의 소유품입니다.

본이 살인을 안 하려 한다고 광고했지만, 정작 본드는 샷건으로 아무도 안 죽였다는 거...



5. 외눈 망원경


본이 계속 사용하는 외눈 망원경은 [골든아이]에서 사용된 것입니다.



6. 차에 추적장치 설치


본은 차에 추척장치를 설치해서 CIA 요원들의 아지트를 찾아냅니다.
이 장치는 [골드핑거]에서 사용된 호머를 연상시킵니다.



7. 나선계단


[본 아이덴티티]의 CIA 아지트 탈출 씬에서 본은 나선계단을 굉장히 빠르게 내려옵니다.
그런데, [옥토퍼시]에서 본드는 나선계단을 약간만 빠르게 내려옵니다.



007 영화 외의 다른 영화들에서 차용한 장면은 아래와 같습니다.


a. TGV: [미션 임파서블]


[본 아이덴티티] 초반부에 본이 이동할 때 뜬금없이 TGV를 타고 갑니다.
이 TGV는 이후 등장하지도 않을 뿐더러 별 의미도 없습니다.
하지만, 본은 굳이 자세를 돌려 TGV라는 글자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시키기 위한 장면입니다.



b. 방송에서 삿대질(?)하는 흑인: [프로페셔널]


본의 표적이었던 움보시는 방송안경 쓰고 나와서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러댑니다.
이 장면은 장 폴 벨몽도가 주연한 [프로페셔널]에서의 재판씬을 연상시킵니다.



덧. [본 슈프리머시]에서 마리의 피살장면: [여왕폐하의 007]


[본 슈프리머시]에서 마리는 본과 함께 가던 중 머리에 총을 맞고 피살됩니다.
이 장면은 (너무나 유명한) [여왕폐하의 007]에서의 트레이시 본드의 피살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본 슈프리머시]에는 다른 영화들에서 차용한 장면은 딱 이 한 장면 뿐입니다.
덕 리만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폴 그린그래스는 일단은 이 한 장면으로 참지만, 차기작인 [본 얼티메이텀]에선 다시 대규모로 007 영화의 장면을 차용합니다.



2008년 1월 4일 금요일

Bourne Ultimatum에서 차용한 007 영화의 장면들

※ 이 글은 Bourne Ultimatum을 폄하하기 위해 적은 글이 절대로 아닙니다. 혹시나 오해는 말아주시길…

제이슨 본 시리즈 : 네 시작은 오마주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에서도 적었듯이, 제이슨 본 시리즈는 처음 소설에서부터 James Bond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원작자인 로버트 러들럼이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그러다가, 영화 시리즈의 마지막편인 Bourne Ultimatum에 와서는 의도적으로 007 영화의 액션 장면을 재해석한 화면이 여럿 등장합니다. 글의 제목에는 차용이라고 했지만, 사실, 재해석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으로 봅니다. 차용이라고 하면 어쩐지 SMAP 2006 Pop-up 오프닝 베끼듯이 표절했다는 느낌이 더 드니까요.

제가 발견한 장면은 총 다섯 장면입니다. 다른 장면에서도 왠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시면 주저말고 답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007 영화 전 편을 다 DVD로(그것도 Ultimate Edition으로!) 소장하고 있으니 확인해보겠습니다. (거저 먹으려는 의도 아니냐?)

Bourne Ultimatum의 시간 순서에 따라 장면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모든 장면은 왼쪽에는 Bourne Ultimatum(이하 B.U.) 오른쪽은 007 영화를 배치하겠습니다.



1. Simon Ross 기자를 추적하는 요원을 쓰러뜨리는 장면

이 장면은 Daniel Craig가 007역을 맡은 (제가 From Russia With Love에 이어 두번째로 좋아하는 영화인) Casino Royale에서 Alex Dimitrios를 죽이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커다란 싸움 없이 간단하게 무언가로 한 칼에 쓰러뜨리는 구성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양쪽 모두 당하는 사람은 당하는 순간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모르는 표정입니다. 깨어보니 저승…


2. 모로코 탕헤르에서의 옥상추격 씬

이 장면은 분명히 The Living Daylights의 탕헤르에서의 도주장면에서 힌트를 얻은 장면입니다.
공간적 배경도 똑같이 탕헤르이며, TLD에서 빨래와의 사투(?)를 벌이던 장면도 빨래를 활용하는 것으로 묘사되었고, TLD에서 TV 안테나를 이용해서 탈출하는 장면은 TV 안테나가 본의 얼굴을 제대로 가리는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의도적이지 않다면 한낱 TV 안테나-그것도 야기 안테나-따위가 본의 얼굴을 저렇게 가릴 리가 없습니다)

모로코 탕헤르의 옥상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장면. 저 빨래들이 그저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3. 소형 망원경(monocular)으로 CIA 내부를 관찰하는 장면

Goldeneye에서 James Bond가 Xenia Zirgavna Onatopp를 관찰하는 장면과 대단히 유사합니다.
소형 망원경이지만, 디지털 정보 같은 것이 표시되는 것도 비슷합니다.
(Goldeneye의 망원경 화면이 다소 촌스러운 것은 이 영화가 12년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캡쳐 화면에서는 빠졌지만, 어떤 대상에 적힌 글자를 읽는 장면도 유사하게 나옵니다. (B.U.에서는 CIA의 비밀 문서, Goldeneye에서는 보트 이름)
그리고, B.U.에서는 Goldeneye에서의 '옥의 티'를 제거했습니다.

허허, 천하의 James Bond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혼동하다니요… 깜빡하셨나 봅니다


4. 옥상에서 바닥으로 차가 떨어지는 장면

Tomorrow Never Dies의 자동차 추격 씬 마지막 부분과 비슷합니다.
B.U.에서는 후진하며 떨어지고, TND에서는 전진하며 떨어진다는 차이도 있고, TND에서는 James Bond가 원격으로 차를 조종하여 차에 타고 있지 않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B.U.는 Audi, TND는 BMW를 옥상에서 떨어뜨립니다. 세상에나… 버릴 곳 주소를 알려드리죠. 포항시 x구…


5. 경찰차를 훔쳐타고 도주하는 장면

Sir. Roger Moore의 마지막 007 영화인 A View To A Kill에서 택시를 뺏아타고 Mayday를 쫓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경찰차와 택시라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파란색 공용 차를 뺏아(훔쳐) 타는 점도 비슷하고, 지나가는 차가 뒷범퍼 왼쪽을 충격하는 점도 같습니다.

AVTAK의 얼굴은 스턴트맨 Remy Julienne 인데, Sir. Sean Connery와 동갑이십니다. (Roger Moore+3살)



원래 Bourne 시리즈를 무지하게 좋아하지만, 이 글 쓴다고 2번 더 봤더니, 한동안 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안해요, Matt Damon…)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다른 느낌이 나게 배치하는 것 역시 이 영화의 구성이 정말 정말 잘 되어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Adios, Jason Bourne. 이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편하게 쉬시길…